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발행일자 | 2010.07.15 19:57

1이라는 숫자 때문에 손해를 본다? X1은 분명히 그렇다. 20d가 아닌 23d라면 더욱 그렇고. 커다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내세운 외모는 형님 X3도 상대하기 벅찰 정도로 당당하며, 204마력까지 뽑아낸 엔진도 수준급이다.

글 / 박세황 (www.rpm9.com 객원기자)


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팀장)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브랜딩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BMW의 X시리즈도 마찬가지. 보통의 기준으로 본다면 SUV 카테고리에 담아야 마땅한데도 굳이 SAV(Sports Activity Vehicle)란 말을 만들어 홍보에 열을 올린다. ‘우리가 만든 제품은 다른 것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모양이다.

X1에 대한 첫인상? 형 뺨칠 정도로 당돌하다. 왜 있지 않은가. 형보다 공부 잘하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으며, 잘생기기까지 한 동생. 곧 새 모델로 거듭날(심히 걱정되지만 반드시 거듭나야 한다) X3을 곁에 두고 비교하면 더 그렇다.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쌍꺼풀 수술한 커다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7시리즈에서 가져온 듯 닮았다. 비록 X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엔트리 모델에서 기함의 유전자가 느껴진다는 게 의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BMW의 디자인 행태(?)를 떠올리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길이×너비×높이가 4,454×1,798×1,545mm로 X3와 비교해 131mm 낮고 3시리즈 세단(1421mm)보단 124mm 높다. 프로포션 상으로는 BMW가 주장하는 SAV에 걸맞은 자태다. 이제야 X시리즈에 SAV 딱지를 붙일 만한 모델이 등장한 게다. 내년에 아우디 Q3이 데뷔할 때까지는 딱히 경쟁모델이 없어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에 들어온 모델 중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4,427×1,809×1,683mm)과 비슷한 몸집이다.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높이만 놓고 본다면 푸조 308SW(1,550mm)보다도 낮으니 높이 제한이 있는 ‘SUV 출입금지’ 주차장을 대부분 무사통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혹 자동세차장에서 SUV 요금을 받을 라 칠 때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있으니 X1과 다른 SUV 한두 대의 높이 정도는 머릿속에 외워 두시라.

시각적으로 보닛이 길어 보이긴 해도 비율을 망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도톰하게 오른 앞뒤 펜더 덕분에 전체적으로 섹시한 라인을 뽐낸다. 20d 시승 때 볼 수 없었던 루프랙은 로커패널에 붙은 은빛 액세서리와 더불어 조화롭다.

다만 18인치 휠과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휠 하우스가 벙 떠 보이는 것은 아쉽다. 오프로드 지향형의 SUV가 아님에도 그리 보이는 것은 윗급의 X시리즈와 같은 디자인을 억지로 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난하게 원형으로 디자인 했더라면 조금 더 다부진 모습이었을 게 분명하지만 이것 또한 BMW X시리즈만의 매력으로 떠안을 수 있는 부분이다.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23d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디젤에 트윈터보를 붙여 204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배기량과 압축비(16.5)는 20d와 갖지만 터보방식과 ECU 세팅 값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여 윗급으로 자리매김했다.

깊숙한 시트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나지막이 진동과 소음이 느껴진다. 예상대로 아랫급인 20d는 물론이고 최근에 등장한 경쟁모델들과 비교해 그리 조용한 편이 아니다.

6단 자동기어의 변속비도 20d(5.14/ 2.83/ 1.80/ 1.26/ 1.00/ 0.83, R 4.64)와는 조금 다르다. 1~6단 순서대로 4.17/ 2.34/ 1.52/ 1.14/ 0.87/ 0.69에 후진 기어비는 3.40. 대신 종감속비가 2.79에서 3.64로 커졌다. 기어비 X 종감속비의 조합으로 볼 때 가속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이론적으로 고개를 끄떡인 후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증명이라도 하듯 몸은 뒤로 차체는 앞으로 튀어나간다. 제원상 제로백이 7.3초로, 20d(8.4초)보다 1초 이상 빠르다는 것이 입증된다. 풀 가속시 기어변속 시점은 모드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다. D 모드와 DS 모드, 수동 모드는 각각 4,700, 4,800, 5,000 rpm에서 기어변속이 이뤄진다. 생각보다 D 모드와 DS 모드의 차이가 크진 않다.

시속 100km 크루징 상태에서는 6단 1,900rpm, 5단 2,400rpm, 4단 3,200rpm, 3단 4,400rpm을 유지한다. 풍절음과 바닥소음은 -프리미엄 브랜드란 생각만 떨치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수준이다. 무게가 20kg정도 늘었지만 코너링 시 차체의 움직임엔 큰 영향이 없다. 오히려 엔진 출력에 맞춰 하체를 다잡은 듯 20d보다 돌아나가는 느낌이 좋다. 높이를 키운 변종 치곤 핸들링이 예리하지만, 서스펜션은 딱딱하기만 할뿐 프리미엄 브랜드가 지녀야할 진중한 맛이 살짝 빠진 것이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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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6km를 시승한 후 평균 연비는 10.0km/L를 기록했다. 평균시속이 35.0km/h였고 도심의 출퇴근과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60:40 비율이었다. 700km를 달렸던 20d의 평균연비는 10.2km/L. 20d의 평균시속은 26km/h 정도로 23d보다 막히는 도심구간을 더 달렸다지만 두 모델 사이의 체감 연비차이는 크지 않다.

누가 막내래! BMW X1 xDrive23d

23d의 값은 6,160만원으로 20d(5,180)보다 980만원 비싸다. 대신 전동가죽시트와 18인치 휠, 루프 랙, 고급 오디오 스피커, 시프트 패들 등 20d에 빠진 몇몇 장비를 채워 넣었고 소모품관련서비스(BSI) 기간도 더 길다. 무엇보다 20d의 무덤덤한 달리기와 격을 달리하는 성능을 볼 때 X1 오너 중 다수가 20d보다 23d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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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X1 xDrive23d 시승사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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