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발행일자 | 2011.12.06 14:07

슬림 글래머에 소식주의자

이것은 조금은 에로틱한 시승기. 아름다우면서 밥도 조금 먹는 줄리에타와 8박 9일 동안 구른 이야기이다.

글 / 한상기 (rpm9.com 객원기자)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자고로 유럽은 차로 여행해야 제 맛. 여행에 앞서 파트너(렌터카)를 골라야 하는데, 무슨 인연인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알파로메오가 걸렸다. 작년엔 솔직히 별로였는데 최근에 나온 ‘신상’은 다를 것인가? 아마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최신이거나 비싸면 대체로 좋지 않은가?

올라타기에 앞서 일단 외관 먼저 살폈다. 이게 순서니까. 내가 알기론 여성은 슬림 근육, 남성은 슬림 글래머를 원한다고 한다. 이게 맞다면, 줄리에타는 모든 남성이 원하는 슬림 글래머의 몸매이다. 아담하면서도 여기저기 살이 올랐다. 알다시피 삐쩍 마른 것보다야 적당히 살이 있는 게 낫지 않나. 뭐, 아니면 말고.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그 동안은 알파로메오가 왜 섹시한지 몰랐는데, 이번에 깨달았다. 예전부터 요상하게 알파로메오의 스타일링에 끌려 왔다. 그 비밀은 바로 여성의 어디랑 닮은 그릴이다. (코? 입?) 생각해 보니 알파 같은 세로 그릴이 드물기도 하다. 상단에 붙은 엠블렘도 뭔가를 연상케 한다. 알파의 그릴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인가?

헤드램프를 보면 눈을 치켜 뜬 거 같다. 각도에 따라 헤드램프의 특정 부분이 흰자위로 보이기도 한다. 한 마디로 백치미도 있다는 말. 얼핏 순진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앙칼진 면도 있다. 흔히 말하는 ‘45도’에서 보면 범퍼 하단의 측면이 제법 스포티하게 보인다. 시승차는 줄리에타 중에서 가장 저출력이지만 그래도 기본은 한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줄리에타야 당연히 엉덩이도 예쁘다. 운동선수처럼 착 치켜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준수하다. 둔부가 아주 퍼진 것도 아니고 적당히 풍만하다. 허리가 좀 잘록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뒤에 탄 사람의 공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해해줘야 한다. 쿠페처럼 보이기 위해 뒷문의 손잡이를 필러에 감춰주는 센스도 있다.

신발은 205/55R/16 사이즈의 피렐리 신투라토 P7이다. 단출한 엔진에 비하면 신발은 스포츠 성향이다. X1 23d 같은 차도 동일한 타이어를 신고 있다. 처음 빌렸을 때 타이어 트레드는 반 정도 닳아 있었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속은 기대보다 좋다. 작년에 탔던 미토에 기대치가 맞춰진 때문인지, 줄리에타를 탔을 때는 ‘괜찮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속살까지 예뻐야 진짜 미인이라는 말도 있다. 미토와 비교했을 때, 일단 비주얼이 화려하다. 메탈로 이곳 저곳 치장을 많이 했다. 모니터가 없는 건 렌터카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실내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센터페시아는 아주 단순하다. 보통 모니터가 있는 자리에 오디오가 있고 그 아래 램프류와 공조장치가 배열돼 있다. 오디오는 버튼이 좀 짧은 감이 있고 볼륨이나 선국 다이얼은 미끄럽다고 해야 하나. 손에 착 감기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볼륨을 누르면 오디오 ON이 되는데 줄리에타는 따로 있다. 한 밤중에 처음으로 오디오를 켜려 하는데 전원 버튼을 찾지 못해 좀 헤맸다. 알파가 좋아하는 빨간색 조명도 딱히 보기 좋다고 할 순 없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아래의 버튼은 앞뒤 안개등, 스톱-스타트, 도어 록이고 디자인이 약간 미니스럽다. 안개등의 버튼은 위치가 참 좋다. 한 예로 암레스트에 팔을 걸치고 운전하는 상태에서 손이 딱 안개등 버튼에 닿는다. 안개등이 상당히 밝아서 아무도 없는 캄캄한 국도를 갈 때 자주 사용했다. 줄리에타는 레버를 들어 하이빔을 켜면 그대로 켜져 있다. 그래서 차라리 안개등을 더 사용하게 된다.

