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 덴 애커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태풍 로고 이어갈 것”

발행일자 | 2019.04.14 21:53
[인터뷰] 반 덴 애커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태풍 로고 이어갈 것”

“르노삼성의 엠블럼은 한국 고객들에게 친밀감을 주는 면이 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서 르노삼성자동차 엠블럼을 유지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르노그룹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로렌스 반 덴 애커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서울모터쇼 참석을 위해 지난 3월 말 한국을 방문했다. 르노삼성은 XM3 인스파이어 콘셉트카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는데, 기자단을 상대로 반 덴 애커 부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르노삼성이 자사의 태풍 로고를 그대로 유지하느냐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현재의 태풍 로고는 삼성자동차부터 사용하던 것으로, 오는 2020년 이후 삼성 브랜드 사용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로고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반 덴 애커 부회장은 “XM3 인스파이어의 그릴에 태풍 로고를 반영했다는 것이 이미 한국시장을 특별히 겨냥해 만든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현재로서는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낮은 셈이다.

[인터뷰] 반 덴 애커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태풍 로고 이어갈 것”

일부 고객들이 르노삼성차 구입 후 르노 엠블럼으로 바꿔 다는 것에 대해서 그는 “수입차라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 같다”면서 “고객 입장을 고려해 유럽에서 만들어져 수입된 차량은 한국 현지 생산 차량과 차별화를 주고 있다”고 답했다. 르노 ‘클리오’와 ‘마스터’ ‘트위지’가 바로 이런 차종들이다.

컵홀더가 부실하다는 한국 고객들의 의견에 대해서 반 덴 애커 부회장은 “유럽의 경우 아시아나 미국에 비해 컵홀더를 즐겨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할 때 컵홀더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덜 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는 세계 곳곳에 로컬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문화적 차이, 지역적 특성 등을 배우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향후 미래 차량 디자인에 반드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이 서울모터쇼에 공개한 XM3 인스파이어는 앞서 모스크바 모터쇼에 르노가 내놓은 아르카나와 형제차다. 반 덴 애커 부회장에 따르면, 르노는 XM3 인스파이어는 디테일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뒀다. 한국 디자인 팀과 많은 시간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면서 프런트, 헤드라이트, 앞뒤 범퍼, 휠, 도어 하단부까지 훨씬 더 세련되고 풍부하게 마감했다. 특히 그릴 부분에는 마감 장식을 서로 다르게 2번, 3번 적용하는 ‘더블 트리플 마감’을 써 좀 더 세련된 외관의 그릴로 완성되도록 했다. 보디컬러는 화이트 마감처리를 좀 더 세련되게 하고 오렌지색으로 악센트를 줬다.

[인터뷰] 반 덴 애커 르노 부회장 “르노삼성 태풍 로고 이어갈 것”

반 덴 애커 부회장은 “정말 차별화 포인트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인테리어 디자인인데 지금은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콘셉트카는 실내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자가 확인한 결과 신형 클리오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르노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총 6개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근무 중인 디자인 인력은 약 450명이다. 반 덴 애커 부회장은 르노 브랜드 외에도 그룹 내 다치아(Dacia), 르노삼성자동차(RSM), 알핀(Alpine)의 스타일링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 중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40~45명 정도. 반 덴 애커 부회장은 “한국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XM3 인스파이어 개발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의 첸나이 스튜디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스튜디오, 브라질 상파울루 스튜디오, 프랑스 파리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한편 그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문제로 인한 닛산과의 비즈니스적인 관계에 대해서 “르노와 닛산의 관계는 건재하다. 얼라이언스의 관계 전체가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와해될 정도라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면서 최근에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고 강조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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