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BMW 3시리즈, 220 밟았더니

발행일자 | 2012.02.23 01:37

모던,스포츠,럭셔리...신형 BMW 320d 시승기

2월 23일, BMW의 신형 3시리즈가 국내 출시됐다. 이보다 2주 앞선 지난 9일에는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새 3시리즈들과 조우했었다. 이 자리에는 F30-3시리즈의 320d 기본형, 럭셔리/모던/스포츠 라인, ED, 그리고 E90-3시리즈의 320d가 함께 했었다. 행사 차량들은 국내 시판 사양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글, 사진 / 민병권 (rpm9.com 에디터)

▲ 320d 럭셔리라인
<▲ 320d 럭셔리라인>

개발코드 ‘F30’으로 구분되는 이번 모델은 1975년 처음 세상에 나온 BMW 3시리즈의 6세대에 해당하며, 2005년에 나온 ‘E90’ 3시리즈를 대체한다.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은 차체 크기가 커진 것이다. 길이 4,624mm, 폭 1,811mm, 높이 1,429mm, 휠베이스 2,810mm로, E90과 비교하면 길이 93mm, 휠베이스 50mm, 높이 8mm가 증가했다. 앞뒤 트레드(윤거)가 37, 48mm씩 늘어난 것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실제 수치뿐 아니라, 헤드램프가 ‘키드니’ 그릴과 곧장 연결되도록 ‘앞 트임’을 해 차의 앞부분이 더욱 낮고 넓어 보이도록 했으며, 5시리즈와 7시리즈 등 더 큰 BMW들의 특징들을 차용하는 등 시각적인 효과들을 더했다. 공격적인 앞 부분의 실루엣은 BMW가 개발중인 스포츠카, ‘i8’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320d 스포츠라인
<▲ 320d 스포츠라인>

앞 좌석 머리공간이 45mm, 뒷좌석 머리공간이 8mm, 뒷좌석 무릎공간이 17mm 늘어나는 등 실내에도 여유가 생겼다. 늘어난 휠베이스 대비 뒷좌석 다리 공간의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긴 하지만, 전체적인 부피의 증가로 인해 넓어졌다는 느낌은 뚜렷하다. 뒷문이 열리는 각도와 개구부의 높이도 키워 뒷좌석에 타고 내릴 때 느끼게 되는 공간감까지 강화했다. 듬직해진 외관과 실내가 주는 인상은 ‘이 정도면 4시리즈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

크기가 커졌고 차체 강성도 10% 증가했지만 중량은 오히려 최대 45kg까지 감소했다. 아울러 앞뒤 무게 균형은 50대50의 이상적인 비율을 유지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7에서 0.26으로 줄었다. 공기저항과 와류를 줄이고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어커튼, 바닥 커버 등을 적용했다.

새로 나온 BMW 3시리즈, 220 밟았더니

지난 해 가을, 해외에서 먼저 발표된 F30-3시리즈의 엔진은 세 가지였다. 가솔린 엔진의 328i와 335i, 그리고 디젤 엔진의 320d가 그것. 세 가지 모두 BMW의 신세대 직분사 터보 엔진이며, 3시리즈 최초로 8단 자동 변속기를 도입했다. AT에도 오토 스타트 스톱이 지원되며, 최대 20%의 연비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에코 프로` 모드를 비롯, 세 가지 주행 모드(스포츠 라인은 네 가지)를 제공한다.

최근 BMW는 2012 제네바 모터쇼를 기점으로 320i, 316d, 318d 모델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우선 320d만 출시됐다. 이번 320d도 E90-3시리즈의 후기 때와 같은 2.0리터 4기통 디젤 엔진 ‘N47’을 탑재해 184마력, 38.8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기존의 6단 대신 8단 변속기가 결합되었는데, 0-100km/h 가속시간은 7.6초로 종전과 같고, 연비는 16% 향상됐다.

