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년 글로벌 4위 겨냥

발행일자 | 2013.12.12 10:56

2014년 경영전략 확정... "800만대 시대 연다"

현대·기아차, 내년 글로벌 4위 겨냥

현대·기아차가 내년 800만대 생산시대를 연다. 르노·닛산, 포드 등과의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순위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실 다지기에서 외형 확대로 경영기조를 바꾼 흐름이 감지된다. 정면 돌파로 난국을 타개해온 정몽구 회장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연간 글로벌 800만대 생산을 핵심으로 하는 2014년 경영전략을 확정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올해는 내실을 다진다는 기조였으나 내년부터는 다시 외형을 확대하기로 하고 생산목표를 800만대로 높여 잡았다”고 말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00만대 생산을 돌파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800만대를 돌파하는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된다. 800만대는 올해 현대·기아차 공식 생산목표인 741만대보다 약 60만대(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712만대에서 올해 741만대로 29만대(4%) 늘어난 것보다 두 배 이상 성장 폭을 늘리게 된다.

정몽구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내실경영`을 강조하며 외형확대를 자제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 깃발을 들고 나온 배경에는 치열한 글로벌 완성차 순위 경쟁이 자리한다. 3분기 누적기준 판매량에서 르노·닛산은 563만5000대로 4위, 현대·기아차는 558만대로 5위를 기록 중이다. 5만5000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지난해 98만대까지 벌어졌으나 올해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르노·닛산이 81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대등한 경쟁을 위해선 최소 연간 8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들어 14%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 중인 6위 포드의 거센 추격도 신경 쓰인다. 올해도 현대·기아차가 우위를 점할 것이 확실하지만 두 업체 차이는 지난해 146만대에서 올해 114만대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727만대인 글로벌 생산능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787만대로 늘린다.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 15만대 라인증설이 내년 1월 완료되고 15만대 규모 쓰촨상용차가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기아차도 30만대 규모 중국 3공장을 내년 상반기 완공한다. 현재 51.2% 수준인 해외 생산 비중은 내년 54.5%까지 높아진다. 800만대 달성을 위해 부족한 13만대 정도는 해외공장 가동률을 100% 이상 유지하면 어렵지 않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판매다. 국내에선 이미 수입차에 내수시장을 내주고 있다. 11월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각각 11.9%, 12.3%나 빠지며 내수시장 점유율(상용차 포함)이 69.7%에 그쳤다. 반면에 수입차는 11% 늘며 점유율 10.3%를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현대·기아차는 2.6%, 4.3%가 줄어들었지만 수입차는 20%나 늘었다.

미국·중국 양대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및 일본 경쟁사들이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미국에서 현대·기아차는 1~11월 누적 기준으로 주요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0.2%)을 기록했다. GM(8.8%), 포드(11.4%), 크라이슬러(9.4%) 미국 빅3와 토요타(8.3%), 혼다(7.8%), 닛산(9.2) 일본 3개사가 일제히 두 자릿수 가까운 고성장세를 보인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내년에 신형 제네시스 등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볼륨 모델이 아니어서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에서도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지난해 10월 10.2%에서 올해 10월 8.1%로 하락하는 사이 도요타(1.9→4.7%), 혼다(2.0→4.9%), 닛산(2.6→6.2%) 일본 3사 점유율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빅3와 일본 3개사가 살아나면서 현대·기아차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내년 800만대 생산체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주요 시장에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만한 판매전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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