공조장치는 테두리가 메탈, 안쪽은 피아노 블랙 트림을 적용했다. 공조장치만 딱 떼놓고 보면 조금은 있어 보이는 디자인이다. 그 아래에는 ‘DNA’ 버튼과 작은 수납함이 있다. 이 수납함은 작기도 하지만 얕기 때문에 뭘 하나 담기가 애매하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실내는 전체적으로 수납 공간이 부족한 편이기도 하다. 대시보드 상단에 수납함이 있긴 한데 거기엔 (렌터카에 딸려온) ‘네버로스트’ GPS를 놔야 한다. 수납함 사용을 위해 왼쪽으로 옮기면 시야를 가리고, 오른쪽으로 옮기면 눈과 너무 멀어진다. 도어 포켓도 한 쪽 귀퉁이를 둥그렇게 파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병을 넣기에도 빡빡하다.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 부족하다.

이번 여정은 ‘자동차에서 컵 홀더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장거리 운전에서는 컵홀더의 개수나 위치가 참으로 중요하다. 일단 위치를 보면, 역시 컵홀더는 오른손의 앞쪽에 있어야 한다. 줄리에타는 기어 레버 뒤에 있어서 꺼낼 때 손이 좀 불편하다. 그리고 암레스트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걸 다시 올리고 나서 음료수를 꺼내야 하니 이 역시 불편하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9일 동안 주구장창 운전하면, 먹고 마신 음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줄리에타는 컵홀더가 딱 2개뿐. 음료수가 2개 이상이 되면 도어 트림에 억지로 꾸겨 넣거나 동반자석 시트에 놔야 한다. 시트의 직물이 특별히 접지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보디의 앞뒤 움직임도 많아서 시트 옆이나 밑으로 잘 떨어져버린다. 한 밤중에 떨어지면 찾기도 힘들고 손도 잘 안 닿는다. 옛 생각이 나니 약간 흥분했는데, 하여튼 컵홀더는 많으면 좋다는 게 결론.

