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로 팔수록 손해만...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점유율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밑진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시장·소형차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BMR컨설팅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756만대를 판매해 전체 8570만대의 8.82%를 차지했다. 2012년 8.81%에서 소폭 증가했다.
반면 경쟁사는 줄줄이 점유율이 하락했다. 도요타그룹이 2012년 12.04%에서 11.64%로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폴크스바겐그룹이 11.46%에서 11.35%로, GM이 11.48%에서 11.33%로, 르노-닛산이 10%에서 9.65%로 각각 점유율이 떨어졌다.
상위 7개 업체 가운데 점유율이 상승한 업체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6위 포드(7%→7.38%)가 유일하다.판매 대수로만 보면 점유율이 상승한 현대·기아차의 작년 실적이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경쟁사보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대수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분석해보면 사정은 다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87조3080억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조316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기아차는 매출액이 0.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가 전년보다 97% 늘어난 1조9000억엔(약 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일본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35조원이 넘는 사상 최고 이익을 낸 것과 크게 대비된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많이 팔고 적게 남긴` 이유는 선진시장·중대형차보다는 신흥시장·소형차 위주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21.2% 성장했고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 13.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소폭 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두 회사 모두 선진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대당 판매 가격이 1만6500달러 수준인 반면 상위권 업체들은 2만5000달러를 넘는다”며 “프리미엄 자동차로 선진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경영악화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 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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