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발행일자 | 2011.02.17 14:08

BMW는 어떤 차를 만들든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철학을 명확히 표현해 낸다. 달리는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그들답게 그들이 만든 SUV에서도 BMW다운 달리기 실력은 잘 묻어난다. 그래서 BMW는 SUV라는 말 대신 SAV(Sprots Activity Vehicl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2세대로 진화해 국내에 상륙한 뉴 X3는 SUV의 베스트셀러 X5의 동생이다. 너무 잘난 형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기를 못 편듯한 감이 있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X3야 말로 뛰어난 가치를 지닌 차다. 컴팩트 SUV라고는 하지만 아래에 X1도 있고, 차체도 이전보다 조금 커져서 이제는 작은 차체가 아니다. 거리에 나서도 그 존재감에서 모자람이 없다.

차체 크기는 4,648 / 1,881 / 1,661mm에 휠베이스 2,810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길이와 휠베이스가 79 / 15mm 늘어난 정도여서 조금 커진 정도지만 디자인에 볼륨감이 가미 되면서 눈으로 봐서는 많이 커진 듯한 느낌이다. 경쟁모델 들의 길이와 휠베이스를 비교해 보면 벤츠 GLK가 4,525 / 2,755mm, 아우디 Q5가 4,629 / 2,807mm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제는 X3가 가장 크다. 국산차 중 체격상 동급으로 볼 수 있는 싼타페는 4,675 / 2,700mm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디자인은 X5가 그랬듯이 이전 모델에 비해 볼륨감이 강조되면서 세련된 도시 이미지를 더했다. 보닛위의 주름은 X5 느낌이 나고, 옆구리에 깊게 판 스트로크에서는 역동성이 묻어난다. 헤드라이트 상단에는 화이트 브로우 대신 크롬으로 엑센트를 주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생긴 건 형이 더 낫다. 17인치 휠에는 245/55R17 타이어를 신었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인테리어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1세대 X3가 워낙 직선이 강조되었다 보니 내 외관이 모두 한 층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모델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친숙하다. 개선된 iDrive와 조이스틱을 닮은 변속기 레버 등도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8.8인치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해서는 iDrive의 모든 컨트롤 화면과 TPEG이 적용된 네비게이션이 표시된다. 시트는 여전히 단단하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엔진 스타트/스톱은 버튼식이지만 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아니어서 도어를 열 땐 키를 꺼내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엔진 스타트 버튼 옆에는 작은 버튼이 하나 더 붙어 있는데, 차가 정지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다시 걸리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끄는 버튼이다.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막히는 도로에서는 버튼을 눌러 시스템을 꺼 버릴 수 있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2세대 X3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동력 성능이다. 이전 177마력 엔진보다 7마력이 더 높아진 최고출력 184마력/4,000rpm을 발휘하는 2리터 디젤 엔진만 먼저 들어왔다. 최대토크는 38.8kg.m/1,750~2,750rpm에 이른다. 최고출력이 현대의 R2.0 엔진과 같아 졌지만 실제 체감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디젤 엔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회전상승도 매끄럽다. BMW, 넌 언제부터 이렇게 엔진을 잘 만들었니?

아이들링에서 엔진 소리는 아주 조용한 편은 아니다. 그런데 회전이 상승하면 엔진 사운드가 상당히 경쾌해진다. BMW의 고회전 휘발유 엔진 사운드와 음색은 다르지만, 그 경쾌함은 많이 살려낸 듯하다. 조금만 더 다듬어진다면 앞으로 디젤 엔진도 엔진 사운드를 즐기는 시대가 곧 올 것 같다.