기어 레버는 봉만 보면 스포티한데, 좀 길다. 그래도 메탈이라서 만지는 감촉은 좋다. 그리고 6단이다. 수동 6단을 운전할 일이 별로 없어서 반갑긴 하다. ‘수동 6단’하면 왠지 잘 나갈 것 같은데, 현실은 연비를 위함이다. 후진은 눌러서 넣는 타입이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여기까지 둘러봤을 때, 뭔가 허전했다. 있어야 할 게 없다. 바로 ‘블루 & 미(Blue & Me)’. 블루 & 미가 있어야 USB가 있는 건데, 이번에 빌린 줄리에타는 없다. 이건 참 치명적인 단점이다. 미토는 있는데 더 비싼 줄리에타는 없는 건가. 운전할 땐 음악을 거의 듣지 않고, 시승 때는 전혀 듣지 않지만, 이건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계기판 디자인도 간단한 구성이다. 속도계 스케일이 무려 260km/h. 1.6리터 디젤에 이 무슨 허세. 현실은 190km/h 넘기기도 힘들다. 작은 액정을 통해서는 여러 가지 세팅 변경 또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많이 만지게 되는 운전대도 극히 평범하다. 나쁘게 보면 없어 보인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시트야 당연히 직물이다. 요 사이즈의 렌트카 타면서 가죽은 바라지도 않고, 차라리 괜찮은 감촉의 직물이 낫다. 물론 줄리에타는 특별히 괜찮은 감촉이 아니다.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거의 없고 그냥 얹혀 있는 것 같다. 작동도 모두 수동이다. 그런데 오랜 시간 운전해 보니 괜찮다고 생각됐다. 800km 넘게 운전한 날에도 허리가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장시간 타도 허리가 안 아픈 것은 운전자가 잘한 것인가?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앞을 둘러봤으니 그 다음에 뒤로 타는 게 순서로 알고 있다. 확실히 뒤로 탈 때 좁다. 일단 입구가 앞보다 좁아서 앞으로 들어갈 때만큼 편하지는 않다. 들어가서도 자세가 빠듯하다. 무릎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런 걸 볼 때 국산차의 공간은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창문은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이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더 뒤쪽에는 타는 게 아니라 그냥 보기만 했다. 여기에 올라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용량은 350리터인데 이 역시 별로 크지 않다. 여행용 가방 하나가 들어가고, 이층으로 쌓으면 문이 안 닫힐 것 같다. 그래도 트렁크가 네모 반듯하게 정리는 잘 돼 있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이번에 빌린 줄리에타의 심장은 1.6리터 디젤이다. 줄리에타 중 가장 저출력이고 달랑 105마력(28.5kg.m)이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최대 토크가 32.5kg.m으로 높아지고 발생 회전수도 1,500 rpm에서 1,750 rpm으로 소폭 높아진다. 요즘의 기술에 비추어볼 때 디젤로서는 거의 최저 수준의 리터당 출력이다. 이는 곧 연비 위주라는 말이 된다. (렌터카 회사) 허츠의 메뉴판에도 줄리에타 1.6 JTDm에는 ‘그린 콜렉션’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시동을 걸고 달려보려고 하니 바르르 떤다. 시작할 때는 긴장되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겁나 달릴 거니까. 1.3 디젤의 미토에 비하면 줄리에타는 한결 낫다. 미토보다 나을 뿐, 가속력은 말 그대로 평범 또는 그 이하다. 0→100km/h 가속 시간이 11.3초나 되니까. 회전수를 써가면서 가속하면 다른 디젤이 그렇듯 수치보다는 체감이 더 괜찮다. 한 마디로 ‘아쉬운 대로 그럭저럭 타고 다닐 만은 하다’는 뜻이다. 자극적이거나 운전의 재미… 이런 거 없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거기다, 3천 rpm 이상 쓰는 고회전, 그러니까 격렬한 피스톤 운동은 안 좋아하는 눈치다. 태생이 그렇지 않아서 버거워한다. 적당한 회전수에서 ‘업’ 해주는 게 줄리에타는 무리 안 가서 좋고 나는 기름 아껴서 좋다. 피스톤 운동이 빨라지면 소리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방음이 부족해서 엔진 소리가 생생히 들린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단출한 출력이지만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흐름에는 무리 없이 따라갈 만하다. 대부분이 130km/h로 달리는 상황에서 줄리에타 역시 이 속도에 맞춘다. 작년의 미토도 그랬지만, 줄리에타도 6단 기어비나 엔진의 세팅이 제한 속도에 맞춰진 듯싶다. 6단으로 이 이하 속도를 달리면 재가속에서 힘이 없다. 그렇다고 5단으로 시프트다운하면 힘이 생기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기어비 차이가 크지 않아 4단 정도는 들어가 줘야 이 사람들의 페이스에 맞춰진다.

오래 운전하다 보면 극도의 귀찮음이 온몸을 지배해 그냥 6단에서 4단으로 넣기도 한다. 클러치를 두 번 밟는 것도 귀찮아진다. 참고로 클러치 페달은 새털처럼 가볍고 미트 시점이 까탈스럽지도 않다. 금방 익숙해지는 클러치이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당연히 6단+130km/h는 고속도로에서 가장 좋은 연비를 뽑을 수 있는 조합이다. 25km/L를 쉽게 넘긴다. 그런데 여기서 속도가 더 높아지면 연비가 그 속도의 증가 대비 더 떨어지는 느낌이다. 6단으로 70km/h를 달리면 순간 연비가 42~45km/h 사이를 오간다. 대신 힘은 없다.

계기판에는 연비 운전을 위해 일정 회전수가 되면 ‘시프트 업’ 표시가 뜨는데, 이대로 따라 하면 물론 연비가 좋다. 하지만 이게 안 맞는 상황도 많다. 5단에서 70km/h 정도만 되도 6단으로 넣으라고 하는데, 추월이나 가속 상황, 언덕에서는 힘이 없다. 한마디로 요령껏 참고하는 게 좋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현실적으로 외국인이 유럽에 가서 최고 속도를 찍을 곳은 아우토반의 무제한 구간밖에 없다. 초반에 무제한 구간을 만나서 냅다 밟았다. GPS에 속도 제한 표시가 없어지자마자 다들 달려대니 덩달아 같이 밟는 분위기라고 할까.

