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국악]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10월, 미래가 기대되는 지휘자 김종욱

발행일자 | 2018.10.18 16:16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10월 공연이 1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박정자 해설,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 김종욱 지휘로 서은희(해금)가 협연했고, 가수 조관우가 국악관현악의 연주에 맞춰 가요를 불렀다.
 
서은희는 해금 협주를 통해 내적인 슬픔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금은 밝은 느낌으로 해금을 연주했고, 조관우는 국악에 대한 애정을 반복해서 드러냈다. 김종욱은 첫 지휘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당당하게 실력을 발휘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정오의 팝송] 조 스태퍼드(Jo Stafford) 연곡 ‘고엽’ 외
 
<정오의 음악회>의 첫 순서는 ‘정오의 팝송’으로 조 스태퍼드의 연곡이 연주됐다. 재즈에 기반을 둔 팝송을 우리 악기의 음색으로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동서양의 정서를 엮어서 만든 시간으로, 색다르면서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은 국악관현악곡을 첫 곡으로 연주하고, 마지막에는 편곡한 서양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정오의 음악회>는 순서를 바꿔 친숙하고 흥겹게 시작하고, 국악관현악으로 웅장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선택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악기로 팝송을 연주하는 것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단원들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다른 장르의 곡을 연주하면서 국악기를 더욱 잘 이해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 [정오의 협연] 해금협주곡 ‘추상’
 
이경섭 작곡의 해금협주곡 ‘추상’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서은희 단원이 해금 협연했다. 애절한 해금 소리라기보다는 지난여름 무더위를 잘 버틴 당당한 해금 소리로 들렸다. 서은희의 해금 연주는 박진감 있게 빠른 리듬으로 진행돼 ‘이젠 나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깊은 내적 슬픔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해금이라고 느껴졌다. 지휘자인 김종욱은 명쾌하고 담백하게 지휘를 했는데, 서은희와 김종욱은 음악적으로 서로 잘 어울리는 호흡을 보여줬다.
 
◇ [정오의 어울림] 댄스와의 어울림 ‘댄스 스포츠를 위한 관현악-왈츠, 탱고, 자이브’
 
다른 장르의 예술과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주는 ‘정오의 어울림’ 이번 연주는 박범훈 작곡의 ‘댄스 스포츠를 위한 관현악-왈츠, 탱고, 자이브’였다. 국악관현악으로 댄스 스포츠 곡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시도라고 치하할 만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그런데 라틴 댄스 음악은 엇박자를 기본으로 하는데 비해, 국악관현악은 정박자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동작이 시작되는 지점과 음악이 시작되는 지점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댄스 스포츠를 보면 ‘헉’하는 동작들이 있는데, 그런 느낌을 완벽하게 살리지는 못했다.
 
길게 늘어나는 여운을 남기는 태평소 연주는 업바운스의 자이브를 다운바운스의 스윙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무용수들은 국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작업이 무척 흥미로웠을 것인데, 그렇지만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25현 가야금, 양금, 장구 등 박자를 명확하게 끊을 수 있는 악기들을 위주로 곡 작업이 이뤄진다면 더 살아있는 댄스 스포츠가 펼쳐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국악관현악에 댄스 스포츠가 정말 잘 어울리게 하려면, 남미의 무용수들도 흥분해 선곡할 수 있도록 국악관현악곡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 [정오의 스타] 대중가수 조관우
 
‘정오의 스타’는 국악과 인연이 깊은 조관우가 출연해 국악관현악의 연주로 ‘코스모스’, ‘바보’, ‘꽃밭에서’를 불렀다. 그는 자신의 정서 속으로 관객들을 훅 데리고 들어갔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바보’는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의 느낌도 있었는데, 서정적인 장면, 서정적인 뮤직비디오가 연상되는 곡이었다. 드라마 OST로 사용돼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꽃밭에서’를 부를 때는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진정성에 관객들은 숙연하게 집중했다.
 
◇ [정오의 초이스] 국악관현악 ‘대지’
 
<정오의 음악회>의 마지막 곡은 김종욱 지휘자가 선곡한 조원행 작곡의 국악관현악 ‘대지’였다. 김종욱은 첫 지휘를 맡았음에도 경직되지 않았는데, 명확하고 정확하게 지휘를 하려고 하면서도 지휘하는 움직임에는 리듬감이 있었다. 시각적으로도 관객을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지휘자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국악관현악단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정오의 음악회>의 진행하는 연극배우 박정자는 모노드라마를 하듯 사회를 보면서도 관객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사회자의 입장이라기보다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일원으로 진행을 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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