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지난 2009년 6월 창업가 출신인 도요타 아키오부사장이 사장에 취임하자 위기의 도요타를 구하기 위한 대정봉환(大政奉還)이 이루어졌다고 대서특필했다.
대정봉환(大政奉還)이란 1867년 에도 막부 마지막 장군인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도사한(土佐番)의 권고를 받아 국가 통치권을 메이지 텐노에게 돌려준 사건을 일컫는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오늘, 도요타는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에 빠졌있다.
끝없이 계속되는 엔고와 지난 2009년 말 터진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에 이어 지난 3월 발생한 동일 대지진과 4월말 미국을 강타한 토네이도, 그리고 이번에는 도요타의 심장부인 중부지역 원자력발전소 송전 중단 등 도요타를 짓누르는 우환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지진으로 인한 여파는 이제야 겨우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어 공장 가동률이 50%를 유지하고 있다. 완전 가동까지는 적어도 11월 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도요타는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변수가 도요타를 위기를 몰아넣고 있다. 도요타 본사와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 중부지역의 원자력 발전 중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중부지역 전기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중부전력은 9일, 간 나오토 일본수상이 요청한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 발전의 전면 중단을 결정한다.
중부전력은 하마오카 원자력 발전소를 높이 15미터 규모의 방조벽 건설등 새로운 안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2년 가량 정지시킬 예정이다.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가 전면 발전중단에 들어가게 되면 이 지역이 심각한 전력공급 부족난을 겪게돼 중부지역 제조업체들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심각한 부품공급난으로 전 세계 공장장에서 감산을 실시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와 도시바 등 반도체 공장들은 이미 하마오카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중단으로 인한 심각한 전력난을 우려하고 있다.
도요타는 일본 내 17개 완성차 공장 가운데 아이치현 등 중부지역에만 절반이 넘는 9개 공장이 집중돼 있다.
도요타는 전력공급 부족난이 발생할 경우, 평일 이틀간 가동을 중단하고 대신 전력 사용량이 적은 토요일과 일요일 가동시키는 이른바 `윤번 휴업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부품공급이 부족한 일부 공장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중부전력이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의 송전을 중단하게 되면 중부지역 공장들의 윤번제 가동이 불가피해진다.
이렇게 될 경우, 공급량 부족은 물론, 휴일 출근수당 등으로 인한 가격경쟁력도 크게 낮아지게 된다.
지난해 849만대로 세계 1위를 지켰던 도요타는 지난 4월, 감산으로 북미와 중국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전 세계 생산량이 700만대를 밑돌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부지역 전력문제로 생산 코스트가 증가하게 되면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위기의 도요타를 구하겠다고 뛰어든 도요타 아키오사장, 그의 앞에 밝은 햇살이 비칠 날은 언제쯤일까?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www.auto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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