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발행일자 | 2011.10.27 08:17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현대자동차의 소형 해치백i30가 진면목을 드러냈다.

i30의속내를 살펴본 결과, 현대차가 근래에 출시한 신차 들 중 가장 맘에 들 정도로 잘 만들었다. 최근들어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대차의 실력이 모두 발휘된 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i30는 개발 컨셉부터가 일반 준중형 해치백 모델이 아닌, 프리미엄 준중형 해치백 모델로, 소형 럭셔리 해치백으로 대표되는 폭스바겐의 골프와 맞대결한다는 목표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탄탄한 차체구조를 축으로 적당히 무거운 스티어링 휠, 파워풀한 주행성능, 부드러운 동력전달, 중형차 못지 않은 고급 마감재와 다양한 고급 편의사양까지 어느것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이런 차를 만들다보면 필연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형 i30의 판매가격을 보면 기본모델인 유니크(가솔린)는 1천845만원, 중간트림인 블루세이버는 1천961만원, 그리고 최상위모델인 익스트림은 2천5만원, 디젤모델은 기본모델인 유니크가 2천45만원, 상위급인 익스트림이 2천205만원이다.

기본모델인 유니크 가솔린모델의 경우, 1.6GDi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버튼시동, VDC(차체자세제어장치), 운전석 및 동승석 에어백. 무릎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이같은 가격대는 1.6VVT 엔진과 4단자동변속기 및 경제운전 안내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된 기존 i30의 기본모델인 1.6VVT 트렌디모델보다 315만원이나 비싸다.

i30의 판매가격은 같은 엔진과 변속기가 장착된 준중형 아반떼보다 250만원 이상 비싸고 상위그레이드인 쏘나타 기본모델과는 불과 35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가격대로 본다면 i30는 준중형이라기보다는 중형에 가깝다. 즉, i30는 국내보다는 유럽등 선진시장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차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대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차라도 구입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다. 신형 i30의 국내 판매량이 과연 얼마나 될지가 걱정되는 이유다.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신형 i30의 스타일은 매우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안정감이 돋보인다. 하부가 넓고 해치백 특유의 짧은 전장 때문이다.

신형 i30는 길이 4,300mm, 전폭 1,780mm, 전고 1,475mm로, 길이는 55mm, 넓이는 5mm가 커진 반면 높이는 5mm가 낮아진 것으로 한층 안정감과 스포티한 면이 강조됐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역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기반이 됐기 때문에 아반떼나 i40등 최근에 출시된 신차들과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현대차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헥사고널 디자인이 적용, 강인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다.

럭셔리 해치백답게 도어 손잡이나 HID 헤드램프, 다양한 LED램프 등으로 꾸며졌고 오토폴딩 사이드 미러, 후방카메라 등도 눈에 띤다.

트렁크공간도 해치백 모델 치고는 넓은 편이어서 물건 싣기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트렁크 후드와 엔진룸 후드 등에도 흡음재를 대 실내 정숙성이 좋을 듯하다.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실내도 고급스럽다. 대쉬보드나 센터 암레스트, 도어트림, 천정 마감재, 알미늄 재질의 엑셀. 브레이크 페달 모두 YF쏘나타 수준이다. 길게 내리뻗은 센터페시아나 실린더형 블루컬러의 클러스터 디자인은 기존 신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승차는 6단 변속기가 장착된 1.6GDi 고급 모델이다. 이 차고의 공식 제원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 연비 리터당 16.3km이다.

엔진 시동음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 준중형차와 달리 트렁크와 엔진 후드에 괜찮은 재질의 흡음재를 적용했고 엔진룸 역시 흡차음재를 댔다.

첫 출발의 감도 좋다. 가속 페달을 밟자 빠른 반응이 온다. 스티어링은 너무 부드럽지도 빡빡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속도를 올렸다. 순식간에 시속 120km까지 치고 올라간다. rpm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은 없다.

시속 160km까지 올리는데는 약간 숨이 찬 모습이다. 같은 1.6의 골프와 비교해 보면 힘이 여전히 모자란다.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신형 i30에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이 적용돼 있다. 플렉스 스티어는 3가지 모드(스포츠.일반.컴포트)로 튜닝된 스티어링 조향력을 운전자 취향이나 여건(시내.고속도로.주차)에 따라 선택 가능토록 하는 장치다.

스티어링 좌측에 있는 플렉스 스티어 스위치를 조작하면 운전석 계기판의 LCD화면에 선택한 모드가 뜬다.

고속주행시 주행 안정감이나 코너링 능력도 나무랄데는 없지만 폭스바겐의 골프와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도로와 일반국도를 겸한 주행 테스트에서 i30의 평균 연비는 리터당 12.6km가 나왔다. 공인연비 리터당 16.3km보다 3.7km가 낮은 수준으로 실 주행연비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현대 신형 i30, 잘 만들긴 했는데...

편의장치는 외부에 돌출돼 있던 후방카메라를 작동 시에만 노출되도록 한 히든 후방카메라가 눈에 띤다.

이는 주차할 때 후방카메라가 작동하면 후면부 트렁크에 달린 엠블럼이 회전하면서 카메라가 노출, 작동되는 것이다.

또 폭스바겐의 윈터코룬회장이 지난 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된 틸트&텔레스코픽스티어링은 스티어링 레버를 조작하면 운전자 체형에 맞게 핸들위치나 각도를 위 아래 또는 앞 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로 차량에 접근하면 아웃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펼쳐지고, 퍼들램프와 도어 손잡이 부위의 포켓라이팅이 점등되는 스마트 웰컴시스템과 주차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전자 파킹브레이크, 와이드 방식의 파노라마 선루프와 고휘도 LED 포지셔닝램프, 중형차와 동등한 7개(무릎포함)의 에어백도 국내 준중형모델로는 보기힘든 사양들이다.

결론적으로 신형 i30는 모든 면에서 잘 만든 차다. 해외에서 골프나 제타와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싼 가격이 문제다. 이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오토데일리 (www.autodaily.co.kr)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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