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E 300 4MATIC Avantgarde
최고출력 252마력, 배기량 3,498cc, V형6기통 엔진, 네바퀴굴림방식, 7단 자동변속기, 레이더 센서, 사고 경보 시스템, 자동직각주차, LED헤드램프… 새로운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아방가르드를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 중 일부다. 서울에서 강원도 경포대를 왕복하는 약 600km 구간을 달리며 탄탄한 주행성능과 첨단 기능을 체험했다. 도심과 고속도로는 물론, 산길과 눈길까지 두루 달릴 수 있었다.
새로운 E클래스는 겉모양이 달라진 게 특징이다. 날카롭고 각진 얼굴에서 두툼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범퍼 형상이 바뀌며 낮고, 넓어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여기에 LED 헤드램프가 세련미를 더했다. 멀리서 봐도 새로운 E클래스의 독특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는 잘 정돈됐다. 고급스럽지만 고루하지 않다. 3-스포크 타입 운전대와 3실린더 타입 계기반, 곳곳에 쓰인 알루미늄 장식들이 역동성을 강조하며 젊은 느낌을 준다. 운전대는 쥐기 쉬운 형태며, 땀이 덜 차도록 디자인됐다. 기어 변속을 위한 패들시프터도 달려있다. 스포츠 드라이빙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형태다. 시트는 딱딱하거나 무르지 않다. 특별한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며 속도를 높이자 엔진 사운드가 듣기 좋다. V6엔진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기계적인 소리다. 정숙성도 뛰어난 편이다. 시속 100km쯤에선 더욱 그렇다. 최고출력 252마력의 3.5리터급 V6엔진과 자동 7단변속기의 조화는 꽤 좋았다. 최대토크는 3,500rpm부터 4,500rpm까지 34.7kg.m의 힘을 뿜어낸다. 시속 100km 이상에서의 추월가속능력도 수준급이다. 시속 180km 이상도 거침없이 가속된다. 최고시속은 245km.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특히 고속 코너링이 일품이다. 2톤에 이르는 무거운 차체 탓에 불안할 것 같았지만, 단단한 차체와 4MATIC 시스템이 자세를 반듯하게 잡아준다. 아우토반에서 갈고 닦은 실력파의 내공이다. 운전자가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하도록 우렁각시처럼 조용히 작동하는 기능이다. 하체는 S클래스나 예전 E클래스보다 단단하게 느껴진다. 조금 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벤츠의 4MATIC 시스템은 상시 사륜구동 방식이다. 엔진의 힘을 앞바퀴와 뒷바퀴에 알아서 나눠 전달한다. 전자식 트랙션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한층 안정된 주행을 가능케 한다. 핸들링을 느끼기 위해 찾은 진고개는 눈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시승할 때 강원도는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타이어는 여름용이 끼워져 있어서 바퀴가 자꾸 헛돌았다. 불안했다. 특히 코너에서 조금만 운전대를 예민하게 꺾으면 차가 게걸음질을 친다. 그렇지만 최대한 부드럽게 자세를 유지하며 탔을 땐 여러 전자장비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언덕을 오를 수 있었다. 물론, 바퀴는 계속 헛돈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무서울 법한 상황이다.
에코모드는 말 그대로 연료효율에 집중한 주행 옵션이다. 스포츠 모드에선 변속기를 6단까지 쓰면서 RPM을 높이지만, 에코는 7단 모두를 쓴다. 엔진 회전수는 시속 80km에서 1400rpm쯤이며, 120km에선 2,000rpm근처였다. 먼 길을 갈 때 일정한 속도로 달리면 연료효율이 꽤 높아질 것 같다. 그리고 신호대기 등 달리다 멈추면 시동도 꺼진다. 불필요한 공회전까지 줄이며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복합연비는 리터 당 9km다.
첨단 안전 기능도 탑재됐다.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해서 너무 짧을 때는 경고음이 들리면서 계기반에 경고등이 켜진다. 민감도 조절이 되지만, 조금만 거칠게 몰면 계속 소리가 울린다. 기능을 끄지 않는 이상 얌전히 운전할 수밖에 없다.
여러 첨단 기능도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준다. 혹여 깜빡 하는 사이 벌어질 수 있는 사고도 최대한 줄이기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핀다. 최근 벤츠의 제품들은 럭셔리를 바탕으로 다이내믹을 녹여내고 있다. 예전의 고루한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진 모양새다. 안전을 바탕으로 최상의 편안함을 준다는 철학은 그대로다. 실키 다이내미즘. 이번에 시승한 ‘더 뉴 E300 4MATIC 아방가르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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