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경쟁력 갖춘 기아 스포티지 R 시승기

발행일자 | 2010.04.01 08:41

살짝 아쉬웠던 투싼 ix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스포티지 R에 대한 기대감은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을정도로 매력적인 스타일 만큼이나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스포티지 R을 생산하는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을 방문해서 스포티지 R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스포티지 R도 직접 시승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글, 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팀장 / 기자 트위터 )

탁월한 경쟁력 갖춘 기아 스포티지 R 시승기

광주 공장의 넓은주차장에는 스포티지 R 20대가 두 줄로 나란히 도열한 채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선을 자극하는 강렬한 테크노 오렌지와 일렉트로닉 옐로우 색상을 비롯한 다양한 색상의 차량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눈은 모처럼 호사를 즐겼고, 머릿속은 어떤 색상이 가장 잘 어울리고, 예쁜지 재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필자는 테크노 오렌지 차량을 배정 받았다. 오예! 아무래도 테크노 오렌지 색상이 가장 화려하고 또 가장 멋져 보였다. 그런데 겨자색과 비슷한 일렉트로닉 옐로우도 은근 시선을 끌었다. 어차피 대박을 예견하고 있는 스포티지 R이니 이처럼 화려한 원색의 차량들이 도로에 많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다.

탁월한 경쟁력 갖춘 기아 스포티지 R 시승기

이미 여러 번 실물을 만났던 스포티지 R 이지만 시승에 앞서 다시 한 번 구석구석 디자인을 살폈다. 단정한 보닛 앞쪽으로 예리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등이 세련되게 자리하고 있다. 범퍼 윗부분을 비스듬히 오목처리한 것은 혼다 CR-V의 느낌이 묻어 난다. 하지만 이제 잘 자리잡아가고 있는 타이거 그릴 덕분에 기아차 만의 세련된 이미지 역시 잘 살려내고 있다. 앞 유리 윈드 실드 끝 부분에도 타이거 그릴과 같은 터치로 마감되어 있다. HID 헤드렘프에는 아래쪽에 띠 모양의 LED 라이트 가이드로 매력을 더하고 방향 지시등과 연동되는 코너링 램프도 갖추었다.

시승차들은 전부 글라스 루프가 적용되어 있어서 지붕이 까만색이었고, 블랙으로 마감한 독특하고 화려한 스타일의 18인치 휠도 모두 장착되어 있었다. 옆모습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라인에서 역동성이 묻어나고, 뒷도어가 C필러와 맞닫는 라인이 ‘ㄱ’자로 꺾여진 후 도어라인이 그대로 일직선을 그리는 모습도 상당히 개성 있다. 두터운 C필러는 차체 강성 향상에도 상당히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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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볼 때마다 영화 ‘아이언 맨’의 로봇 마스크가 떠오른다. 귀엽고 예쁘다. 특히 테크노 오렌지 컬러의 뒷 모습이 가장 맘에 든다. 동료 기자는 “이제 곧 개봉할 ‘아이언 맨2’와 공동 마케팅을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서는 방향 지시등이 떨어져 나가 범퍼 쪽으로 내려 앉았다. 뒤 따르는 승용차들이 볼 때는 방향 지시등, 혹은 비상등의 높이가 적당하겠지만 키큰 SUV나 트럭, 버스 등에서는 앞서가는 스포티지의 방향지시등이 너무 낮아서 잘 안보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있었다.

스포티지 R은 기존 스포티지 대비 길이와 너비가 커지고, 높이는낮아졌다. 형제차인 투싼 ix와 비교해도 길이와 너비가 각각 30, 35mm 더 크고, 높이는 20mm 낮다. 서 있는 자세에서 시각적으로도 더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실제보다 좀 더 작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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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투싼 ix보다 20mm 낮지만 최저 지상고는 오히려 20mm 더 높은데, 그럼에도 시트 포지션은 오히려 낮게 설정되어 있어 타고 내리기가 상당히 수월하다. 테크노 오렌지 차량의 실내 역시 오렌지 컬러가 많이 적용되었다. 도어 트림에 상당히 넓게 오렌지 색이 적용되었고, 가죽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스티치, 바닥 매트 가장 자리와 무늬도 오렌지 색이어서 화려함이 돋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히터 출구의 날개를 조작하는 손잡이에도 오렌지색 띠가 삽입되어 있다. 모 휴대폰에서 옆구리에 오렌지색 띠를 두르면서 주목을 받았던 것처럼 스포티지 R 역시 실내 곳곳에서 만나는 오렌지색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잡는 부분을 근육질로 처리해 잡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수동으로 틸팅만 되고 텔레스코픽은 지원하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투싼 ix의 경우텔레스코픽 기능이 없어도필자의 체격을 기준으로는 운전 자세가 자연스럽게나왔던 반면, 스포티지 R은 시트를 적당히 조절하고 나면 스티어링 휠이 좀 멀리 떨어지게 되어적당한운전자세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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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7인치 모니터에는 네비게이션과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마련되었다. 특히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무척 맘에 든다. 광범위한 코덱을 모두 적용하기 힘들어 일부 코덱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비록 자동차에 매립된 네비게이션이긴 하지만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지원 코덱 수를 늘려 가주길 바란다.

