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Smart Car)가 스마트 혁명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차세대 자동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완성차업체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분석 전문기업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발표한 IP노믹스 보고서 ‘스마트카, 승자는?’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카를 선택했다.
도요타, GM, 폴크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일제히 스마트카를 선보였다. 자동주차시스템을 포함해 다양한 자동 운전 기술을 공개했다. 구글, 애플 등 IT업체와 협력해 각종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도 구현했다. 더이상 IT와 자동차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상징성과 함께 스마트카가 자동차와 IT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핫이슈’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에 대한 관심은 특허 출원 및 등록 등 지식재산(IP)에서도 강력한 시그널로 나타난다.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특허소송’이 산업적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특허소송의 단골 대상기업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카 관련 부품 제조사에까지 특허소송 여파가 미치고 있다. 광개토연구소에 따르면, 2003년에는 한 건도 없던 스마트카 특허소송이 현재 BMW·도요타·포드·혼다·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총 350여건에 달한다.
스마트카 특허소송 이면에는 특허괴물(NPE)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NPE 등장은 스마트카 시장이 그만큼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자율주행을 포함한 스마트카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오는 2035년 75%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NPE가 공격하는 주요 대상은 특정 업체가 아니라 완성차업체 전반에 걸쳐 있다.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혼다와 현대·기아차가 가장 많은 소송을 당했다. 현대·기아차는 총 18건의 피소를 당했으며, 전체 소송 중 NPE 비중이 84.6%에 달한다. 또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간 피소 횟수가 급격히 증가해 국내 산업계에 경보를 울리고 있다.
주요 NPE들이 특허 거래를 통해 스마트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공격 강도를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완성차업체에 가장 많은 소송을 제기한 NPE인 비컨 내비게이션(Beacon Navigation)은 14개 업체에 82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메리칸 비하이컬러 사이언스(American Vehicular Science)도 2012년에 90건이 넘는 특허를 매입해 5개 완성차업체에 3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경쟁사와 주도권 경쟁은 물론이고 NPE 소송 방어를 위해 스마트카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적극 나섰다. 특히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현대차는 특허 경쟁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 가운데 다소 뒤처진다. 그러나 최근 전사 차원의 집중적인 투자로 스마트카 특허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지택기자 geetae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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