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 르노삼성자동차 역할 강조
르노삼성자동차가 ‘품질’과 ‘가격’을 앞세워 2016년까지 내수시장 3위 탈환에 나선다. QM3 등 신차의 현지생산체제를 통해 라인업을 보강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더 높여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함께 갖춘다는 것. 회사는 새로운 비전을 강조하기 위해 2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비전선포식에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까지 동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카를로스 곤 회장이 거듭 언급한 건 ‘부산공장’과 관련된 내용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며, 앞으로 10%쯤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단순히 내수판매증진이 아닌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똑바로’ 수행하라는 메시지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노조 문제 등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것. 이와 관련 곤 회장은 “경영진의 입장에서 더 스마트하게 일하라”고 주문하며 “무엇보다 부산공장에서 만든 제품의 품질이 좋다는 말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일침을 놨다.
아울러 그는 이 회사의 목표를 2가지로 정리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회복과 시스템 경쟁력 강화다. 신차 개발과 서비스 개선, 시스템 경쟁력을 갖춰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RSM(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이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고, 8월부터 북미지역용 ‘로그’를 연 8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라며 “리바이벌 플랜의 성공으로 시장 점유율이 안정화되고,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정확한 타켓팅을 통해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13만대쯤 생산에 그쳤다. 이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RSM)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의 북미수출물량 8만대 생산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 신차 개발에 힘을 보탠다는 전략이다. 또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QM3 등과 같은 해외생산차종의 국내생산 가능성도 내비쳤다.
아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카를로스 곤 회장과의 질의응답.
Q. 부산공장은 생산기지로서 어떤가?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로그가 최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품질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때문에 이 곳의 품질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한 잠재력을 키운다면 얼라이언스 상위 10%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포스코 등의 협력업체 역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가 이같은 네트워크를 잘 이용해야 한다.”
Q. 부산공장 노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조에 대해선 내가 할 말이 없다. 다른 나라에도 노조는 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려면 모든 직원이 합의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과를 내다볼 필요가 있다.”
Q. 2016년까지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부산공장에 오는 영향은?
“부산공장의 경우 30만대를 생산할 경우 3교대, 24만대 생산 시 2교대로 돌아간다. 지금은 14만대 정도 생산하고 있어 아직 여력은 있다. 여기에 로그 8만대 생산 계획을 더해도 22만대다. 2교대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Q. 국내 생산 제품만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뜻인가?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 제품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수입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수량이 적고 한시적이다. 때문에 현지화가 요구된다. 이같은 상황을 분석해 본부와 함께 조율하고 있다. 단, 공장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Q. 한국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약점은 무엇이고, 이들을 이길 전략은?
“자동차 기업의 CEO로 지난 14년 동안 경쟁사에 대해 언급한적은 없다. 프로답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한국에서 성장할 수 있다면 그건 경쟁사의 약점이 아닌, 르노의 강점 때문일 것이다. 르노의 제품은 좋은 평을 받고 있다. QM3의 경우 유럽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는 경쟁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Q. 부산공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직원들에게 경영진의 마음가짐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라고 요구하고 싶다. 일을 많이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점은 바로 고쳐야 한다. 르노삼성은 국산화와 현지화 부문에서 취약하다. 한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려면 한국 업체와의 협력이 늘어나야한다.”
Q.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르노삼성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많이 했고, 제품도 개발 중이며, 시장 점유율도 확보하고 있다. 닛산 리프의 경우 2013년도에 생산대수가 15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발전이 느리다. 미국의 경우 애틀란타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기차 소비가 특히 많다.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프라가 많아지면 사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전기차가 성공하려면 충전기 등 인프라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Q.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향후 미국과 중국이 세계 2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다. 닛산은 중국 동펑자동차와 2014년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 시장에 대해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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