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소난민’ 공통적인 정서가 시각적으로 표현될 때의 몰입감 (제26회 한예종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

발행일자 | 2024.02.19 14:12

김재우 감독의 <산소난민(Oxygen Refugee)>은 제26회 한예종 영화과 졸업영화제(Karts 26th Graduation Film Festival) 상영작이다. 이번 영화제는 2024년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진행된다.

감독은 난민과 결핍을 표현하기 위해 대사를 자제하고 영화 속 시각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무한대의 자원이 누군가에게는 박탈된 극히 한정된 자원이 됐을 때의 숨 막힘을. 관객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견뎌야 할 수도 있다.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누구에게나 주어진 vs. 누군가에는 박탈된

<산소난민>은 현재 가장 일상적인 혜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영화이다. 일상에서 무한대의 자원으로 여겨지는 산소를, 감독은 영화 속에서 아주 제한된 자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세상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관객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한 번이라고 해봤던 사람이라면 영화 속 상황이 가능한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산소난민>은 산소의 결핍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난민의 모습을 영화 내내 보여준다. 그런데 그 결핍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아주 짧은 시간만 제공이 멈춰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에, 집중할수록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영화이다.

관객이 영화 속 어두운 장면 안에 몰입하다보면 숨이 점점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그랬다면, 영화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가치를 더 크게 느낄 수도 있다.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주인공이 언제 말을 하게 될지 궁금해 하며 집중하게 되는 이야기

<산소난민>은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형(박창욱 분), 동생(김재원 분), 동료헬퍼(김선호 분), 나체난민(심효민 분), 생존난민(채창도 분) 모두 대사가 없이 몸으로만 표현한다.

김재우 감독은 공통적인 정서를 뽑아 일관성과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탁월하다. 전쟁, 기후, 산소를 통해 난민의 정서를 저변에 깔고, 산소와 대사를 통해 결핍을 부각했다.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감독은 어쩌면 산소가 없는 삶이 대화가 없는 삶과 일맥상통한다고 가정했을 수도 있고, 숨 쉬기도 어려운데 말을 하는 게 뭐 그리 대수냐는 자조적인 일침을 영상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대사가 없는 영화라고 하면 어쩌면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산소난민>을 직접 관람하면, 배우와 스태프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 작품의 배우와 스태프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산소난민’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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