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사랑과 평화’(감독 김소형)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67)

발행일자 | 2018.02.07 20:37

김소형 감독의 ‘사랑과 평화’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세일러 전사가 되고 싶은 미월 패거리 앞에 세일러 비너스가 나타난다.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의 세상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닌 실사 캐릭터가 들어간 것 같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김소형은 펼쳤는데, 영화의 균형을 잡는데 감독의 연기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랑과 평화’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사랑과 평화’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에서 흔히 볼 수는 없는 B급 코드의 영화

‘사랑과 평화’는 거대한 악의 기운이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를 뒤덮었고, 사람들은 서로 경쟁만 했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엄청난 스토리텔링은 B급 코드를 잘 살리며 진행됐는데,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출품작의 장르 영역을 넓히는데 기여했다고 볼 있다.

사실 진지 코드와 B급 코드를 넘나들 수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면 깨알 같은 재미를 줄 수 있고, 디테일을 표현할 때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예능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드라마가 나오는 시대에, B급 코드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감독에게 장점이 될 것이다.

◇ 오버하지 않고 정극 연기를 펼친 김소형

‘사랑과 평화’에서 김소형은 미월 캐릭터를 과하게 해석해 오버하지 않고 적정 수준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소형의 이런 연기는 만화의 세상 또는 애니메이션의 세상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닌 실사 캐릭터가 들어간 느낌을 준다.

다른 시야에서 보면 김소형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개성을 축소해서 표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김소형까지 과한 움직임을 펼쳤다면 영화는 진지함의 축에서 멀어졌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소형의 절제된 연기에 응원을 보낼 수 있다.

그렇지만 김소형은 결투 장면을 펼칠 때는 상대와 같은 톤의 대사와 움직임을 보여 동조화를 보였는데, 이 또한 코믹한 반전이 가능하도록 한 연기 변신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과 평화’ 김소형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사랑과 평화’ 김소형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연출 전공자들이 연기자로 대거 투입, 새로운 경험이 됐을 듯

‘사랑과 평화’는 자신이 연출한 작품에 주인공으로 종종 출연하는 김소형 감독 외에도 많은 연출 전공자들이 연기자로 대거 투입된 작품이다. 대사 없는 단역, 엑스트라, 보조출연으로 제작진이 투입되는 경우는 많으나, 주조연급으로 대거 투입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주목된다.

김소형 감독은 연기도 병행하고 있으며 연기력을 이미 인정받고 있지만, 다른 감독들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으로 자신의 작품을 연출할 때 발목이 잡힐 수도 있는데, 김소형 감독은 만화 같은 독특한 설정을 채택함으로써 정면돌파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연기에 참여한 다른 감독들의 이번 경험은 각각에게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직접 쓸 때 혼자서 각각의 캐릭터를 몰래 연기하며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험은 현실성을 높이고 시나리오 단계에서의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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