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오페라] ‘아이다’ 베르디의 진하면서도 애절한 정서를 표현한 발레 안무

발행일자 | 2021.05.16 11:03

글로리아오페라단 창단 30주년 기념 오페라 <아이다(AIDA)>가 5월 7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2021 제1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예술총감독 양수화, 지휘 Carlo Palleschi, 연출 최이순, 안무 김순정이 참여했다.
 
이번 <아이다>는 발레 안무가 스토리텔링에 맞춰 디테일하게 펼쳐져, 정서의 공감과 감정의 고조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르디의 진하면서도 애절한 정서가 발레 안무로 승화됐기에, 관객은 더 자연스럽게 몰입해 감정이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 <아이다>의 스케일에 맞는 장엄하면서도 절절한 노래와 연기를 보여준 소프라노 조선형, 테너 김재형, 바리톤 한명원
 
오페라 <아이다>는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을 기념해 건축된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위해 베르디에게 위촉된 작품이다. 처음에 이집트 정부의 엄청난 재정적 뒷받침을 받으며 만들어진 만큼 정말 큰 스케일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연 성악가의 표현에 따라 감동의 크기는 엄청나게 증가할 수 있다.
 
<아이다> 마지막 날 공연에서 조선형(아이다 역)은 김재형(라마데스 역)과 마음 아프면서도 달달한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고, 한명원(아모나스로 역)과는 애정과 갈등의 양면을 실감 나게 전달했다.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바리톤 한명원은 목소리와 연기로 중심을 잡아 관객이 주된 정서에 계속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김재형은 서로 갈등이 깊어지며 언성이 높아질 때도 테너의 부드러움을 함께 전달해 <아이다>를 더욱 장엄하면서도 절절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고음으로의 도약을 순식간에 구현하는 조선형은 관객을 순간 몰입하게 만드는데 탁월했다.
 
◇ 베르디의 진하면서도 애절한 정서를 표현한 김순정발레단의 발레 안무
 
이번 <아이다>는 발레가 이야기의 정서를 쌓아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성악가들 사이에서 안무가 펼쳐지기도 했고, 무대 맨 앞에서 안무가 이뤄지기도 했는데, 팔과 다리를 비롯한 온몸을 길게 표현해 스케일 있으면서도 확장된 표현이 가능한 발레 안무의 장점이 잘 활용됐다.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천천히 움직일 때도 동작이 크고 시원시원하게 보였기 때문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큰 무대에서도 안무가 표현하려는 정서가 잘 전달됐다. 극의 상황에 맞춰 카리스마와 예술성을 발휘하는 등 안무가 김순정과 김순정발레단의 디테일한 표현도 주목됐다.
 
안무가 작품에 동적 역동성 부여했다고 볼 수 있는데, 느리고 빠른 동적 정서를 장면에 맞춰 표현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느껴졌다. <아이다>가 자랑하는 장엄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를 발레 안무가 더욱 채웠고 볼 수 있는데, 작곡가 베르디의 진하면서도 애절한 정서가 발레 안무를 통해 시각적으로 더욱 명료하게 표현됐다는 점이 감동적이다.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아이다’ 공연사진. 사진=글로리아오페라단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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