‘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11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4일 막을 내렸다.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Next Mobility, A Celebration)’를 주제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이 행사에 평일엔 약 3만 명, 주말엔 5만~9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 14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4일까지 11일간의 누적 관람객은 총 48만6156명으로 2018년도 부산국제모터쇼 62만1004명 대비 80%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완성차 업체의 참가 규모 축소, 코로나19와 장마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부산국제모터쇼의 존재 이유를 증명한 것이다. 더불어, 관람객들 체류시간이 길어 참가업체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는 한 단계 넘어, 한 수 위의 모빌리티를 보여주는 첨단 기술과 제품의 축제였다. 관람객들은 모빌리티와 일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직접 경험하고 상상하면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는 6개의 완성차 브랜드(현대, 기아, 제네시스, BMW, MINI, 롤스로이스)를 포함해 총 31개 사가 참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6’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기아는 2019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셀토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셀토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초 공개의 순간은 계속됐다. 기아는 첨단 사양으로 꾸민 ‘콘셉트 EV9’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고, 제네시스는 ‘X(엑스) 스피디움 쿠페’를 국내 최초로 공개해 시선을 장악했다.
BMW는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으며, MINI는 ‘JCW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전기차인 ‘일렉트릭 페이스세터’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관람객들의 마음을 빼앗은 건 자동차만이 아니었다. BMW 모토라드는 M 브랜드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M 1000 PR 50 Years M’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 이륜차 전문 브랜드 디앤에이모터스는 내년 출시를 앞둔 전기 이륜차 ‘ED-1’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 축제는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란 주제에 걸맞게 그 대상을 자동차를 넘어 전동휠, 전동 킥보드, 전동 스케이트보드, 전기 이륜차, 전기 자전거, 도심 항공교통 등 다채로운 이동 수단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2022 부산국제모터쇼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동시에, 앞으로 모터쇼가 지향하는 바를 명쾌하게 보여줬단 평가를 받고 있다.
축제 현장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이 또 있었다. 자동차 사이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축구 레전드 박지성.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는 탄소중립 월드컵을 위해 진행하는 ‘세기의 골’ 캠페인 국내 홍보대사로 박지성을 선정했다. 박지성은 홍보대사로 현장에 깜짝 등장해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기쁨을 선물했다.
완성차 업체의 참가 규모 축소에서 시작된 고민과 노력은 2022 부산국제모터쇼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규모가 줄어든 대신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고, 평면적인 전시 관람보다 입체적인 체험으로 축제를 채웠다. 그 변화가 제대로 통했다는 것을, 관람객들은 49만 명의 발길로 입증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는, 모터쇼는 자동차에 관심 있는 마니아나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을 거란 편견을 깼다. 이번 축제의 주 관람객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찾아온 이들이었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직접 운전을 하고, 체험하며 미래를 즐기고 추억을 담았다.
축제장 곳곳에서 이뤄진 신차 시승과 주행도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전기 이륜차부터 오프로드 차량, 짐카나 체험, 극소형 전기차 시승에 이르기까지, 평소에 접해보기 힘든 체험을 통해 짜릿한 경험을 했다.
‘e-스포츠 체험관’에서는 직접 레이스를 펼치듯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는 자동차 레이스에 참여했고, 놀이기구처럼 생긴 ‘UAM(도심 항공교통) 탑승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를 통해 하늘을 나는 택시에도 탑승했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도 곳곳에 펼쳐졌다. 전시장에는 각 업체가 개성을 담아 놀이터, 키즈 카페, 사진관, 게임방에 들어선 듯 부스를 꾸몄고, 현장을 찾은 가족들은 자동차 이상의 추억을 싣고서 돌아갈 수 있었다.
관람객과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축제는 전시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벡스코 야외광장에는 수제 맥주와 푸드 트럭 음식으로 더위를 식히는 비어페스타를 마련했고, 저녁에는 거리공연을 통해 한여름 밤의 매력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자동차를 넘어 체험, 가족, 맛집, 공연을 묶어낸 축제는, 하루 최대 관람객 9만9003명(7월 24일)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11일간의 부산국제모터쇼는 막을 내렸지만, 축제의 영향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터쇼 기간 중 3일간(7월 20일~22일) 72개 사 135개 부스 규모로 열린 오토매뉴팩(자동차 소재부품과 장비 용품 서비스전) 행사에는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뿐 아니라 조선 기자재와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부산 경남 지역 등에서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다. 오토매뉴팩은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는 장이자, 동시에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장이었다.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는 독일과 미국, 동아시아, 아프리카 등 25개국 110개 사의 바이어(온라인 85개사, 오프라인 25개사)가 참가 등록했고, 그 결과가 실질적인 계약 성사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산국제모터쇼가 해외 판로 개척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어떤 효과를 몰고 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 중요한 건 계약 체결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한국의 모빌리티 경쟁력을 보여준 것뿐 아니라, 부산에 오면 기초단계부터 완성형 모듈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쉽게,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벡스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주관하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축제다. 코로나19로 인한 4년 만의 개최와 참가 규모 축소 등 큰 우려 속에서도 49만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낸 만큼, 부산국제모터쇼가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돼 돌아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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