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반전 웃음을 안겼다.
9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 1109회에서는 '아는 노래' 나현영부터 '데프콘 썸 어때요' 안영미까지 존재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일요일 밤의 웃음 사냥꾼으로 활약했다.
'아는 노래'는 국민 응원가인 유정석의 '질풍가도'를 재해석했다. 이날의 주인공 나현영은 결혼 후 자신의 이름을 잊은 채 정신없이 집안일에만 몰두하는 가정주부로 살고 있었다. 그는 경력직으로 다시 항공사 승무원이 되길 원했으나,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나현영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준 것은 시아버지 송필근과 딸이었다. 그는 두 사람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다짐했다. 코너 말미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다시 등장한 나현영은 '질풍가도'를 열창했고, 그의 노래는 잠시 쉬고 있는 이들에게 큰 용기를 줬다.
'데프콘 썸 어때요'에는 개그맨 안영미가 출연해 무대를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떡볶이 잘하는 포차 이모'로 등장한 안영미는 "나 오늘 장사 안 해"라는 대사와 특유의 몸짓으로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안영미의 '19금 개그'는 이날 본 방송에서 거의 전파를 타지 못했다. 제작진은 무삭제 풀버전을 '개그콘서트' 공식 유튜브에서 공개한다고 자막으로 공지했다. 그런데 안영미의 '19금 개그'는 한번이 아니었고, 제작진은 안영미의 폭주에 "무삭제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라고 자막을 달아 재미를 더했다.
'믿는 우리 새끼'에선 이제 막 교도소에서 출소한 손자 홍순목을 향한 할머니 김진곤의 선입견이 폭소를 불렀다. 김병욱은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누가 자꾸 서리해간다고 토로했고, 그때 마침 홍순목이 수박을 들고 나타났다. 김진곤은 홍순목을 타박하고, 김병욱에게 수박값을 물어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김병욱은 "저 딸기 농사지어요"라고 말했고, 홍순목을 의심해 미안한 민망한 상황이 연출돼 웃음을 자아냈다.
이밖에 이날 '개그콘서트'에서는 '나숙이', '오스트랄로삐꾸스', '황해2025', '이토록 친절한 연애', '해바라기 포장마차', '참관수업', '소통왕 말자 할매' 등 다양한 코너들이 참신한 설정과 예상치 못한 유머 코드로 끊임없는 웃음을 만들어냈다.
강미경 기자 (mkk94@rpm9.com)
© 2025 rpm9.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