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오는 1월에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새로운 컨셉트카 KV7을 선보일 예정이다. KV7은 공개된 렌더링에서 뒷문을 위로 열어 올려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위로 열어 올리는 자동차의 문을 일명 ‘걸윙 도어’라고 부른다.
이 걸윙 도어를 가장 먼저 선보인 모델은 1954년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300SL이다. 이 스포츠카는 당시 독특한 튜브 프레임 구조를 채택하여 탁월한 성능을 실현하였는데, 구조 상 일반적인 문을 달 수가 없어 궁리 끝에 문을 위로 여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리고 문을 열고 있는 모습을 정면에서 보면 마치 날개를 펼친 갈매기를 닮았다고 하여 ‘걸윙 도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최초의 걸윙 도어는 구조상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으로 탄생한 것이었던 반면, 이 후 여러 메이커들이 멋을 위해, 그리고 기능을 위해 걸윙 도어를 채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현재까지 걸윙 도어를 지속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브랜드는 람보르기니다. 람보르기니는 1973년 등장한 카운타크 모델 이후 디아블로르 거쳐 무르시엘라고까지 계속해서 걸윙도어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의 도어는 300SL이 채택했던 것과는 구조가 좀 다르다. 300SL은 도어를 옆으로 들어 올린 반면, 람보르기니들은 도어를 뒤에서 앞으로 마치 가위를 벌리듯 들어 올린다. 그래서 이 도어를 일명 ‘씨저(가위) 도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씨저 도어를 채택한 모델로는 부가티 EB 110이 있다.
또 다른 형태로는 과거 메르세데스-벤츠의 300 SLR 경주차의 정통성을 이어 받은 슈퍼카 SLR 멕라렌의 도어를 들 수 있다.
원조 300SL의 경주차 버전인 SLR 역시 300SL과 같은 방식의 걸윙 도어를 채택하고 있지만 신세대 SLR 멕라렌은 도어 힌지를 A필러 위, 아래에 장착해 위로 비스듬히 벌리면서 들어 올리는 구조다.
특이한 것은 오픈카인 로드스터 모델에도 비스듬히 들어 올리는 이 도어를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과거 300SL의 로드스터 버전들은 지붕이 없다보니 걸윙도어를 채택할 수 없었다.
이처럼 비스듬히 들어 올리는 모델은 의외로 많이 있다. 과거 전설적인 슈퍼카 멕라렌 F1이 이 방식을 사용했었고, 멕라렌 최신작 MP4-12C가 그 혈통을 이어 받았다.
페라리 중 유일하게 걸윙도어를 채택한 엔초 페라리도 이 방식을 사용했다. 반면 엔초페라리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마세라티 MC-12는 그냥 옆으로는 여는 방식이다.
이들 외에도 미국의 튜너이자 슈퍼카 메이커 설린이 선보인 S7, 데본 GTX가 이와 같은 방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원조 걸윙 300SL의 정통성을 이어 슈퍼카 SLS AMG도 선보였다. 과거 300SL과 가장 흡사한 구조와 방식으로 도어를 열고 닫는다. 하지만 300SL은 실내로 들어서는 문턱이 높고 넓어 승하차가 극도로 불편했던 반면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SLS AMG는 비교적 얇고 낮은 문턱으로 승하차의 용이성을 대폭 개선했다.
정통 걸윙 방식을 채택한 다른 모델로는 굼퍼트 아폴로도 있다.
지금까지의 이러한 걸윙 도어들은 모두 2도어 쿠페, 혹은 로드스터에 적용되어 왔다. 반면 기아자동차가 선보일 KV7의 경우 앞 문은 일반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 뒷문만 걸윙도어 형태를 채택한 독특한 모델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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