▲ 320d에 탑재된 N47 디젤 엔진
<▲ 320d에 탑재된 N47 디젤 엔진>

최신 8단 자동변속기는 풀 가속시 0~100km/h 범위에서의 변속이 기존 6단보다 한 번 더 이루어진다. 엔진 회전계의 레드라인은 5,400rpm부터이지만, 풀 가속을 해보니 4,500rpm에 못 미처 자동 변속이 이루어졌다. 각 단의 최고속도는 40, 60, 87, 110km/h. 이에 비해 E90은 40, 70에서 변속된 뒤 100km/h를 넘어섰다. 같은 엔진에, 차체는 더 커졌고, 변속기는 한 번 더 변속 과정을 거치는데도 0-100km/h 가속 시간이 같다니 흥미롭다.320d의 경우 E90대비 공차중량이 20kg 감소했다고 한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30km/h. 이날 프루빙 그라운드의 고속주회로에서는 220km/h까지 속도를 냈었는데, 엔진회전수는 3,300rpm 정도였다. 그 순간, 타코미터 아래쪽의 순간 연비게이지는 8km/L를 가리키고 있었다.

▲ 320d 스포츠라인
<▲ 320d 스포츠라인>

국내 출시된 320d는 다섯 가지로 나뉜다.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ED), 320d 내비게이션 패키지(기본형), 그리고 럭셔리, 모던, 스포츠의 세 가지 ‘라인’ 320d가 있다. 라인 이름은 휀더와 도어 씰의 이름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320d ED는 출력이 163마력으로 소폭 낮은 대신 연비가 더 좋다. ED를 제외한 나머지 버전은 엔진과 성능 수치가 같지만, 외관과 실내, 사양은 조금씩 서로 다르다. 가령, 럭셔리 라인과 모던 라인은 키드니 그릴의 세로 핀이 11개이지만 스포츠라인은 8개이고 검정색으로 마감되어 있다. 스포츠라인은 측면 유리의 테두리도 검정색이다.

▲ 320d 스포츠라인
<▲ 320d 스포츠라인>

기본 휠은 17인치- 225/50R17로, E90의 205/55R16보다 한 사이즈 커졌다. 다만, 효율을 가장 중시하는 ED는 16인치, 스포츠 라인은 18인치를 끼운다. 행사장에 나온 차량들은 제각기 다른 타이어를 끼우고 있었다. 피렐리 P7,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이 있었고, ED와 스포츠 라인은 굿이어 이피션트 그립을 끼웠다. 물론 사이즈는 205/60R16과 225/45R18로 전혀 달랐다.

▲ 320d 스포츠라인
<▲ 320d 스포츠라인>

스포츠 라인은 서스펜션의 스포츠 튜닝으로 차고가 10mm 낮고 조향장치도 다르다. 새 3시리즈는 기존의 유압식 대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썼는데, 스포츠라인은 여기에 더해 ‘스포츠 가변 스티어링’ 기술을 제공한다. 운전대를 직진방향으로부터 90도 이하로 돌리는 동안에는 조향 기어비가 점차 커지도록 랙을 설계해 운전재미와 성능을 부각시켰다. 90도 이후에는 일정하게 큰 비율을 유지해 주차를 할 때 편리하다.

스포츠 라인에는 스티어링 휠 변속 패들도 달렸고, 주행 모드 선택시에서도 `스포츠 플러스`라는 모드를 하나 더 제공한다. 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가변 스포츠 스티어링의 효과는 슬라럼과 저중속 코너링 코스를 통과하며 실감할 수 있었는데, ‘낯선 가운데 짜릿함’ 정도로 축약할 수 있겠다. 손맛이 살아있네...

▲ 320d 스포츠라인
<▲ 320d 스포츠라인>

사실 비교 대상으로 나온 E90-320d도 동적인 코스들을 통과할 때는 별달리 처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F30에서 옮겨 타면 갑자기 수수하고 나이든 분위기가 되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행거리 탓일까? 소음과 진동도 F30쪽이 한결 낫게 느껴졌다.

