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5008의 매력은 무엇일까?

발행일자 | 2024.05.14 15:56
[시승기] 푸조 5008의 매력은 무엇일까?

푸조의 7인승 SUV 5008은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이어서 2017년 서울 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면서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유럽에서는 2008, 3008 SUV와 함께 푸조가 2018년에 유럽 SUV 판매 1위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데뷔한 5008이 벌써 한국 데뷔 7년째를 맞았다. 요즘 신차 수명이 4~5년인 걸 고려하면 꽤 롱런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21년에는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는데, 기본적인 구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차체 길이는 4650㎜, 너비 1845㎜, 높이 1650㎜, 휠베이스 2840㎜다. 비슷한 급의 현대자동차 싼타페 7인승은 길이 4830㎜, 너비 1900㎜, 높이 1730㎜, 휠베이스 2815㎜로, 휠베이스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싼타페가 더 크다. 반대로 말하면 5008은 차체 크기에 비해 넓은 휠베이스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시승기] 푸조 5008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이-콕핏(i-Cockpit) 인테리어의 기능성과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유지했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더블 플랫 스티어링 휠은 마치 자동차 게임을 하는 느낌을 주고,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시인성도 좋다. 다만 8인치 터치스크린은 아쉽다. 파노라마 스크린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추세와 맞지 않을뿐더러, 푸조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5008에는 10인치 터치스크린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푸조 관계자는 “인증 문제로 국내 판매 모델에는 장착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하는데, 푸조 한국 홈페이지에는 10인치 사양의 사진이 표기돼 있다.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실제 판매하는 모델의 사진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실내는 미니밴 같은 느낌이다. 푸조의 SUV와 미니밴은 2열에 3개의 좌석을 갖춘 차들이 많다. 각각의 좌석을 개별적으로 슬라이딩하거나 리클라이닝 할 수 있으므로 성인 세 명이 타도 훨씬 더 편안하다. 게다가 1열 좌석 뒤에 접이식 테이블이 마련돼 차에서 음식을 먹기에도 좋다. 다만 시트를 삼분해서 디자인한 것이라 덩치가 큰 성인이라면 약간 불편할 수도 있겠다.

3열 좌석은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을 태우기에 적합하지만, 완전히 접어서 짐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기본 적재공간은 237ℓ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952ℓ, 3열 시트를 탈거하고 2열 시트까지 접으면 2150ℓ 크기의 적재공간이 나오므로 골프 가방이나 레저용품을 수납하기에 아주 좋다.

[시승기] 푸조 5008의 매력은 무엇일까?

파워트레인은 1.2 가솔린과 1.5 디젤, 2.0 디젤 등 세 가지인데, 현재는 가솔린만 수입된다. 5008 가솔린 모델은 2022년 3월에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푸조 측에 따르면 디젤 모델은 현재 남은 재고만 팔고, 신규로 수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나오지만,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분위기임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 최고출력은 1.2 가솔린과 1.5 디젤이 동일하게 131마력이고 2.0 디젤은 177마력이다.

직렬 3기통 1.2 가솔린 모델은 배기량이 적어 힘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저회전부터 23.5㎏·m의 토크를 뿜어내며 박진감을 보여준다. 성인 혼자 탄 상태로 컴포트 모드에서도 힘이 부족하진 않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더욱 활기찬 모습이다.

과거 푸조의 모델들은 변속기에 문제가 많았다. MCP라고 불리는 자동화 수동변속기는 울컥거리는 특유의 느낌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그러나 최근 선보이는 모델들은 이 변속기 대신 EAT8 8단 자동변속기(Efficient Automatic Transmission)로 대체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급가속을 시도할 때 반응성이 아주 좋아졌다. 게다가 시프트 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업/다운 시프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이 더욱 재밌다. 정원을 전부 채운다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시승기] 푸조 5008의 매력은 무엇일까?

타이어는 알뤼르가 225/55 R18, GT가 225/55 R19 사이즈다. 휠은 18인치가 디트로이트, 19인치가 샌프란시스코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트위스트 빔 타입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편. 큰 요철을 만나면 프랑스 차 특유의 통통거림이 느껴지긴 하는데,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가격은 알뤼르가 4600만원, GT가 4900만원으로, 수입 7인승 SUV로는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3008보다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 이라면 5008이 제격이고, 운전자를 포함해서 한두 명이 주로 탄다면 3008을 고르는 것도 괜찮다.

푸조는 올가을 순수 전기차인 뉴 E-5008의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1회 충전으로 660㎞(WLTP 기준)를 달릴 수 있는 이 차는 파노라믹 아이 콕핏으로 단장해 더욱 세련된 느낌을 주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된다. 뉴 E-5008이 성공적으로 배턴 터치를 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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