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발행일자 | 2010.04.19 01:08

아우디 다운사이징의 새 해법은 바로 수퍼차저이다. A6 3.0 TFSI는 그 첫 수혜자로, 새 3리터 수퍼차저 엔진으로 성능과 연비를 모두 잡았다. 이전의 4.2 자연흡기 보다 더 잘 나가고 연비도 좋으니 메이커나 소비자 모두 이득이다. 3리터 수퍼차저는 매우 넓은 토크 밴드가 인상적이다. A6 3.0 TFSI는 하체가 부드러워졌지만 핸들링은 더 좋아졌다.

글/ 한상기 (rpm9.com 객원기자)


사진/ 박기돈 (rpm9.com 팀장)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요즘은 부분 변경마다 새 엔진을 선보이는 게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메이커가 처한 입장이 급하다는 것인데, 잘 나가는 회사는 하나 같이 엔진 업데이트에 열심이다. 그리고 엔진 업데이트의 핵심은 바로 다운사이징이다.

다운사이징 엔진은 배기량을 낮추고 여기에 과급기를 다는 것이다. 일단 연비를 좋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배기량을 줄이지만 성능이 낮아지면 안 된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터보 또는 수퍼차저다. 예전과 달리 과급기의 효율이 높아져 힘과 연비 모두 만족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터보가 이렇게 득세할 줄 몰랐다. 현재의 터보는 거의 모든 장르의 차에 쓰이고 있고 일부 일본 메이커만 제외한다면 죄다 보유하고 있다. 오죽하면 자연흡기 마니아였던 미국 빅3도 터보다.

결국 같은 개념이지만 북미는 연비, 유럽은 CO2 규정이다. 이게 발등의 불이기 때문에 일단 엔진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그런데 회사마다 입장은 조금 다르다. BMW와 다임러는 CO2 규정에서 가장 불리하다. 이 규정이 브랜드가 아니라 메이커 단위이기 때문이다. 반면 프리미엄 빅3로 불리는 아우디는 BMW, 메르세데스 보다는 여유로운 입장이다. 폭스바겐이라는 우산 밑에 있다는 여유가 있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그래도 아우디는 다운사이징을 비롯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열심이다. 판매와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도 있다. 그리고 아우디로서는 장기적으로 BMW, 벤츠를 제치고 프리미엄 1위가 된다는 큰 계획이 있다. 현재로서 이 계획은 착실히 실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잘 나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그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아우디는 처음으로 벤츠를 제쳤다. 거기다 BMW와의 차이도 거의 없다. 5년 전만 해도 BMW와 벤츠가 경쟁하고 아우디는 뚝 떨어진 3위였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서 독일 3사가 제대로 경쟁할 태세이다. 앞으로 이 세 브랜드의 판매 경쟁도 볼만할 것이다.

아우디의 상승 비결 중 하나는 라인업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는 라인업이 가장 신선하고 앞으로 나올 신차들도 많다. 그리고 벤츠, BMW 보다 모델 체인지를 한 템포 빠르게 가져간다. 물론 상품성 자체가 좋아졌다는 이유도 있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4년 만에 페이스 리프트된 A6를 통해서는 신형 3리터 수퍼차저가 첫 선을 보였다. 이 3.0 TFSI는 사실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3리터 수퍼차저로 기존의 3.2 V6와 3.7 V8, 그리고 4.2 V8까지 커버한다는 전략이다. 이 엔진은 400마력급의 RS4까지 확대된다.

부분 변경의 핵심인 3.0 TFSI 엔진을 살펴보면 우선 리터당 100마력을 달성하면서도 토크 밴드가 넓은 게 핵심이다. 300마력이 나오는 회전수가 5,100 rpm으로 낮지만 42.9kg.m의 최대 토크는 2,500~5,1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 나온다. 아우디의 과급 엔진은 예로부터 토크 밴드가 넓었는데, 3.0 TFSI도 예외는 아닌 셈이다.

최근의 다른 터보처럼 수퍼차저 역시 큰 발전이 있다. 수퍼차저의 터줏대감인 이튼은 신형 TVS(Twin Vortices Series)를 시보레와 아우디에 공급하고 있다. 코베트 ZR1과 3.0 TFSI 수퍼차저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시스템으로, A6에는 0.8바, S4에는 1바로 세팅된다. 압축비는 10.5:1로 흡사 자연흡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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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만 해도 과급 엔진은 고급차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과급 엔진은 거칠다는 인식이 있었다. 지금은 전혀 아니다. 3.0 TFSI는 매끄럽기 그지없고 정숙성도 탁월하다. 초반의 움직임도 V8처럼 넉넉하다.

3.0 TFSI는 강하면서 여유롭다. 초기 페달 세팅은 조금 반응이 굼뜬 편인데, 본격적인 힘은 2천 rpm 내외부터 시작된다. 일단 토크 밴드에 진입하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힘이 나온다. 토크가 발휘되는 게 대단히 리니어하고 최대 출력이 나오는 시점 이후에도 힘의 하락을 느끼기가 힘들다.

