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경차, 비싸서 난 싫어? 비싸도 난 좋아?

발행일자 | 2011.12.05 10:54

비싼 경차를 보는 두 가지 시선

비싼 경차, 비싸서 난 싫어? 비싸도 난 좋아?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박스형 경차 기아 레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일단 경차이니 가격에서 부담이 적을 테고,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으며, 박스형으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 한데다 최근 닛산 큐브의 국내 출시로 박스형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도 커진 탓이다.

그런데 기존의 경차 가격대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 발표되면서 과연 소형차 가격 수준의 경차를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아차 측의 논리는 레이가 소형차보다 더 많은 편의/안전 장비를 기본으로 갖춰 당연히 그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신선하게 다가올 귀여운 박스카 형태의 경차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것이란 자신감도 일부 가격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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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비싼(?) 경차, 소형차 가격의 경차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첫 번째는 좀 더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저렴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있기 마련인데,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신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이유로 가격이 계속 올라간다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경차는 경제성이 가장 큰 덕목인데, 운용과정에서 경제성이 있다 하더라도 구입단계에서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향 후 운용과정에서의 경제성으로 상쇄하기 힘들만큼이면 전체적으로 경제성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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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큰 차보다 작은 차를 더 선호하는데, 작은 차에서는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던 이들에게는 바람직한 변화라는 점이다. 그 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소비 행태가 큰 차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나홀로 차량이 많은 만큼 좀 더 작은 차를 선택하는 혜안이 필요한데, 그 동안 작은 차는 값이 싼 대신 최신, 최고급 편의/안전 장비가 장착되지 않았다.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은 차라는 인식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개인이 선호하는 특정 편의/안전 기능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더 크고 비싼 차를 사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은 차에도 최고급 편의 장비와 최신 안전 장비가 대거 장착되고 있다. 작은 차 조차도 비싼 차가 되긴 했지만 작은 차 위주의 소비를 권장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들 중에는 최신 기술에 민감한 이른바 얼리 어댑터가 많은 만큼 작은 차를 타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이 없고, 다양한 최신 기술을 즐길 수 있다면 굳이 큰 차를 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최근 나온 소형차들도 그렇고 새로운 개념의 경차 레이는 이런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기본을 갖췄다. 안전을 위해 6개의 에어백과 ABS, 자세제어장치 DSC(VSM),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의 최신 기능이 아예 기본으로 장착되었고, 수동변속 모드가 있는 자동 4단 변속기, 풀 오토 에어컨, 버튼 시동 스마트 키, 히티드 스티어링 휠, 1, 2열 히티드 시트, 음성인식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오토 헤드램프, 하이패스 시스템 등의 편의 장비들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레이의 경우 자동변속기가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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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 심리를 살펴보면, 경차가 비싸지면서 오히려 판매가 늘어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경차를 타고 싶어도 싼 차, 무시 받는 차라는 이미지 때문에 선택을 꺼려했던 이들도 이제 경차가 싼 차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소형차 대신 비싼 경차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소비자에게는 자동차 구입 예산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모델을 고르는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그리고, 제조사에게는 신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이유로 무조건 가격을 올리는 행태에서 벗어난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가 요구된다. 비싼 신기술이 적용된 대신 기존의 비싼 기술은 싸지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신차를 내 놓으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 선진 브랜드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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