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발행일자 | 2019.05.08 01:00
[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SM6 LPe로 인제스피디움을 실컷 달려보세요.”

4월의 끝으로 향해가는 어느 날, 르노삼성자동차 홍보팀이 전해온 내용이다. 귀가 의심스러운 내용이었다. 과연 LPG 차로 서킷 시승행사를 진행한 업체가 있었던가?


물론 LPe 한 가지 차종만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 무단변속기를 단 프라임부터 1.6 TCe 가솔린 터보, 이번에 추가된 LPe 등이 총 출동했다. 이들 가운데 서울에서 출발할 시승차는 무작위로 배정됐는데, 나는 최근에 시승했던 프라임 모델을 받았다.

좋은 기억을 남겼던 프라임 모델은 인제스피디움까지 가는 길에서도 역시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강하게 남겼다. SM6가 처음 나왔을 때 타봤던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폭발적인 가속력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SM6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는 르노삼성 홍보팀 김우성 부장
<SM6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는 르노삼성 홍보팀 김우성 부장>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하자 간단한 LPG 산업에 관련된 브리핑과 서킷 라이선스 교육이 진행됐다. 이번 시승회에는 대부분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참가해 주행실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대신 LPe 모델이 다른 모델들과 같은 흐름을 탈 수 있을지가 내 관심사였다.

르노삼성에서도 바로 이 점을 주목해 LPe 모델이 포함된 짐카나 주행을 마련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가속력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여러 차례 테스트 해본 결과, 예상보다는 LPe 모델의 가속력이 괜찮았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렇게 짧은 거리를 풀 가속으로 달리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나. 짐카나에서 이 정도라면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그 차이가 더 적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첫 번째 서킷 주행 때는 대부분 자신이 타고 온 차를 탔는데, 공교롭게도 내 앞의 차가 바로 LPe 모델이었다. 인스트럭터는 LPe 모델이라고 봐주지 않고 화끈하게 내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서 출발한 LPe 모델과 내가 몬 프라임 모델은 씩씩하게 쫓아갔다. 앞차를 시승한 기자의 실력도 괜찮았지만, LPe 모델이 서킷 주행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몬 프라임 모델도 수동기어를 적극 활용할 경우 서킷을 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내 바로 뒤의 시승자가 어떤 모델을 탔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룸미러의 시야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선도차와 LPe, 프라임 모델 세 차종이 훨씬 빠르게 서킷을 돌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주행에서는 1.6 가솔린 터보 모델을 골랐다. LPe 모델을 타보고 싶긴 했는데, 이미 앞선 주행에서 LPe 모델의 성능을 간접 체험한 덕에 궁금증이 사라져버린 탓이다.

[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1.6 가솔린 터보는 역시 출력과 서스펜션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살짝 단단한 서스펜션 특성은 오히려 서킷에서 유리한 점으로 작용했다. 140마력 가솔린 엔진과는 비교되지 않는 190마력의 터보 엔진 역시 호쾌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이 차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그대로 이동한 덕에 1.6 가솔린 터보의 공도 주행성능을 오랜만에 체크할 기회도 가졌다. SM6는 데뷔 초기에 토션빔의 일종인 AM링크 리어 서스펜션이 논란의 중심에 오른 적이 있었다. 멀티링크에 비해 승차감에서 불리하다는 게 주된 지적사항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타본 1.6 가솔린 터보는 승차감이 꽤 괜찮았다.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을 때는 뒤쪽이 살짝 튀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 때를 빼고는 딱히 단점을 찾기 힘든 서스펜션이었다. 1.6 모델에는 18인치 휠이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두루 잡기에 가장 적당한 사이즈라 생각된다. 17인치는 1.6 엔진의 넘치는 출력을 감당하기에 다소 부족하고, 19인치는 승차감이 좀 튀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드디어(!) LPe 모델을 탔다. LPe 모델은 프라임 모델과 비교할 때 사용 연료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모델이다. 한 가지 큰 차이점은 프라임에서 고를 수 없는 고급 옵션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상위 그레이드의 고급 옵션을 고를 수 없어 아쉬웠던 프라임의 단점을 LPe에서는 찾을 수 없다. SM6의 자랑인 S링크 패키지(118만1415원), 나파가죽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69만30원),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69만30원) 등을 모두 고를 수 있다.

LPe 모델은 LPG 차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속이 돋보였다. 특히 고속에서 순항할 때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쭉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이 기분은 LPG 차를 많이 몰아본 이들이라면 바로 알아챌 수 있다.

LPe 모델의 인증 연비는 16인치 기준으로 도심 8.2㎞/ℓ, 고속도로 11.0㎞/ℓ, 복합 9.3㎞/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고속도로에서 12.0㎞/ℓ를 찍었다. 도심 구간을 포함해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는 10.5㎞/ℓ를 찍었는데, 이 역시 괜찮은 수준이었다.

[시승기] 금기를 깨고 편견에 도전한 르노삼성 SM6 LPe

일반고객 대상 판매가격은 SE 트림 2477만8350원, LE 트림 2681만7075원, RE 트림 2911만7175원이다. 동일 배기량의 가솔린 모델 GDe 대비 트림에 따라 약 130만원~150만원가량 낮은 가격대다.

LPG 연료는 경유차에 비해 특히 질소산화물(NOx)과 분진(PM) 배출량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연료다.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LPG 차의 사용이 더 필요하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LPG 차 사용이 폐지된 주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정숙성과 부드러움, 경제성, 친환경성을 지닌 차를 찾고 있다면 SM6 LPe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인제=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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