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알페온 이어시스트는 출시 1주년을 맞은 알페온 2.4 모델에 전기모터를 추가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한국지엠 최초의, 그리고 국내 준대형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의의가 있다. 모터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본격 하이브리드 차량보다는 가격 부담이 적지만, 일반 차량보다 비싼 만큼의 혜택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글/ 민병권 (rpm9.com 에디터)
사진/ 한국지엠, GM, 민병권
한국지엠이 11월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알페온 이어시스트(eAssist)’는 북미와 중국에서 한발 앞서 출시된 GM車 ‘뷰익 라크로스 이어시스트’의 한국형 모델이다. 간단히 말하면 뷰익 라크로스/알페온 2.4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추가 장착해 ‘하이브리드화’ 했다.
‘eAssist’는 그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엔진이 주력이고 전기모터는 엔진을 돕기만 한다. 쉽게 말하면 모터만으로는 주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탈을 쓴 쉐보레 볼트의 경우, 모터가 주력이고 (발전용) 엔진이 보조인 것과 비교된다.
<▲ 오렌지색 배선이 전기모터로 연결된다.>
프리우스나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풀 하이브리드’ 혹은 ‘스트롱 하이브리드’모델과 비교하면 ‘하이브리드화’가 덜 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들이 ‘짬짜면’이라면, 이어시스트는 짜장면 먹을 때 아쉬운 소리해가며 얻어먹는 짬뽕국물 수준이다. 그래도, 모터가 주행에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하는 푸조의 e-HDi 등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하면 그나마 하이브리드 카의 틀을 갖춘 셈이다.
이어시스트는 엔진과 모터를 벨트로 연결한, 조금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기존의 발전기(알터네이터) 자리를 빼앗아 엔진 몸통에 빨판상어처럼 척 달라붙은 모터는 발전기 역할과 시동모터 역할, 그리고 엔진 힘을 보조하는 부스터 역할까지 겸한다.
GM은 ‘벨트-발전기-스타터(BAS)’로 불리는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2007년형 ‘새턴 뷰 그린라인’을 시작으로 몇몇 모델에 적용해왔다. 뷰익 라크로스/알페온 ‘이어시스트’에 적용된 BAS는 2세대로 개량 발전된 최신 시스템이다.
이어시스트의 모터는 국내 제원상 17.6kW(@2,750rpm), 63.6 Nm 짜리이다. 하지만 GM측 자료를 살펴보면 엔진 시동용으로 사용될 때와 엔진의 구동 보조용으로 사용될 때, 힘의 차이가 있다. 시동을 위해 크랭크 축을 돌릴 때는 1570-3180 rpm에서 15 kW가 최고출력이고, 최대토크는 150Nm인 반면, 주행 중 엔진 힘을 보조 할 때는 1,000-2,200 rpm 에서 11.2 kW(15마력)이 최고출력, 최대토크는 1,000 rpm에서 107 Nm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지엠은 전기모터가 엔진 성능에 최고 23.9마력의 엔진 동력을 보조한다고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어찌됐건, 프리우스는 82마력,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30kW 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이어시스트 버전의 엔진은 기존 알페온 2.4와 기본적으로 같지만, 하이브리드 용으로 튜닝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도 GM측 자료상으로는 엔진 최고출력이182마력(hp)으로 종전 그대로인데, 국내에서는 알페온 2.4가 185마력(ps)이고 이번 이어시스트는 181마력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무튼 기존 180마력 남짓의 출력에 15마력이 더해졌다고 생각하면, 늘어난 몸무게는 차지하고 비로소 그랜저 HG240(201마력)과 동등한 최고출력을 낼 수 있게 된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터가 힘을 쥐어 짜내는 영역은 제한적이고, 실제 운전을 하며 모니터를 확인해 보아도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것과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것은 별개였다. 가령, 계기상 속도제한이 나타나는 187km/h에서도 모터는 딴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