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왕봉’ 원칙으로 정해놓은 규칙과 실질적인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제26회 한예종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

발행일자 | 2024.02.19 14:19

김재우 감독의 <천왕봉(CheonWangBong Peak)>은 제26회 한예종 영화과 졸업영화제(Karts 26th Graduation Film Festival) 영상원 추천작이다. 이번 영화제는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2024년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진다.

감독 본인(김재우 분)과 그의 실제 아버지(김성호 분)가 직접 출연한 영화로, 영화 속 상황이 설정인지 현실인지 궁금해 하며 보게 되는 작품이다.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아버지를 공감하게 됐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영화 ‘천왕봉’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천왕봉’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자연 속에서 끌고 가는, 대리 만족의 부자 관계

성인이 된 이래로 아버지와 단 둘이 여행 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힘들어 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천왕봉>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판타지로 비춰질 수도 있다.

영화 속 아버지와 아들은 아주 친근한 부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적대적인 부자도 아니다. 어느 정도 불편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 가깝기도 한 부자관계이다. 그렇기에 함께 산에 오르기로 했지만,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신경 쓰이는 게 늘어가기만 한다.

영화 ‘천왕봉’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천왕봉’ 스틸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천왕봉>에는 예능 프로그램 속 유명인인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아버지와 아들이 출연한다. 작품은 두 남자의 감정을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힘들고 불편하게 끌고 가지는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담고 있기에, 관객은 대리 만족을 할 때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 뭐가 가장 중요한 걸까?

등산객(박형남 분)이 잠깐 등장하기는 하지만, <천왕봉>은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에 집중된 이야기이다. 원칙으로 정해놓은 규칙과 실질적인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부자는 각자의 소소하지만 중요한 선택을 한다.

영화 ‘천왕봉’ 메이킹 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 ‘천왕봉’ 메이킹 사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에서 아버지는 “니만 힘드나! 나도 참고 있는 기야! 알아!!!!????”라고 아들에게 역정을 내기도 한다. 아들의 입장에서 감정이입한 관객에게는 상대의 마음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반전 유발 멘트이면서, 아버지의 입장으로 감정이입한 관객에게는 카타르시스를 해소하게 해준다는 점이 주목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감정선에 한참 몰입해 있는 상황에서, <천왕봉>은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지기도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급격히 궁금해진다. 영상원이 추천작으로 선정한 이유에는, 이런 작은 위트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길게 남는 여운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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