변속기는 다른 BMW 모델들에 이미 적용되어 있는 자동 8단을 달았다. 2리터급 중소형 SUV에 이정도 매력적인 변속기를 적용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급가속을 하면 30, 60, 90, 110, 140km/h에서 변속이 일어난다. 변속은 당연히 매끄럽고 가속은 통쾌하다. 제원상 정지에서 100km/h까지 가속이 8.4초로, 달리는 재미가 기대이상이다. 체급상 동급이라고 봐야 하는 싼타페는 물론이고 더 소형이면서 동일 마력 엔진을 얹은 투싼 ix보다 더 경쾌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것이 진짜 기술의 차이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기어를 무려 8개로 쪼개다 보니 평상시 엑셀에 대한 반응은 우리가 늘 기대하던 BMW의 그것에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변속이 빠르고 매끄럽게 진행되는 만큼 엑셀을 조금 깊게 밟아주면 기대한 만큼의 반응이 돌아온다. 그렇지만 지금은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대이다 보니 8단 변속기를 부드럽게 조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 X3에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과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EPS 전자식 스티어링 휠, 런 플랫 타이어 등이 더해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가 적용되어 연비가 무려 17.2km/L에 이른다. 오른 발의 욕구를 조금만 다독여 주면 이 정도로 연비가 잘 나온다니, 애써 참을 만하겠다.

그래도 BMW의 달리는 참 맛을 즐기고 싶다면,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밀어 스포츠모드로 주행하면 된다. 이때는 일반적인 주행보다 1~2단 낮은 기어를 선택해 보다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든 엑셀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다. 좀더 스포티하게 달리면서도 자동으로 변속되는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모드로, 특히 디젤 엔진 차량에서 그 효과는 탁월하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스포츠모드에서 레버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 수동으로 변속이 가능해진다. 자동모드에선 4,250rpm에서 변속되던 것이 수동모드에선 변속 포인트가 4,800rpm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그 회전수는 정확하게 계기판에 옐로우존과 레드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즉 자동모드에선 옐로우존에서 변속하고, 수동모드에선 레드존에서 변속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 차에서 수동 변속 기능은 그다지 큰 재미를 보여주지 못한다. 최고 회전수가 그리 높지 않아서 임의로 기어를 내려도 금방 다시 시프트 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 X3는 수동모드에서 기어를 내려보면 그 빠른 응답성과 정교한 회전수 매칭에 감탄하게 되고, 수동모드에서 최고 회전수도 좀 더 높아져, 그나마 수동 모드의 재미를 조금 살려내고 있다.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성은 역시 탁월하다. 승차감이 이전 X3에 비해서는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BMW다움이 많이 남아 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부드러움 속에 딱딱함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X3 자체가 X5에 비해서 더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X5 3.0 디젤에서 안정감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안락함을 잘 찾아낸 것을 생각하면 X3도 조금 더 안락해도 좋을 듯 하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BMW의 오프로드 주파 성능은 지능적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담당한다. 평상 시에는 다이나믹한 주행을 위해 뒷바퀴에 100%의 구동력을 전달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자제어식 멀티 플레이트 클러치를 통해 구동력을 즉각적으로 배분하면서 안정성과 역동적인 주행을 최적화 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극한의 모험을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다이나믹한 주행과 악조건으로부터의 탈출 능력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오프로드를 위해서는 속도 조절이 가능한 내리막 주행 조절 장치인 HDC를 장착했다.

파노라마 썬루프, 바이 제논 헤드라이트 등을 기본으로 갖춘 가격이 5,990만원으로 가격 경쟁력 또한 더욱 높아졌다. 상위 그레이드인 High 모델은 X라인 옵션 (앞범퍼 하단, 사이드실, 윈도우 프레임에 티타늄 몰딩)과 고급 네바다 가죽시트, 루프레일, 뒷좌석 히팅시트, 스트림라인 306 경합금 휠을 추가해 6,390만원이다

SUV의 황태자, BMW 뉴 X3 xDrive 20d

2세대로 진화한 X3 xDrive 20d는 동급 최강의 엔진과 고성능 고효율 8단 변속기를 적용해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실현했고, 공간과 프리미엄 이미지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가치를 담았으며, 가격 경쟁력까지 높였다. 승차감에서 여전히 성격이 조금 까칠하긴 하지만, 뉴 X3 xDrive 20d는 2리터급 SUV의 황태자라 할 만하다.

뉴 X3 xDrive 20d 시승기 갤러리
<뉴 X3 xDrive 20d 시승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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