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원, 2009시즌 정리

발행일자 | 2009.11.05 15:48

2009 다이내믹 F1, 역사상 최대 격전장 2010 시즌의 전주곡

▲ 2009 F1 최종전 아부다비 GP (파나소닉 토요타 제공사진)
<▲ 2009 F1 최종전 아부다비 GP (파나소닉 토요타 제공사진)>

2009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이 지난 주말 시즌 17라운드 아부다비 그랑프리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6년을 끝으로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은퇴한 이후, 포뮬러원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이 시즌 종국까지도 끝나지 않던 2009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올 한해 F1은 어떤 스타를 낳고 어떤 이변이 있었는지 되돌아 본다.

◆ 2009 시즌 분석


젠슨 버튼, 세바스찬 베텔, 루벤스 바리첼로, 마크 웨버, 루이스 해밀턴 그리고 키미 라이코넨까지. 올 시즌은 총 6명의 드라이버들이 순서를 바꿔가며 우승컵을 거머쥐는 예측불허의 싸움이 이어졌다.

이는 7명의 우승 드라이버 배출한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다수의 드라이버들이 그랑프리를 제패하는 양상이 이어진 것이다. 지난 2007년의 경우는 단 4명의 드라이버만이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페라리와 맥라렌, 르노 등 최근의 챔피언팀들이 우승을 할 당시의 F1은 몇몇 강팀의 경쟁 구도였다. 우승자는 점치기 어려웠지만 1~2개 팀 안에서 승리를 가져갈 갓이란 예측이 가능했으며 실제 결과도 거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팬들의 예측을 벗어난 브라운GP의 초반 독주에 이어, 레드불 레이싱, 토요타 등 중하위권 팀이 기존의 강호들을 밀어내고 새롭게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들 팀은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머신과 노련한 드라이버들의 활약으로 급부상했다. 반면 언제나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강팀들은 올해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며 추락했다.

◆ 2009 F1 뜨는 별

신구를 대표하는 드라이버들이 시즌 초반부터 2009 F1에 이변을 몰고 왔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주인공은 단연 젠슨 버튼. 개막전 호주GP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승을 거두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후 이어진 일곱 경기에서 무려 6승이라는 시즌 초반 다승 타이 기록(1994, 2004년 미하엘 슈마허 기록 보유)을 세우며 브라운GP를 F1의 역사에 화려하게 등장시킨 장본인이 바로 버튼이다.

브라운GP의 전신인 혼다는 사실상 2009 시즌 직전까지 팀 인수가 결정되지 않아 올 시즌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게 점쳐졌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팀 간판으로 내건 로스 브라운 대표는 올해 바뀐 규정을 철저히 공략하는 예지력으로 페라리, 맥라렌 등 강호들을 중위권으로 끌어 내릴만한 최고의 경주차를 만들어 냈다.

브라운GP의 머신은 2009 시즌에만 모두 8차례의 우승을 일구며 그 가운데 4차례는 1, 2위를 한 팀이 독식하는 원투피니시로 장식했다.

90년대 베네통(현 르노), 2000년대 페라리에 이어 새로운 10년을 여는 문 앞인 2009년 또 하나의 최강팀 브라운GP를 만들어 내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F1 명장의 모습을 재확인했다. 올 시즌 컨스트럭터즈 우승은 그가 참여한 팀의 8번째 우승이다.

브라운GP가 상반기를 휩쓸었다면 레드불 레이싱은 후반기에 들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레드불 레이싱의 듀오 세바스찬 베텔과 마크 웨버의 합작으로 6승을 이끌어 냈으며 그 중 4차례의 원투피니시를 선보이며 브라운GP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머신의 스피드를 알 수 있는 각종 예선과 본선 최고속도랩 기록에서 브라운GP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 F1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올 시즌 브라운GP와 레드불 레이싱의 약진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 시즌까지 두 팀 모두 중하위권 팀이었다는 점이다. 이들 팀은 F1 전략의 달인이라는 로스 브라운, 최고의 경주차 디자이너로 불리는 에드리안 뉴이 등 간판 엔지니어들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삼아 F1의 강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슬릭 타이어의 부활과 공기역학 규정의 변경 등 달라진 경주차 규정에 발빠르게 적응했다는 점도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가 되었다.

◆ 2009 F1 지는 별

지난해 드라이버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은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단 2승을 거둔 채 6위로 시즌을 마감한 그는 17차례의 그랑프리에서 단 8차례만 득점했다.

2009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인 페라리의 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172포인트를 거둬들이며 챔피언 팀인 페라리의 올해 득점은 단 70포인트. 우승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결국 페라리는 2000년 이후 최악의 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3위 팀이던 BMW 자우버 역시 2009득점 135포인트의 4배가 줄어든 36포인트에 머물며 중하위권으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시즌을 보냈다. 특히 BMW 자우버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F1에서 철수하는 팀으로 못내 아쉬운 고별전이 되었다.

◆ 2009 F1, 웰컴 & 굿바이

2009년은 시즌 도중에 드라이버가 퇴출되고 새 드라이버가 영입되는 등 이변도 많았다. 올해를 끝으로 F1무대에서 사라진 드라이버로는 르노에서 중도 탈락한 넬슨 피케 주니어, 토로로소를 떠난 세바스찬 부르데, 토요타의 시트를 비운 티모 글록 등이 있다.

페라리의 에이스 펠리페 마사는 레이스 도중 앞차에서 튀어 나온 파편을 머리에 맞는 사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대신 로마인 그로장(르노), 제이미 알쿼수아리(토로로소), 카무이 고바야시(토요타) 등이 빈자리를 메우며 행운의 F1 데뷔를 일궈냈다.

많은 팀들이 신인들의 깜작 우승으로 전환기를 노렸지만 눈에 띄는 활약상은 보여주지도 못했다. 2007년 해밀턴과 2008년 주전 자리를 확고히 다진 베텔의 경우처럼 최근 몇 년간 F1을 흥분시킨 영파워의 부재가 자못 아쉬운 시즌이었다.

개최지로서는 시즌 최종전의 무대간 된 아부다비가 올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데뷔한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사상 첫 야간 레이스를 시도 했다면 아부다비는 오후 5시에 레이스에 돌입, 야간에 경기가 종료되는 이색 석양 레이스의 문화를 만들어 내 F1 캘린더를 더욱 다채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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