시트는 상당히 안락하면서 날개 부분이 강조되어 몸을 지지하는 능력도 우수하다. 운전석에는 동급 최초로 통풍 시트가 적용되었다. 더운 날 운전할 때는 정말 오아시스 같은 기능이다. 동반자석과 2열 시트에는 열선 히팅이 적용되었다. 2열 시트도 안락함이 돋보이는데, 등받이 각도 조절은 안 된다.한편 2열 시트에도 열선 히팅이 적용되었고원터치 폴딩도 상당히 편리하다. 스프링이 적용되어 있어 화물칸에서도 고리를 당겨만 주면 자동으로 폴딩이 된다. 화물칸은 바닥 패널 아래에 칸막이로 나누어진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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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 R에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투싼 ix와 동일한 R 2.0 엔진이 자동 6단 변속기와 함께 얹힌다. 싼타페 더 스타일과 쏘렌토 R에도 적용되는 구동계다. 엔진 최고출력은 184마력/4,000rpm이고 최대토크는 40kg.m/1,800~2,500rpm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상황에서 광주 공장을 출발해서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나 해안도로까지 왕복하는 구간을 달렸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던 엔진이라 엔진의 정숙성과 회전질감, 파워는 많이 익숙했다. 스포티지 R은 정차중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나 진동이 극히 적었다. 물론 주행 중에는 디젤 엔진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다. 4천 rpm을 살짝 넘나들 때까지의 회전 상승 질감이 상당히 매끄럽다. 엔진 사운드도 디젤 엔진 치고는 꽤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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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km/h 가속 시간이 얼마인지 밝히진 않았지만 투싼이 9.8초인 것과 비슷한 정도로 강력하게 달려 나간다. 다만 디젤 엔진 차답게 초기 출발 가속보다 중속에서의 재 가속이 더 경쾌한 느낌이다. 3단 2천 rpm 이하에서도 엑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넉넉한 토크로 차체를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꾸준하게 가속해서 5단 약 4천 rpm 부근에서 180km/h를 기록했다. 투싼 ix의 경우 200km/h도 가능했는데, 날씨 탓인지, 아직 길들이기가 안 돼서 그런지 그 이상 가속은 어려웠다.

탁월한 경쟁력 갖춘 기아 스포티지 R 시승기

지난 번 투싼 ix 시승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던 주행 감각 부분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우선 최저 지상고가 2cm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반 주행에서 스포티지 R이 좀더 단단한 주행 감각을 보였다. 중속 영역까지는 상당히 안정적인 느낌이다.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여전히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진폭 감응형 댐퍼의 장착으로 중속 이하의 속도에서는 적절히 충격을 걸러주면서 필요할 때 안정감을 살려 주고 있는데,전 속도 영역에서 매력적인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 적용되어 저속과 고속에서의 특성을 달리하면서 연비도 좋게 한다. 초기 도입 모델 일부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거부감은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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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 R에는 ‘액티브 에코’ 드라이브 시스템이적용되었다. 시스템을 켜면 운전자의 조작보다도 최적의 연비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으로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에어컨을 제어해 준다. 다시 말하면 급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밟는 만큼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조금 더 부드럽게 가속이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최대 6% 정도의 연료가 절약된다고 한다.

실제 시승에서 액티브 에코 시스템을 켜고 주행해 봤는데, 우려만큼의 큰 위화감 없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힘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과격한 주행을 조금 진정시키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실제 연비 개선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적극적인 사용을 권하고 싶다.

탁월한 경쟁력 갖춘 기아 스포티지 R 시승기

스포티지 R을 국산차, 수입차를 막론하고 동급의 경쟁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탁월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오랫동안 갈고 닦아 온 일부 수입모델에 비해서는 일정영역에서 아직 실력이 모자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가격과 편의 장비, 디자인, 성능, 모든 것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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