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인터뷰] ‘살롱 드 아산’ 한국 블루스의 거장, 대중 음악사의 거목, 신촌 블루스 엄인호를 만나다

발행일자 | 2017.07.09 21:56

‘살롱 드 아산’은 2016년 7월 6일 첫 공연을 시작할 당시에는 대구의 대표 포크 뮤지션 호우와 김마스타 소극장 떼아뜨로 분도의 김호진 대표가 ‘서울에서 대구는 298km’라는 타이틀로 진행하던 소규모 공연이 모티브가 되어 ‘서울에서 대구 그리고 아산은 408km’라는 이름으로 아산 포크 페스티벌의 프리 이벤트 성격으로 진행됐던 공연이다.

2017년 6월 아산에서 6회 째를 맞이하며 아산 시민들과 보다 가까워지기 위해 공연 타이틀을 “살롱 드 아산”으로 변경했고 그동안 호우, 김마스타, 이윤찬, 정밀아, 이정아, 하파데이, 지역 뮤지션인 박재우 등이 멋진 연주와 노래를 선사해 왔다.

신촌블루스 엄인호에게는 리허설도 마치 공연처럼 진지하다. 장난스런 아이 같다가도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하면 끝을 알 수 없는 그의 세계가 펼쳐진다.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신촌블루스 엄인호에게는 리허설도 마치 공연처럼 진지하다. 장난스런 아이 같다가도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하면 끝을 알 수 없는 그의 세계가 펼쳐진다.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제7회를 맞이하는 7월 22일 공연에는 한국 블루스계의 거장이며 대중 음악사의 거목인 신촌블루스 엄인호가 후배인 김마스타와 함께 무대에서 짙은 감성의 블루스 곡을 연주하고 노래 할 계획이다.

낯선 곳에서 소도시의 공연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후배인 큐리어스 뮤직 피플의 강승우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출연을 수락했다고 한다. 그의 음악적 행보가 언제 어디까지 계속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김마스타와 잔다리 잼 공연 전.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김마스타와 잔다리 잼 공연 전.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이하 신촌블루스 엄인호와의 일문일답

◇ 신촌블루스 엄인호, 그는 누구인가?

- 본인소개를 부탁드린다

1986년도에 이정선, 김현식, 한영애 등과 신촌블루스를 만들고 여러 노래들을 작사, 작곡, 연주하며 노래한 기타리스트 엄인호가 나다. 많은 대중들은 ‘아쉬움’이라는 곡과 나를 매칭시키고는 한다(웃음).

지치지 않는 뮤지션의 모습. 젊은 후배, 동료들과 끊임없는 공연.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지치지 않는 뮤지션의 모습. 젊은 후배, 동료들과 끊임없는 공연.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그럼 그 유명한 신촌블루스는?

신촌블루스는 한영애, 이정선, 이광조, 김현식, 이은미 등 신인이 아닌 이미 준비된 경지에 오른 가수들이 함께 했고 일반적으로 접하던 포크와는 다른 블루지하고 보컬리스트들의 대단한 가창력이 뒷받침 돼 송골매 또는 다른 밴드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는 다른 가수들의 음악과 많이 달라서 충격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아마 한국에서는 최초의 블루스 밴드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최초의 프로젝트 밴드(포크와 블루스를 결합한 장르)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신촌블루스와 함께 활동했던 가수들은 세상을 떠난 김현식을 비롯해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 하는 가수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창기네 먹고 마시는 공연’ 연주.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창기네 먹고 마시는 공연’ 연주.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엄인호가 바라보는 블루스, 한국적 정서를 담은 블루스

-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스 연주자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의 음악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나의 음악이라... 쉽게 이야기 하자면 후배들이 많아졌지만(내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블루스는 흑인들의 힘들었던 역사와 한이 서리고 소울이 담긴 음악이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해 흉내 내고 카피하는 것은 기타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좋은 공부일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 그들의 블루스에 억지로 전혀 한국적이거나 정서가 담기지 않은 가사를 붙이고 연주하며 노래하는 것은 나로서는, 여전히 별 감흥도 없고 블루스로써의 그것을 느끼기 힘들다.

억지로 미국의 블루스에 한국 가사를 붙이며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런 음악을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는 연주자들을 보노라면 허탈하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하다.

한국 블루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아끼는 후배 김마스타와 함께.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한국 블루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아끼는 후배 김마스타와 함께.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그럼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는 블루스는 어떤 곡이 있을까?

블루스는 그들의 음악이지만 블루스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으려면 한국인의 정서에 어울리는 가사와 멜로디가 적절히 담긴 우리만의 곡이 필요하다. ‘루씰’, ‘건널 수 없는 강’, ‘골목길’, ‘아쉬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떠나가 버렸네’ 등의 곡들이 한국적 블루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연주 능력도 좋아야 하지만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블루스의 리듬이나 멜로디가 대중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호우 프렌즈와 신년 공연 즉석 잼.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호우 프렌즈와 신년 공연 즉석 잼.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신촌블루스, 그들은 지금 어디에?

- 신촌블루스 출신의 대단한 가수들이 많은데 현재 신촌 블루스의 근황은?

최근 국내 음악과 공연은 아이돌, 뮤지컬 등 경제적으로 파급 효과가 있는 뮤지션들에게만 대형 기획사 또는 공연 기획자들이 붙는다. 2016년 신촌 블루스 데뷔 30주년 공연 때는 이정선, 이광조 등과 같이 했지만 올드 팬들이 많지 않아 속이 상했다. 팬들의 연령 때문인지 공연과 음악에 대해 많이 소원하다.

현재는 여성 보컬 제니스, 결혼으로 잠시 쉬었던 강성희(여성 보컬), 30대 초반의 남성 보컬 김상우 등의 라인업으로 새롭고 젊은 뮤지션들과 함께 클럽과 소극장 공연을 위주로 하고 있다.

내년이 나의 데뷔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40주년 기념으로 원년 멤버들과 전국 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스스로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촌블루스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 무대.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신촌블루스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 무대.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왕성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엄인호, 현재와 그가 꿈꾸는 미래

- 올해로 나이가 66세인데 지금도 홍대와 신촌 등 다양한 곳에서 많은 공연을 하고 있다.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간단하다. 결국은 내 천직이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요즘 추세의 음악을 흉내 낼 수 는 없겠지만 후배들과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저 즐겁다. 내가 칠 수 있는 때까지 기타를 연주 할 생각이다.

후배 뮤지션들과 12회 연속 공연 중 연주하는 엄인호.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후배 뮤지션들과 12회 연속 공연 중 연주하는 엄인호. 사진=큐리어스 뮤직 피플 제공>

- 본인의 향후 계획은?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은?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고, 한국에서는 위에 말했다시피 신촌블루스의 원년 멤버들과 함께 투어 공연을 하며 라이브 실황 음원을 발표하고 싶다. 그렇지만 함께 하는 가수들은 스튜디오에서 더 멋진 노래로 녹음하고 싶어 할 것이다. 마지막 정열을 닮아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다. 대중들께서도 한국의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그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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