토크에 자신이 있고 출력이 높아서인지 기어비의 폭은 넓은 편이다. 1~3단의 최고 속도도 60, 110, 175km/h로 넓지만, 210km/h의 속도 제한이 4단에서 걸린다. 이때의 회전수는 6천 rpm에 조금 못 미쳐 남은 기어나 힘을 생각하면 250km/h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6단 100km/h에서의 회전수는 1,800rpm 정도로 전형적인 크루징 기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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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비와 힘이 넉넉하기 때문에 고속에서 유리한 게 당연하다. 6단 200km/h의 속도로 달릴 때도 회전수가 4천 rpm 이하를 기록한다. 기어비와 크루징 감각을 보면 V8 4.2에 더 근접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0→100km/h 가속 시간은 5.9초로 구형 A6 4.2 보다도 빠르다. 반면 뛰어난 수치에 비해 체감 가속력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속도 제한이 아쉬운 것은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다른 아우디가 그렇듯 A6 3.0 TFSI 역시 편안하게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엔진의 회전수도 낮고 돌처럼 단단하게 달라붙는 느낌 때문에 크루징이 더 없이 편하다. 방음에 대한 대책도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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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는 의외로 컴포트 하다. 요즘 나온 아우디는 대체로 딱딱함을 지향하는데, 부분 변경된 A6 3.0 TFSI는 컴포트에 가깝다. 어지간한 충격은 죄다 흡수하고 좀처럼 불쾌한 진동이 실내로 전달되지 않는다. 유럽형은 이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출렁대는 느낌은 없다.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확실하게 자세를 추스른다.

신형 콰트로가 적용되면서 아우디의 ESP 개입 시점도 조금씩 늦춰지는 느낌이다. 아우디의 헤비 프런트로 인한 심한 언더스티어의 시대는 지났다. 프런트의 무게를 줄이고 40:60으로 세팅되는 새 콰트로 때문에 아우디의 전반적인 핸들링 실력은 상당히 향상됐다. 가장 다른 느낌의 차이는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다. 이전 같으면 코너의 정점에서 언더스티어가 발생했을 상황에서도 치고 나가는 느낌이 괜찮다.

제동력은 엔진을 압도한다. 200km/h 내외에서의 급제동을 연거푸 실시해도 좀처럼 페이드가 발생하지 않는다. 좌우 밸런스가 좋은 것은 물론이다. 반면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뒷바퀴굴림 세단과 비교할 경우 노즈다이브의 발생은 큰 편이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부분 변경되면서 A6의 외관도 달라졌다. 최근의 다른 아우디와 비슷한 요소가 더해져서 수수하던 모습이 스포티하게 바뀌었다. 그래도 다른 아우디처럼 눈매가 아주 사납지는 않다. 얼굴만 본다면 아우디의 현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얌전하다. 사이드미러의 방향 지시등에도 LED가 추가됐으며 테일램프도 A4 스타일로 달라졌다.

차체 사이즈도 소폭 커졌다. A6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927×1,855×1,459mm로 BMW 5시리즈(4,899×1,860×1,464mm)나 벤츠 E 클래스(4,870×1,855×1,465mm) 중에서는 가장 길다. 반면 전장이 가장 긴 것에 반해 휠베이스(2,843mm)는 5시리즈(2,968mm)나 E 클래스(2,875mm) 보다 짧다.

타이어 사이즈는 255/35 사이즈의 굿이어 이글 F1, 알로이 휠도 19인치다. 덩치나 출력에 비해 휠, 타이어의 사이즈가 크기도 하지만 편평비도 대단히 낮다. 35 시리즈는 정통 스포츠카에나 쓰일 법 하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실내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일부 트림을 바꾸고 신형 MMI 등의 편의 장비가 더해졌다. A6는 전형적인 운전자 중심으로 아우디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우드그레인 대신 메탈 트림을 사용해 스포티함을 살렸고 가죽의 질도 상당히 좋다. 화려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뉴 A4가 좋게 느껴진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MMI는 모니터가 7인치로 커지면서 인터페이스도 변경됐다. 모니터 주변의 디자인은 뉴 A4와 비슷하게 달라졌는데, 신형 MMI의 경우 여러 버튼을 밖으로 꺼내 사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MMI는 이번에 더욱 인터페이스가 개선된 것이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가죽 시트는 대단히 편한 착좌감을 제공하고 조절은 당연히 모두 전동이다. 시트는 몸을 편안하게 잡아주고 주행 중 측면 지지 능력도 좋은 편이다. 상하로 움직이는 4방향 럼버 서포트는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V8 안부러워! 아우디 A6 3.0 TFSI

가죽으로 덥인 스티어링 휠에는 다양한 버튼들이 마련돼 있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오디오와 크루즈 컨트롤 등을 컨트롤 할 수 있고 변속기를 수동 조작하는 시프트 패들도 손가락이 잘 닿는 위치에 있다. 부분 변경되면서 스티어링 휠에는 히팅 기능이 추가됐다. 버튼은 왼쪽 스포크에 붙어 있고 계기판에 온오프 상황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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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은 크게 설명할 필요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물론 좌우 공간이 충분하고 2열 시트에도 6단계 히팅 기능이 제공된다. 트렁크는 다른 아우디처럼 참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네모반듯한 트렁크는 많은 물건을 집어넣을 수 있고 실제 용량도 546리터로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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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변경된 A6는 3리터 수퍼차저 엔진이 핵심이다. 300마력은 위아래 엔진을 모두 아우를 만큼 성능이 좋다. 이전 4.2 보다 출력의 수치는 낮지만 실제 성능에서는 전혀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편하게 고성능은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편하지만 빠르고 운전 재미까지 좋아졌으니 이전보다 분명히 업그레이드 된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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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 뉴A6 3.0 TFSI 시승사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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