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발레] ‘쓰리 볼레로’(3) 김용걸 안무가 ‘볼레로’ 김용걸다운 자신감 + 지휘자 조정현의 통합력

발행일자 | 2018.10.16 00:46

김용걸 안무가의 <볼레로>는 김보람 안무가의 <철저하게 처절하게>, 김설진 안무가의 <볼레로 만들기>와 함께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 <쓰리 볼레로(Three Bolero)>를 구성한 작품이다.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광주시립발레단,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이번 작품은 김용걸다운 자신감과 지휘자 조정현의 통합력, 두 사람의 예술적인 호흡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 ‘정말 잘했다’라는 감동과 함께 ‘정말 연습을 열심히 했겠다’라는 생각을 같이 가지게 된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 일부만 보여주기 + 대규모로 다 보여주기
 
<볼레로>가 시작되면 무대의 막은 무용수들의 무릎 밑 다리만 보일 정도로 약간만 오른다. 다리의 움직임만 집중적으로 보는 인상적인 시작에 감탄하고 있으면, 오케스트라 피트에서는 무용수들의 손만 올라와 손으로만 안무를 펼친다.
 
신체의 일부만 보여주는 안무로 시작된 공연은 31명의 무용수와 77명의 오케스트라의 향연으로 그 규모를 확대한다. 다 보여주지 않고 일부만 보여주면서 호기심을 자극한 아이디어는, 뒷부분의 대규모 안무의 스케일을 더욱 강렬하게 와닿도록 만들었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 김용걸다운 자신감!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팔과 다리를 길게 이용하는 크고 시원시원한 동작의 안무,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동작은 <볼레로>를 보는 관객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함께 하는 무용단이 바뀌어도 본인의 감성을 무대에 잘 녹여내는 안무가 김용걸은 이번 작품에서도 안무 능력, 표현 능력, 전달 능력 모두 탁월함을 발휘했다.
 
칼군무를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 있게 동작을 펼친 무용수들은 더 멋져 보였다. 칼군무보다는 자신감 있는 동작을 선택했고, 네 번의 공연 중 두 번의 앞 공연의 솔리스트로 전진미, 공유민이 먼저 무대에 오르게 한 김용걸다운 자신감이 돋보인 시간이었다.
 
솔리스트 김용걸은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는데, <볼레로>가 더 길게 펼쳐지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가지게 만들었다. 대규모의 무용단과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공연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꾸준히 재공연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쓰리 볼레로’ 중 ‘볼레로’ 공연사진. 사진=황승택 제공>

◇ 보이는 오케스트라와 보이지 않는 무용수를 하나로 엮은 지휘자 조정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무대를 깊게 사용할 수도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대 뒤편에는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연주를 했는데, 연주자들의 악보 위에 켜진 각각의 보면등 불빛은 마치 밤하늘에 별이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지휘자 조정현은 등 뒤에서 안무를 펼치는 무용수들과 속도를 맞추면서 공연을 함께 만들어 갔는데, 볼레로의 원곡을 충실히 따르는 지휘와 연주를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용수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라고 할 수 없는데, 조정현은 김용걸과 광주시립발레단이 빛날 수 있도록 멋지게 서포트했다. 김용걸과 조정현의 컬래버레이션이 반복되고 지속돼 꾸준한 시너지를 내기를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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