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자들 반응 특히 좋아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서비스 이벤트를 벌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현대는 올 한해 서울 잠실 탄천 주차장에 6회 상설 정비소를 열고, 3200여명의 현대차 고객들을 초청해 차를 점검해줄 예정이다. 대상은 현대의 대표 차종인 쏘나타-아반떼-그랜저-투싼-싼타페 보유자로 한정했다.
지난 16일, 현대자동차의 ‘찾아가는 릴레이 비포서비스’가 열린 탄천 주차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장에서 차 점검을 받은 운전자들은 대략 500여명. 남성 운전자가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의외로 여성운전자와 아이들의 모습이 많았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점검을 받으러 나온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선 오일류 보충, 램프류 점검 등 다양한 점검이 기본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와이퍼와 에어컨 항균필터까지 새 것으로 바꿔줬다. 차 점검을 마친 사람들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보인다. 특히 초보나 여성운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들은 ‘정비소’라는 막힌 공간이 아니라 탁 트인 공간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정비 행사라는 점에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정비소에 가면 정비사들이 무섭게 느껴졌고, 돈을 낼 때면 ‘바가지’를 쓰는 것 같아서 항상 아쉬웠죠. 그런데 이번 행사에선 그럴 걱정도 없고, 돈까지 절약해서 여러모로 현대차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 구형 싼타페를 몰고 행사장을 찾은 한 여성운전자의 반응이었다.
현대자동차 정지석 서비스판촉실장을 현장에서 만났다. 그에 따르면 현대는 앞으로도 대형 정비 이벤트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계속해 벌일 계획이다. 차를 판 영업사원과 차를 고쳐주는 정비사들이 소비자들과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브랜드 차 오너들이 함께하기에 공감대 형성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찾아가는 비포서비스’는 아파트 단지 같은 곳에서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이번엔 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했습니다. 일단 크게 벌이면 연식이 다른 다양한 차가 행사장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그들의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게다가 시승행사, 네일 샵, 카페 등 부대행사까지 함께 진행할 수 있으니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일석이조입니다. 고객 만족도가 훨씬 높아지니까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대형 정비 이벤트를 계속 벌일 겁니다.” 그가 밝힌 향후 계획이다.
현대차가 처음 시도한 이번 대규모 정비 이벤트는 어찌 보면 현대차만 할 수 있는, 가장 현대다운 발상이 아닐까 싶다. 수입차 회사들이나 다른 경쟁업체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커다란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아쉬운 부분까지 긁어줬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건 이런 행사가 열린 시점과 대상이다. 수입차의 공세가 본격화 되기 전이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지우기 어렵다. 물론, 지금에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앞으로는 ‘소형차’ 운전자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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