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VTEC(Valve Timing Electronic Control)
잘 알려진 것처럼 VVT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1989년에 나온 혼다의 VTEC이다. 첫 자동차용 VTEC은 인테그라와 CRX, 시빅 등에 사용된 B16A 엔진이었고 차후 NSX의 C30A에도 얹혔다. NSX의 C30A는 미국에서 판매된 첫 VTEC이었으며 저배기량의 양산 자연흡기 엔진으로서 리터당 100마력을 발휘하는 것은 혼다만의 장기였다.
혼다의 VTEC은 2개의 캠샤프트로 각기 다른 타이밍과 리프트를 만든다. 일반적으로 4,500 rpm 이하에서는 저속 캠이, 그 이상에서는 고속 캠이 밸브를 구동한다. 요즘처럼 지속적으로 밸브 타이밍이 가변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영역으로만 구분되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의 VETC은 고속 캠으로 변환 시 출력 변화가 터보처럼 급작스러워 일반적인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위화감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물론 대중적인 자연흡기 엔진 리터당 100마력을 달성한 것은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 S2000에 쓰인 VTEC은 최대 회전수가 9천 rpm까지 치솟고 이는 레이싱 엔진에 쓰이는 캠샤프트의 프로필과 필적하는 것이다.
혼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작동의 세련미가 더해진 2 스테이지 VTEC를 내놓았다. 하나 이상의 캠을 체인징하는 VVT로서는 가장 출력이 높고 이런 방식을 쓰는 엔진은 혼다 VTEC을 비롯해 미쓰비시의 MIVEC, 닛산의 네오 VVL 등이다.
혼다의 3 스테이지 VTEC은 내수용 시빅의 SOHC 엔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3 스테이지 VTEC은 3개의 캠샤프트를 이용해 3가지의 타이밍과 리프트를 구현한 시스템이다. 3개의 캠은 빠른 타이밍과 높은 리프트의 중속 캠이 추가된 것. 중속 캠은 사이즈도 가장 크다. 헤드 우측에 마련된 캠은 느린 타이밍에 미디움 리프트, 좌측 캠은 느린 타이밍에 낮은 리프트로 세팅이 된다. 즉 전영역에서의 토크 증대를 위한 기술이다.
닛산의 Neo VVL은 혼다와 비슷하지만 좌측과 우측의 캠은 프로필이 동일하다. 저속에서 양 록커 암은 독자적으로 타이밍을 만들고 고속에서는 3개의 록커 암이 연결되면서 빠른 타이밍과 높은 리프트를 만든다.
혼다의 VTEC 이후 다양한 방식의 VVT가 선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캠 페이징 방식의 VVT이다. 즉, 혼다의 VTEC처럼 여러 개의 캠으로 타이밍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캠 샤프트를 가변 구동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구조가 간단하고 코스트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기본 원리는 캠샤프트의 앵글 변화로 다른 밸브 타이밍을 구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회전에서는 캠의 프로파일이 30도 높아지면서 흡기 밸브가 열리는 타이밍이 빨라진다. 이는 엔진 회전수에 따라 EMS가 결정을 하며 구동은 유압 밸브 기어가 맡는다. 캠페이징 VVT는 밸브의 열림 정도만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 시기도 조절한다. 캠 체인징 방식 보다 밸브 리프트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VVT 중에서는 가장 구조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각 캠샤프트를 하나의 유압 액츄에이터가 구동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캠 페이징 VVT는 고정된 2, 3개의 앵글을 갖고 있다. 움직임의 폭은 엔진 회전수에 따라 0~30도 사이이다. VTEC처럼 고회전의 파워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지만 토크 상승이 보다 부드럽다. 캠 페이징 방식은 거의 대부분의 메이커가 채용하고 있다.
BMW가 자랑하는 더블 바노스 역시 캠 페이징 방식이다. 더블 바노스는 흡배기 밸브 모두에 적용되며 흡기와 배기 밸브가 동시에 열리는 오버랩 시간을 더욱 길게 가져갈 수 있어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BMW의 자연흡기 엔진이 동급에서 가장 높은 리터당 출력을 달성한 이유 중 하나이다. E46 M3에 적용된 더블 바노스 시스템은 흡기 캠은 최대 40도, 배기 캠은 최대 25도까지 프로파일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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