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타이어, 슈퍼레이스에서 한계 드러내…넥센타이어에 6전 전패

발행일자 | 2024.08.30 10:55
미쉐린 타이어 장착 경주차
<미쉐린 타이어 장착 경주차>

올해부터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에 스폰서로 참가 중인 미쉐린 타이어가 슈퍼 6000 클래스에서 넥센타이어에 연전연패(連戰連敗) 중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미쉐린은 글로벌 1위 타이어 제조사로, 모터스포츠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 브랜드다. 현재 르망 24시(24h LE MANS), 모토GP(MotoGP™), 모토E(MotoE), 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FIA WEC),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다년간 포뮬러원(Formula1)과 포뮬러E(FormulaE), 일본 슈퍼 GT 등 세계 유수의 레이싱 대회에서도 타이어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국내 최상위 클래스 슈퍼 6000은 다양한 타이어 브랜드들이 참가해 최상의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다. 각 팀에게 한 시즌 동안 사용할 타이어 선택권을 부여하며, 이들의 성적에 따라 타이어 제조사의 챔피언십 순위도 매겨진다. 따라서 미쉐린의 합류로 팀 성적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미쉐린코리아 제롬 뱅송(Jerome Vincon) 대표도 “슈퍼레이스에서 미쉐린 레이싱 타이어의 뛰어난 성능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미쉐린 타이어가 한국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열정과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를 선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며, “슈퍼레이스 현장에서 소비자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쉐린을 장착한 팀들은 넥센타이어 장착 팀들에게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6라운드까지 진행된 올해 슈퍼 6000 클래스 타이어 챔피언십 누적 포인트는 넥센타이어 481점, 미쉐린 208점으로, 두 팀의 포인트 차이는 무려 273점이다. 현재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슈퍼 6000 클래스 팀은 브렌뉴레이싱, 준피티드 레이싱 등이다.

미쉐린 타이어, 슈퍼레이스에서 한계 드러내…넥센타이어에 6전 전패

라운드별 포인트를 보면, 특성이 뚜렷하다. 미쉐린의 포인트는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55, 17, 59, 47점으로, 라운드마다 넥센타이어를 비교적 근소하게 추격했다. 그러나 5라운드에서 넥센이 92점을 쌓을 때 미쉐린은 13점에 그쳤고, 6라운드에서 넥센은 88점, 미쉐린은 17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미쉐린을 장착한 경주차를 모는 레이싱 드라이버 A 씨는 “스피드를 올리려니 내구성이 부족하고, 내구성을 위주로 달리면 스피드에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넥센은 각 경기장과 날씨에 따라 다른 컴파운드를 쓰지만, 미쉐린은 해외에서 사용하던 타이어를 그대로 가져온데다, 한국 서킷에 맞게 보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더욱 열세를 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에도 반전을 이루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A 씨는 “그럴 것 같다”라면서 “타이어 선택은 팀 대표가 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모터스포츠 분야를 30년 가까이 취재해온 B 편집장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주름 잡던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넥센타이어가 추격자로서 큰 노력을 해왔다”라면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다만 내년부터는 연습, 예선, 결승 경기에서 타이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결승 주행거리가 기존 약 100㎞에서 150㎞ 이상으로 늘어나 내구성 중심의 타이어가 강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CJ 슈퍼레이스는 그동안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왔으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라이벌전 또한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이후 2023년부터 한국타이어가 불참했고, 금호타이어는 올해부터 알핀 원메이크 레이스와 현대 N 페스티벌, 인제 내구레이스 등에 집중하면서 슈퍼 6000 클래스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넥센타이어와 미쉐린이 또 다른 명승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상황은 넥센의 독주로 싱겁게 흘러가고 있다. 또한 올해 슈퍼레이스는 경기마다 수많은 관중이 몰리면서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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