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진행된 쏘나타 터보의 언론 시승행사장에서는 2012년형으로 새로 나온 쏘나타를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2009년 9월 데뷔한 YF쏘나타에 처음으로 외형 손질을 가한 모델이다.
2011년 7월 13일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간 2012년형 쏘나타는 내외관 디자인과 안전, 편의사양을 강화했다. 무엇보다도, 새로 디자인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먼저 눈길을 끈다. YF쏘나타는 데뷔 당시 파격적인 4도어 쿠페형의 날렵한 디자인이 큰 화제였는데, 크롬도금을 전면에 도입한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호불호가 나뉘는 쟁점 중 하나였다. 대중차의 것 치고는 지나치게 과격한 인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항간에는 과도하게 크롬을 적용한 그릴이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어쨌거나, 시장 반응을 반영한 2012년형 쏘나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결 차분해진 인상으로 바뀌었다. 가로 라인을 강조하고 크롬 도금의 면적을 대폭 줄였다. 메이커 측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존 그릴 역시 없애지 않고 터보 모델 전용으로 남겨둔 점이다.
“터보의 강력한 성능을 상징하기 위해 강한 인상의 기존 그릴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인데, 여기에는 뒷얘기가 있다.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할 경우, 남달리 열에 민감한 터보 엔진의 냉각에 충분한 만큼의 통풍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 그릴을 유지하게 됐다는 것. 아울러 ‘고위층의 선호’ 또한 강한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일반쏘나타와의 차별화를 기대했을 쏘나타 터보 고객들이 이러한 `차별`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사이드미러는 슬림하게 멋을 내면서도 후방시야를 개선했다. 여기 내장된 사이드 리피터(깜빡이)도 듬성듬성하게 박힌 4개의 LED가 그대로 노출됐던 구형과 달리 세련되게 바꾸었다. 하단에는 퍼들램프도 넣었다. 퍼들램프 자체는 기본 사양이지만, 스마트키 적용 모델의 경우에는 차에 접근할 때 자동으로 아래쪽을 밝혀주기도 한다. 기존의 도어손잡이 LED조명과 함께 ‘웰컴라이팅’ 기능을 이루는 부분이다. 폴딩키 일체형 리모컨은 패닉 기능이 추가되면서 디자인이 바뀌었다.
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LED 테일램프(리어 콤비램프)도 구성이 재미있다. 프리미어(Premier)에는 바깥쪽 제동등을 원형으로 구성한 기존 디자인의 LED사양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그 위의 탑(Top), 로얄(Royal)에는 삼각형을 응용한 새로운 디자인의 LED램프가 적용된다. 새 LED 램프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먼저 적용된 것을 일부 수정- 투명하게 노출된 부분을 빨간색 커버로 처리-한 디자인이다.
다이아몬드처럼 전면가공을 한 18인치 알로이 휠과 225/45R18 타이어는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 패들시프트, 뒷좌석 6:4 분할폴딩 기능과 함께 ‘스포티 패키지’로 묶여있어서, 터보가 아닌 일반 2.0 모델(단, 상위트림)에서도 선택 가능하다. 순정 18인치 휠,타이어 조합은 승차감 손해가크지 않은 대신 성능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실내의 경우, 시각적으로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다크우드그레인(인서트 필름)의 적용이다. 기존의 블랙하이그로시(인서트 필름)는 지나치게 반짝거리고 먼지나 손자국이 남는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개선한 것이다.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A필러와 B필러(기둥)의 안쪽 마감재는 직물패턴의 플라스틱이었던 것이 실제 직물트림으로 바뀌었다. 중형차에서도 고급차 수준의 마감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지적을 반영한 부분이다.
새로 적용된 독서등/룸 램프의 LED조명은 기존 고객들 일부가 출고 후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전구를 LED로 교체하는 것을 보고 시도하게 됐다고 한다. 차 값에 반영된 것은 ‘사제’로 장착하는 값의 10분의 1 밖에 안 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동경로가 노출되어 있었던 변속기 레버에는 인조가죽으로 옷(기어 부츠)이 입혀졌다. 아울러 계단식-스텝게이트 타입이었던 것이 P-R-N-D가 일직선 상에 놓인 스트레이트 타입으로 바뀌었다. P에서 다른 위치로 옮길 때의 묵직한 조작감이 두드러졌다.
눈에 보이는 부분은 아니지만 앞 유리의 센서가 자동으로 김 서림을 감지해 제거해주는 오토디포그 기능도 새로 적용됐다. 글로브박스에는 여름철 찬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해주는 쿨링 기능이 들어갔다. ‘원래 그런 것도 없었단 말이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여름에 시승한 1억 원 대 수입 고급차에도 이것이 빠져 있으니 은근 아쉬웠다.
그보다더 생색이 안 나는 것은 필러 내장과 천장 손잡이, 바닥 마감, 매트에 적용된 헬스케어 내장재다. 항균효과가 크다고 하는데, 그 가치를 알아줄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시트 커버 안쪽에 항균물질을 추가한 천연 항균 시트도 새로 적용됐다.
이와 같이, 당초 7월 11일에 출시된 쏘나타 터보의 전용 사양들인 것처럼 발표됐던 내용들 중 상당 부분은 2012년형 쏘나타에도 공통으로 적용된 것들이다. `UNEXPECTED`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상품성 개선을 거친 2012년형 쏘나타가 K5에 상처입은 자존심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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