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주차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각종 도심형 운전자 편의 시스템(ADAS)에 더해 영상 기반 센서 퓨전을 통한 기술의 진보로 궁극의 자율주차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MPS·Mobis Parking System)의 성능 개선 버전인 ‘MPS 1.0P(프리미엄)’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기술에 주차제어 신기술과 핵심 요소기술을 더해, 상품성을 높여 고성능 주차제어 분야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는 업계 평가다.
이 기술의 대표적인 기능은 ‘메모리 주차 지원(MPA:Memory Parking Assist)’이다. 운전자가 경로 학습 모드로 주차를 실행하면 차량이 이를 스스로 학습해, 다음부터는 해당 주차공간에서 운전자가 원터치 조작만으로 자율주차가 가능하다.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의 핵심은 영상기반의 센서 퓨전에 있다. 초음파 센서와 SVM(Surround View Monitor) 카메라를 융합했다. 이를 통해 얻은 정보로 차량의 위치측정과 지도생성을 동시에 하는 첨단 기술도 적용했다. 로봇공학에서 유래한 이러한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여, 100m에 이르는 저장 거리를 지원하는 주행 보조 기능을 구현했다.
이 기술은 지정 주차구역이나 개인 차고지 등이 상대적으로 일반화돼 있는 유럽이나 중국 등에서 특히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리 학습된 주행 경로를 바탕으로 동일한 장소에 원격 주차가 가능해져 주차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고가의 레이더, 라이더 센서 없이 초음파와 SVM 카메라만으로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을 구현했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 이에 글로벌 수주뿐 아니라 일반 차량에 대한 빠른 대중화도 기대된다.
MPS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인 ‘원격 자동주차시스템(RSPA)’도 업그레이드됐다. 이미 여러 양산차에 적용된 기존의 RSPA는 초음파 센서로 주차공간을 인식해,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버튼 하나로 직각 및 평행주차 등을 지원한다. 다만 초음파가 인지할 대상이 필요해 주차공간 주변에 다른 차량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영상기반 센서 퓨전을 통해, RSPA 2 버전에 주차선 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주변에 차량이 없는 주차공간에서도 주차선을 인식해 자율주차를 지원한다. 현대모비스의 이 기술은 최근 기아가 출시한 전기차량인 SUV EV9을 비롯해 G90, GV60, 아이오닉6 등에 적용돼 대중에 선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 개발 성과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오토센스(AutoSens) 콘퍼런스’에서 ‘차량주차 혁신의 미래’란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에게 설명한다. ADAS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이 콘퍼런스는 19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완전 무인 자율주차(AVP·Auto Valet Parking) 수준까지 연구개발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크랩 주행, 제로턴 시연으로 주목받은 ‘e-코너 시스템’ 등 도심형 자율주행 신기술을 잇달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도를 위한 청사진을 현실화하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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