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 전년 比 판매 67.3% ↓…이지홍 대표 리더십 ‘흔들’

발행일자 | 2020.11.30 09:44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

혼다코리아의 판매부진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10월까지 7262대를 팔았던 혼다는 올해 같은 기간 동안 2378대 판매에 그쳤다. 이 기간 동안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1.5ℓ 715대, 어코드 2.0ℓ 38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922대, CR-V 293대, 시빅 스포츠 32대, 오딧세이 244대, HR-V 134대를 판매했으며, 파일럿은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대형 SUV 판매를 크게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파일럿은 2019년에 1251대가 팔린 히트 차종이다. 혼다코리아에서는 어코드, CR-V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한 중심 모델이기도 하다. 이런 파일럿의 판매가 중단된 것이 혼다코리아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혼다코리아는 최근 뒤늦게 2021년형 파일럿을 내놓고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혼다코리아는 2019년 6월 14일자로 이지홍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을 다진 바 있다. 판매 목표는 1만1000대로 설정하면서 ‘1만대 클럽’ 복귀를 노렸다.

이지홍 대표는 지난해 6월 25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첫 간담회에서 “혼다코리아에 ‘HOT’라는 말이 있다. ‘Heart Of Truth’의 약자로서 고객을 대할 때 항상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자라는 혼다의 마음가짐”이라면서 “기자들과도 진실한 마음으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지홍 대표는 이후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기자들을 만나지 않았다.

정우영 전임 사장
<정우영 전임 사장>

반면 전임 정우영 사장은 2017년 ‘녹 사태’가 일어났을 때 미국 공장에서의 제조과정부터 한국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조사하는 한편, 해당 차종을 보유한 각 고객들에게 약 190만원의 혜택을 주는 등 총 260억원에 해당하는 서비스 제공을 발표하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

이 같은 차이는 회사 지분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우영 사장은 1976년 기아기연에 입사해 2000년 대림자동차공업 대표에 취임한 이후, 2003년 혼다코리아 대표에 오르면서 혼다코리아의 지분을 일부 소유한 바 있다(퇴임 때 지분 전량 매각). 그러나 이지홍 대표는 2002년 혼다코리아에 입사한 이후 18년 동안 근무한 ‘혼다맨’이지만 지분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이지홍 대표의 정확한 임기도 알려진 바가 없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나도 정확한 임기를 모르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혼다코리아의 부진은 올해 한국 시장을 덮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다른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의 경우 43.3% 포인트 감소했고, 렉서스는 39.2%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혼다코리아는 67.3% 포인트나 줄어들면서 감소율이 유독 두드려진다. 혼다코리아의 판매 감소율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인피니티의 감소율(-67.6% 포인트)과 비슷하다. 혼다코리아의 철수설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혼다의 제품력은 1990년대가 절정이었다. 이 당시 지금도 회자되는 NSX를 비롯해 CR-X 델솔, 6세대 어코드 등이 나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면서 “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나오는 제품들은 너무 평범해 특별한 매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혼다가 올해 10개월 동안 판매한 차는 2378대로, 철수를 앞둔 한국닛산(인피니티 포함)의 9개월 판매량 2443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혼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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