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제10회는 부국산업 대표 김홍파(강유택 역)이 살인을 당한 후 급격하게 질주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나지막하게 전달한 이야기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지니는지를 ‘귓속말’은 보여주고 있는데, 드라마 제목이 얼마나 크게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 질 싸움은 하지 않는다
‘귓속말’ 제9회 방송에서는 “무너져야 할 것들과 싸울 수 있을까?”라는 말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며 옆에 있는 게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위험 옆에 있으면 보상도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었다.
‘귓속말’은 제10회 방송까지 진행해오면서 질 싸움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말도 안 될 것 같은 상황에 대해 시청자들이 용납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개연성을 부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귓속말’의 후반부 스토리텔링 중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선택을 하면 다른 하나를 잃게 되는 딜레마를 만들어 반전에 반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법률회사 태백의 대표인 김갑수(최일환 역)를 잡으려면 권율(강정일 역)이 빠져나가게 되고, 권율을 잡으려고 하니 김갑수는 잡을 수 없도록 스토리텔링을 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보영(신영주 역)이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법에 대해 직구를 날린 점 또한 주목된다. “원칙대로 한다. 내가 목격한 것을 세상 사람들도 목격하게 한다.”라는 이보영의 멘트는 복잡하게 얽혀있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귓속말’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이보영은 피의자로 의심을 받으면서도 119 구급대원의 옷을 입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아버지의 손을 잡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사건 위주로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피로해질 수 있을 때 작은 감동을 줬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 나지막하게 전달한 이야기가 가진 파급력
‘귓속말’ 제10회에서는 권율이 “나도 귓속말이 들리네”라고 하면서 이상윤(이동준 역)의 귀에다 대고 “포기해”라고 말했다. 제8회 방송에서 “강정일 팀장, 조심해”라고 이보영이 박세영에게 한 말은 근본을 흔드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지의 이전 리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내면 표현과 메시지 전달에 나지막하게 전달한 이야기가 얼마나 큰 파급력과 파괴력을 가지는지 알려준다.
제9회 방송에서도 “백상구는 믿지 마”라고 이상윤이 박세영(최수연 역)에게 한 말과 “강정일씨는 연인도 버린 사람이에요”라고 조달환(조경호 역)에게 이상윤이 한 말 또한 같은 톤을 유지한다.
◇ 끝까지 몰리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귓속말’에서 반전에 반전이 이뤄지는 순간은 한 쪽이 끝까지 몰려있을 때인 경우가 많다. 강유택에 의해 이제 모든 것을 잃게 된 김갑수는 강유택을 살인하게 되고, 과격하게 질주하기 시작한 ‘귓속말’은 이제 매회 파국에 치달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하게 만든다.
극한에 몰린 상대방이 극적인 반전을 꾀하며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이보영과 이상윤이 어떤 마음을 교감하며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될지 동료로 발전할지 연인의 모습까지 보여줄지도 ‘귓속말’ 후반부를 보는 재미를 높여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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