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선구자에서 추격자가 된 닛산 리프

발행일자 | 2019.04.10 02:44
[임의택의 車車車] 선구자에서 추격자가 된 닛산 리프

닛산 리프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2010년에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는 BMW i3, 기아차 쏘울 EV, 쉐보레 스파크 EV, 르노삼성 SM3 Z.E.보다 늦은 2014년 12월에 제주에서 처음 출시됐다.

나는 3년 전 이맘 때 리프를 처음 타봤다. 뛰어난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인 차로 기억한다.


그 후 3년이 지난 지금, 신형 리프를 만났다. 2박스의 해치백 스타일인 점은 같지만, 구형보다 좀 더 날카로워졌다. 특히 구형은 트렁크 쪽이 라인을 그리며 둥글게 이어지는 형태였는데, 신형은 일반적인 해치백 스타일로 다듬었다.

[임의택의 車車車] 선구자에서 추격자가 된 닛산 리프

대시보드 역시 좀 더 평범해졌다. 구형은 클러스터 위에 보조 클러스터를 단 모습이었지만 신형은 기본 클러스터에 모든 정보를 표시하도록 했다.

파워트레인도 달라졌다. 40㎾h의 신형 배터리와 인버터, 고출력 모터를 조합해 최고출력 110㎾(150마력), 최대토크 32.6㎏·m의 파워를 낸다. 구형 리프의 최고출력 80㎾(109마력), 최대토크 25.9㎏·m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배터리팩의 크기는 구형과 같지만 배터리 셀 구조 개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는 게 닛산 측의 설명이다.

경쟁차 중의 하나인 기아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64㎾h와 39.2㎾h(슬림 패키지), 두 가지 배터리를 얹었고, 최고출력은 각각 204마력, 136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0.3㎏·m로 동일하다.

[임의택의 車車車] 선구자에서 추격자가 된 닛산 리프

리프도 62㎾h 용량 배터리의 ‘리프 플러스’ 모델이 있으나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이 비슷한 모델끼리 비교할 경우, 출력은 리프가 높고 토크는 쏘울 부스터 EV가 높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리프가 231㎞, 쏘울 부스터 EV는 250㎞(64㎾h 버전은 386㎞)다.

구형 리프의 주행거리 132㎞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것이지만, 문제는 경쟁차들의 주행거리가 훨씬 더 길어졌다는 점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406㎞에 이르고, 쉐보레 볼트 EV는 383㎞까지 달릴 수 있다. 국내에 아직 상륙하지 않은 리프 플러스는 361.6㎞(미국 인증 기준)에 이르지만 이 역시 경쟁차보다 열세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관계자는 “한국인 평균 1일 주행거리 30~40㎞를 감안하면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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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방식은 차데모(CHAdeMO)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레이 EV나 구형 쏘울 EV 등도 이 방식을 썼다. 차데모는 급속과 완속 충전 소켓이 분리돼 안전하고,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즉, 차가 충전을 공급받는 것뿐 아니라 주택이나 건물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충전 시간은 50㎾h 급속방식으로 40분(80%까지)이 걸리고 완속 충전은 8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 국가 표준이 DC 콤보 타입으로 정해지면서 차데모 방식의 설 자리는 과거보다 줄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현재 3100여 기의 차데모 충전기가 있어서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순간적인 힘을 나타내는 토크는 비록 쏘울 부스터 EV보다 낮지만, 가속력은 매우 빠르다. 공차중량이 1585㎏에 불과한 데다, 전기차의 특성상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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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e-페달 시스템이다.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과 감속, 정지가 이뤄지는 것. BMW i3와 쉐보레 볼트 EV 등의 경쟁차도 이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리프는 완전한 정지까지 가능하다는 게 차이점이다. 물론 가속 페달 하나로 완전 정차까지 하려면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토션빔 타입. 토션빔 서스펜션은 차지하는 면적이 적어 트렁크 용량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 트렁크 용량은 435ℓ인데, 바닥 높이가 낮아 더 크게 느껴진다. 반면에 좌우 바퀴를 하나의 빔으로 연결하는 타입이어서 요철을 지날 때 차체가 흔들리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앞좌석은 꽤 푹신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인데, 뒷좌석에 앉으면 도로 위의 요철을 지날 때 흔들림이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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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는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전기차로 자동차산업의 새 역사를 열었다. 세월이 흘러 실력이 막강해진 경쟁자들과 대결해야 하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가격을 더 내더라도 주행거리가 긴 모델을 원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리프 플러스의 도입은 시급해 보인다. 반자율 주행시스템인 프로파일럿 어시스트 역시 추가하는 게 좋겠다. 기아 쏘울 부스터 EV, 현대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등이 모두 이 옵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형 리프의 가격은 S가 4190만원, SL이 4830만원이다. 구형 리프는 S가 4590만원, SL이 518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내려간 것이다. 다만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과거보다 줄어서 실제 구매 가격은 구형과 비슷하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뒷좌석 안락성은 떨어진다. 리프 플러스 도입이 시급하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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