F30-320d ED도 다른 ‘라인’들과 비교하면 안팎이 꽤 심심하긴 하다. 하지만 요란스러운 장식이 취향에 맞지 않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이쪽이 어필할 가능성도 있다.

▲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
<▲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제한적으로 미리 공개된 내용만 정리를 해보면, 럭셔리 라인에는 ‘컴포트 액세스’가 적용된다. 즉, 시동 키를 꺼내지 않고도 문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국산 경차에도 있는 기능이라고 콧방귀를 뀔까 싶어 그랬는지, 뒷 범퍼 아래쪽에 발을 갖다 대면 제스쳐 인식을 통해 트렁크 덮개가 열리는 기능을 신설해 편의성을 높였다. 잠금이 풀린 덮개를 손으로 올려줘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스프링 반동에 의해 자동으로 올라가도록 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트렁크 용량은 20리터 늘어난 480리터이다.

보닛을 여는 것도 운전석 쪽에서 레버를 두 번 당겨준 뒤 보닛을 그냥 들어 올리면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E90(좌측)과 F30
<▲ E90(좌측)과 F30>

새 3시리즈는 이번에 처음으로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액티브 프로텍션’ 안전 패키지도 제공한다. 액티브 프로텍션은 차가 출발해 18km/h 속도에 이르면 앞좌석 안전벨트를 당겨 몸에 맞춰준다. 그리고 주행 중 급제동이나 강한 언더/오버스티어 등 사고 징후가 감지되면 탑승자의 안전벨트를 조이고 창문과 선루프를 닫아준다. 만약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를 멈춰 세우며, 이차 충돌에 대비해 1.5초간 브레이크를 풀지 않는다. 실제 충돌 시에는 배터리 케이블 분리, 연료펌프 차단, 비상등 작동, 도어록 해제, 창문 개방으로 에어백 가스 제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 320d 모던라인
<▲ 320d 모던라인>

앞서 언급한 바 대로 실내 장식 역시 버전 별로 상이하다. 모던 라인에는 울퉁불퉁하게 파이고 튀어나온 나무 장식이 적용되고, 스포츠 라인에는 무광 알루미늄 바탕에 빨간 색 줄이 들어간 대시보드 장식이 쓰인다. 스포츠 라인은 검정색 가죽에 스티치도 빨간색이다. 모던 라인은 계기판의 다이얼 바탕까지 대시보드와 같은 색상이라 더욱 색다른 인상이다.

▲ 스포츠 디스플레이
<▲ 스포츠 디스플레이>

대시보드에는 상위 모델들에서나 기대할 수 있었던 8.8인치 와이드 액정이 달렸고, TPEG를 지원하는 독일제 한글 내비게이션이 제공된다. 출력과 토크 게이지를 디지털로 보여주는 ‘스포츠 디스플레이’도 나름 볼거리이다.

▲ 320d 모던라인
<▲ 320d 모던라인>

계기판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 있는 5.7인치 액정도 한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계기판을 구성하는 원은 두 개에서 네 개로 늘었다.

새로 나온 BMW 3시리즈, 220 밟았더니

컵 홀더는 변속레버 앞의 탈착식 트레이로 가려져 있다. 안 쓰는 트레이는 글로브박스에 보관하라고 되어 있다. 5시리즈와 달리 시동 키를 꽂아두는 부분이 없는데, 시승차들은 이 때문에 하나 같이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냈다. (글로브 박스에 넣어 둔 시동키가 이리저리 부딛 치는 소리)

▲ 이번 3시리즈는 BMW 최초로 사이드미러에 LED 깜빡이를 내장시킨 모델이기도 하다.
<▲ 이번 3시리즈는 BMW 최초로 사이드미러에 LED 깜빡이를 내장시킨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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