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WRC팀, 3년 연속 제조사 챔피언 노린다

발행일자 | 2021.01.26 12:03
슈테판 헨리히 마케팅&PR 총 책임자
<슈테판 헨리히 마케팅&PR 총 책임자>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제조사 챔피언 타이틀이다. 올해도 이뤄내 해트트릭(3연패)를 노릴 것이다.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드라이버 오트 타낙과 티에리 누빌이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 챔피언도 획득하게 된다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슈테판 헨리히 현대차 독일 모터스포츠법인 마케팅&PR 총 책임자의 말이다. 그는 지난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 중 올해 드라이버 챔피언 획득 전략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그는 “현대차는 2012년에 WRC 복귀 계획을 세우고 모든 것을 ‘제로(0)’부터 시작했다. 이후 7년 동안 선수, 스텝의 큰 변화 없이 똘똘 뭉쳐서 계속 팀을 보완해나갔다. 이것이 지난 2년 동안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산이 이어져 올해도 더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는 것.


지난해 현대 랠리팀은 티에리 누빌과 다니 소르도, 세바스티앙 롭, 크레이그 브린의 라인업에 2019 드라이버 챔피언인 오트 타낙을 합류시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세바스티앙 롭은 “현대차는 제조사 챔피언뿐 아니라 드라이버 챔피언도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드라이버 챔피언은 토요타 가주레이싱에 양보해야 했다.

현대 WRC팀, 3년 연속 제조사 챔피언 노린다

지난 21~24일 열린 2021 WRC 개막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는 초반 선두를 달리다가 토요타 가주레이싱팀에게 추월당한 후 제조사 부문 2위로 내려앉았다. 현재 토요타의 팀 포인트는 52점, 현대는 30점이다. 헨리히 총 책임은 “공식 타이어가 미쉐린에서 피렐리로 바뀌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 피렐리가 제공한 타이어는 네 종류다. P제로 소프트, P제로 슈퍼소프트, 소토제로 스노우, 소토제로 스노우(스터드 장착) 등이 그것이다. 참가팀들은 이 공식 타이어 중에 각 코스에 맞는 타이어를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장착한다.

사실 피렐리는 F1 공식 타이어로 지정된 이후 많은 드라이버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타이어다. 경기 중 타이어가 파손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공식 타이어를 바꿔달라는 레이싱 드라이버도 있었다. 이번 개막전에서는 현대팀의 오트 타낙이 SS(스페셜 스테이지)9에서 조수석 뒷바퀴가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변수는 또 있다. 티에리 누빌이 지난 10년 동안 호흡을 맞춘 코 드라이버 니콜라스 질술이 떠나자 그 자리를 마틴 비데거가 메운 것. 둘의 호흡이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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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슈테판 헨리히는 “곧 엘란트라(아반떼) TCR 경주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ETCR(Electric Touring Car Racing) 테스트는 2019년에 마치고 지난해에 시즌을 대비했으나 코로나 사태 때문에 시작하지 못했다. ETCR은 내연기관 대신 순수하게 전기모터로 작동하는데, 그동안 여러 트랙에서 수천㎞를 테스트했다. 곧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행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ETCR 경주차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충전 시스템, 통제 모듈을 WAE(Williams Advanced Engineering)에서 공급 받는다. 그래서 모든 팀은 평균출력 300㎾(402마력), 최고출력 500㎾(671마력)인 전기모터와 65㎾(800V) 용량의 배터리, 뒷바퀴 굴림 구동계를 사용한다. 섀시나 차체는 제조사 고유의 기술이 쓰이므로 이 시스템을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 현대팀은 출전팀 중 최초로 벨로스터 N ETCR 경주차에 시스템 통합을 진행해 영국 그레이트 튜 서킷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문제점이 없음을 확인했다.

현대 WRC팀, 3년 연속 제조사 챔피언 노린다

한편 앞서 HMG 저널과 인터뷰를 가진 노승욱 법인장은 “올해는 2022년부터 WRC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앞서 현행 WRC 경주차로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다. 그런 만큼 각 팀의 경주차 성능이 최고조에 이르며 매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올해 일정에는 크로아티아, 케냐, 일본의 3개 라운드가 새로운 이벤트로 추가됐다. 노 법인장은 “새로운 장소에 대한 사전 분석을 준비해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까지 오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FIA(국제자동차연맹)는 3년마다 공표하는 규정에 맞춰 WRC 경주차의 개발, 경기 참가를 위한 인증 과정을 거친다. 박태완 연구원은 “2022년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HMSG는 이에 맞춰 신형 i20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주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대차 팀은 차체에 현재의 롤케이지를 더욱 강건화하는 개념의 튜블러 섀시 프레임 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주차는 더욱 안전하며 극한의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골격을 제공할 수 있다. 서스펜션의 경우 그동안 다양한 노면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경량화를 위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과 같은 복합소재를 차체와 도어 등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경량화와 함께 무게중심을 낮춤으로써 주행 성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WRC팀, 3년 연속 제조사 챔피언 노린다

황인구 연구원은 2022년부터 WRC 경주차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FIA의 규정에 따라 2022년부터 3년간 모든 제조사는 독일 콤팩트 다이내믹스社가 공급하는 동일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WRC를 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면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엔진·모터·배터리 제어를 최적화해야 한다. 모터와 배터리 제어기는 제작업체에서 공급하지만, HCU(하이브리드 컨트롤 유닛)와 기존 ECU(엔진 컨트롤 유닛) 간의 제어 로직은 새로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HMSG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과 협업해 엔진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슈테판 헨리히는 내년도에 뛸 경주차의 22개 테스트카 중 1~2개의 프로토 타입을 완성하고 나머지는 개별 테스트에 활용할 것“이라면서 ”이제 데이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고 곧 세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WRC는 총 12차례 열리는데, 다음 경기는 스웨덴 랠리를 대신해 처음으로 열리는 핀란드 북극 랠리(2월 26~28일)다. 여기서 현대 월드랠리팀이 어떤 반격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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