죽는 소리 하는 걸 개무시하고 밟으니 4단 160km/h까지는 그럭저럭 속도가 잘 붙는다. 대신 5단부터 가속이 처진다. 제원상 최고 속도가 185km/h인데, 여기에 도달하기가 힘들다. 5단부터는 가속이 처지는데, 웃기게도 꾸역꾸역 속도가 올라가긴 한다. 사람으로 치면 지루라고 하겠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지루한 기어비는 지루하다. 나중에 GPS에 저장된 기록을 보니 최고 속도가 202km/h이다. 언제 나왔을까 생각해보니 3시리즈 쫓아갈 때(아마 내리막)인 것 같다. 202km/h면 제원상 최고 속도보다 17km/h나 높은데, 포텐이 터진 건가.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괜찮다. 그래도 미토보다는 차가 크다고, 한 급 위라고, 한결 낫다. 별로 불안하지 않게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다. 우리 기준의 흠은 소음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상당한데, 특히 앞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소음이 대단히 크다. 줄리에타는 유달리 앞 타이어 소리가 많이 들린다. 거기다 양 A필러에 부닥치는 바람 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 한 3일 되니 이 소음도 아무 감각이 없어진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흔히 유럽 소형차는 하체가 단단할 거 같지만 줄리에타는 이탈리아 침대처럼 물렁하다. 달리면 좌우로 출렁이는 롤이 있는 편이다. 댐퍼가 끝까지 눌렸을 때의 감각은 단단해서, 거친 노면에서는 충격도 좀 전해진다. 이 롤을 보면 코너링이 그저 그럴 거 같은데, 실제로는 약간 낫다.

알프스 고개에서는 휘청대면서도 자세가 잘 흐트러지지 않는다. 처음엔 불안한데 몇 번 경험해 보니 나름 든든하다. 그림젤패스에서 내려올 때는 멍 때리다가 호수로 빠질 뻔도 했다. ESP가 살렸다. 이번에 다시 깨달은 것은 아무리 ESP라도 조향을 정확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고자 하는 곳으로 조향을 해줘야 ESP가 바른 자세를 잡아준다. 안 그러면 ESP의 효과도 반감된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다른 부분은 다 평범하지만, 참 괜찮다고 느낀 부분은 스티어링이다. EPS의 감각이 아주 자연스럽다. 최근 경험한 EPS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지 않나 싶다. 일단 정지 상태에서는 운전대가 상당히 가볍고 감각이 꽤 정확하다. 그리고 속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정확하게 무거워지고 고속 직진에서도 중심 부분의 유격이 별로 없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알파로메오의 ‘DNA’는 ‘올 웨더’와 ‘노멀’, ‘다이내믹’의 3가지 모드가 있다. 보통 땐 노멀이면 되고 조금 스포티하기 위해서는 다이내믹이다. 다이내믹으로 모드를 바꾸면 초기의 페달 반응이 많이 민감해진다. 좀 빨리 달리거나 고갯길을 올라갈 때 다이내믹 모드가 꽤 도움이 된다. 모드를 바꾸기 위해서는 원터치가 아니고 약간 길게 눌러야 하는데 이게 좀 귀찮다. 그리고 대략 120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다이내믹 모드가 선택이 안 된다. 그러니까 일찌감치 바꿔놔야 한다. 브레이크는 한 번도 세게 밟은 적이 없어서 뭐라 말을 못 하겠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힘이 없는 대신 연비는 탁월했다. 8박 9일 동안 4,064km를 달리면서 총 223.3리터를 주유했다. 연비가 18.2km/L 정도 나온 셈이다. 참고로 얼마 전 재규어가 발표한 XF 2.2 디젤은 뉴욕에서 LA까지 4,634km를 달리면서 평균 연비가 22.27km/L가 나왔다. 거기야 디젤을 홍보하기 위해 전문 드라이버가 맘 잡고(평균 속도 85km/h) 달린 것이고, 난 대충(연비 운전하긴 했지만) 달렸는데 18.2km/L면 대단히 좋은 연비라고 생각된다. 물론 배기량과 차의 크기에서 차이가 나긴 한다.

[19금]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시승기

개인적으로, 단기간에 이렇게 운전을 많이 하기는 처음이다. 주행 거리가 4천 km를 넘었고 알프스의 여러 고개, 5개국의 고속도로와 국도, 심지어는 그린 헬까지 달렸지만, 혹시나 했던 고장은 없었다. 컨디션 저하도 없어서 많이 고마웠다. 구입하기에 썩 끌리는 구석은 없지만 막상 헤어지는 것은 또 아쉽다. 역시 연애와 결혼은 별개. 이런 걸 X정이라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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