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첫 여성 CEO '메리 바라' 내정... 도약 여부에 관심
내년 1월이면 투박했던 자동차 시장에 여성의 섬세함이 곁들여진다.
미국 거대 자동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의 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을 CEO에 앉힌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GM을 이끌어온 댄 애커슨은 투병중인 아내를 돌보기 위해 내년 1월14일 사임 예정이다. 이에 회사는그의 후임으로 메리 바라(Mary Barra) 글로벌 제품 개발‧구매 및 공급망 담당 수석부사장을 내정했다.
새로운 CEO로 내정된 바라 수석부사장은 18세에 인턴 엔지니어로 GM에 입사한 후 지난 33년간을 보낸 베테랑이자 입지적 인물이다. 더구나 이번 인사를 통해 `파격의 주인공`, `유리 천장을 깬 여인`이란 별칭을 얻으며 GM의 새시대를 열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거친 남성의 전유물 자동차 시장에서 과연 여성의 부드러움이 통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연 파격의 주인공은 파란을 일으켜 막 구제 금융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서는 GM을 하늘로 띄울 수 있을까.
이번 인사처럼파격적인결정을 단행해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으론 야후(Yahoo!)의 마리사 메이어 CEO를 꼽을 수 있다. 중국과 한국 사이트를 전격 철수하는 등 시장에서 저물어가는 기억으로 인식됐던야후(Yahoo)가 39세의 엔지니어 출신 여성 CEO 마리사 메이어를 영입해 구글을 꺾는 파란을일으키고 있다. 곤두박질쳤던 야후의 주가는 메이어의 영입으로 급속히 반등,5년 전 달성했던 주당 30달러를 넘어섰다.
메뉴 검색창의 색을 바꾸는데도 수십가지 색을 대조할 정도의 꼼꼼함과, `야후의 미래는 모바일`이라는 명확한 목표아래 지난 1년간 20여개 회사를 인수한 추진력, 재택근무를 없애며 터져 나온 반발을 달랜 여성 특유의 리더십이 야후의 부활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메이어 CEO 외에도 철의 여인이라 불린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 독일인들에게 ‘어머니’로 불리며 최근 3선에 성공한 앙겔리 메르켈 총리도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의 꼼꼼함과 뚜렷한 목표, 강한 의지를 가졌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여성 CEO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 안정적이지만 강한 열망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고 분석했다.
바라 수석부사장 또한 성공한 여성 CEO들의 특징을 가졌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GM의 현 CEO인 댄 애커슨은 “미 자동차 빅3에 여성 CEO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바라 부사장을 두고 “회사와 함께 성장했으며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탁월한 전문가”라고 말했다. 2009년까지 GM의 생산총괄을 맡았던 밥 랏츠도 그녀를 “글로벌 시장 전략의 핵심 수행자였다”고 회상하며 “부드럽고 균형잡혔다”고 평가했다.
오준엽 RPM9 기자 i_eg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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