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경차 레이, 준중형 물어 뜯어

발행일자 | 2012.02.16 12:48

준중형차보다 비싼 경차(?) 레이, 포르테. 쏘울 초토화

비싼 경차 레이, 준중형 물어 뜯어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기아자동차의 경 박스카 레이가 준중형차와 맞먹는 가격대로 잘나가던 준중형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레이는 초반 상승세를 타면서 상급모델인 포르테와 박스카 쏘울을 초토화시키고 있어 기아차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레이는 첫 달인 지난 12월 4천107대가 팔린데 이어 올 1월에도 4천496대가 판매되는 등 당초 목표로 잡았던 월간 5천대 판매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레이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상급 차종인 포르테와 쏘울은 물론, 르노삼성의 SM3와 한국지엠의 크루즈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포르테는 1월 판매량이 1천734대로 전년동월의 3천156대에 비해 45.1%가 줄어든 데 이어 2월에도 지난 15일 현재 출고량이 680여대에 그치고 있어 지난해 같은기간의 2천800여대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레이와 같은 박스카인 쏘울도 1월 판매량이 831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51.9%나 격감했다.

르노삼성의 SM3 역시 1월 판매량이 1천580대로 66.8%나 줄었고 이달에도 전년동기의 3천400여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천600대 정도로 예상되고 있고,

또, 한국지엠의 크루즈도 1천119대로 54.1%가 감소하는 등 레이 출시 이후 대부분의 준중형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의 아반떼만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아반떼는 지난 1월 생산 물량 부족으로 판매량이 46.4% 줄어든 7천255대에 그쳤지만 이달에는 15일 현재 4천200여대가 출고, 월말까지는 9천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에 레이 출시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경차 모닝은 28.6% 감소에 그쳐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경차 레이, 준중형 물어 뜯어

레이가 준중형차 수요를 대거 흡수하고 있는 이유는 준중형차와 비슷한 가격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이의 기본 가격은 1천240만원으로, 얼핏보면 비싼 경차 수준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준중형인 포르테보다 비싸다.

레이의 판매가격에는 소형급 이상 모든 차량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5%-10%가 제외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소형차급 이상 차량에 비해 판매가격이 훨씬 비싼셈이다.

실제로 기본가격이 1천240만원인 레이 디럭스모델은 개별소비세 5%가 더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 판매가격이 1천302만에 달한다.

여기에다 옵션 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는 14인치 휠(20만원), 인조가죽시트(15만원), 히팅 및 가죽 스티어링 휠. 변속기 노브(15만원), 전동식 아웃사이드 미러(15만원)를 추가하면 무려 1천367만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이 팔리는 스페셜모델과 럭셔리모델도 1천450만원에서 1천600만원에 달한다. 이는 기본가격이 1천340만원에 6단 변속기(150만)와 CDP 오디오 블루투스(35만원)까지 장착한 포르테나 아반떼 디럭스의 1천525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고급인 프레스티지모델은 기본가격 1천495만원에 내비게이션(90만원)과 패밀리 패키지(50만원), 그리고 개별소비세 5%를 고려하면 무려 1천7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 모델은 자동변속기와 버턴시동까지 적용된 포르테 럭셔리모델(1천722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레이는 구입가격대는 준중형급과 비슷하지만 경차에 적용되는취득세 감면 및 공채 의무구입 면제, 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할인 등 다양한 혜택 때문에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즉, 기아차는 레이가 경차라는 점을 기막히게 이용, 이익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기아차는 레이 출시로 포르테 판매가 급감하자 최근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레이의 판매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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