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프로드 정복자, '랜드로버 패밀리'

발행일자 | 2014.04.24 14:38

릴레이 시승기 #5 '랜드로버' 편 - 어떤 상황에서도 불안함 잃지 않아…하체 움직임 모니터링도 가능

▲ (왼쪽부터) 올뉴레인지로버, 레인지로버스포츠, 레인지로버이보크, 프리랜더2, 디스커버리4
<▲ (왼쪽부터) 올뉴레인지로버, 레인지로버스포츠, 레인지로버이보크, 프리랜더2, 디스커버리4>

영국의 자존심이자, 귀족 차로 대변되는 사막의 롤스로이스 ‘레인지로버’. 그리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구호활동용 차로 활약 중인 ‘디스커버리’. 독특한 스타일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물려받은 ‘이보크’. 최근, 경상북도 경주 일대에서 랜드로버의 2014년형 라인업을 한 번에 체험했다.

▲ 디스커버리4 (Discovery 3.0 SDV6 SE) 오프로드 주행 장면
<▲ 디스커버리4 (Discovery 3.0 SDV6 SE) 오프로드 주행 장면>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Discovery 3.0 SDV6 SE)

우선, 오프로드를 체험하기 위해 이에 어울리는 ‘디스커버리4’를 골라 탔다. 7인승 패밀리 SUV로서 넉넉한 공간과 다목적성, 편의성을 두루 갖췄고, 오프로드 안정성이 꽤 뛰어난 차다. 겉모양은 반듯하게 각진 박스형이다. 보닛 앞부분엔 ‘DISCOVERY’라고 크게 쓰여 있다. 구형은 ‘LAND ROVER’라고 쓰여있었지만, 차의 이름을 새겨 넣어 존재감을 키웠다. 인테리어는 겉모양처럼 단정하며,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 4x4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 4x4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편안함은 오프로드에서도 충분히 느껴진다. 진입각과 탈출각이 큰 편이라 험로 주행도 문제없다. 마련된 여러 코스를 아주 자연스레 지나간다. 커다란 돌이나 진흙탕을 지날 때도 거침없다. 운전이 쉽다. 든든하다. 급한 경사를 오를 땐 바퀴가 살짝 헛돌기도 했지만, 이내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센터페시아에 설치된 큼지막한 모니터를 통해 앞뒤 바퀴에 얼마나 락이 걸렸는지, 각 바퀴의 경사와 조향각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 디스커버리4 (Discovery 3.0 SDV6 SE)
<▲ 디스커버리4 (Discovery 3.0 SDV6 SE)>

이런 성능은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덕분이다. 잔디/자갈밭/눈길, 모랫길, 진흙, 움푹 패인 길, 암벽 등 다섯 가지 주행 모드로 나뉘며, 주행 상황에 맞게 서스펜션의 높이, 엔진 반응, 트렉션 컨트롤 등을 조정해 차체를 최적화시키고, 어떤 노면 상황에서도 최적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내리막길 주행제어장치(HDC)도 탑승자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장치 중 하나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경사로 브레이크 제어장치(GRC)와 함께 극심한 경사에서도 통제력을 유지하고, 갑작스런 흔들림을 막아준다.

V형6기통 3.0리터 터보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이며, 타이어는 255/55R19 규격을 쓴다. 무게는 2,600kg, 연료탱크용량은 82.3리터다.

▲ 레인지로버 스포츠 (All-new Range Rover Sport 3.0 SDV6 HSE)
<▲ 레인지로버 스포츠 (All-new Range Rover Sport 3.0 SDV6 HSE)>

▲ 레인지로버 스포츠 (All-new Range Rover Sport 3.0 SDV6 HSE)

레인지로버 스포츠로 차를 바꿔 탔다. 레인지로버보다 짧고 155kg쯤 가벼운 만큼 값도 조금(?) 저렴한 모델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차체를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방식으로 바꾸면서 구형보다 무게를 420kg 줄였다. 그렇지만 무게는 2톤 하고도 290kg이 더 나간다. 엔진은 V6 3.0 터보디젤이다. 최고출력 292마력, 61.2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디스커버리나 레인지로버와 비교하면 짧고 가벼운데 출력이 같아서 훨씬 운동성능이 경쾌하게 느껴진다.

▲ 경사로를 힘차게 오르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 경사로를 힘차게 오르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간단한 오프로드 코스를 달려봤다. 머드 타이어가 아닌 원래 타이어를 끼우고도 큰 무리 없이 험로를 주파할 수 있었다. 살짝살짝 미끄러지긴 했지만 금세 자세를 잡는다.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덕이다. 서스펜션과 차체의 움직임을 초당 500회,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초당 100회씩 측정해 댐핑 압력을 미세하게 조정한다.

레인지로버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특히 측면 디자인이 역동적 이미지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인테리어는 ‘럭셔리’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튀지 않으면서 고급스런 나무 장식과 최고급 가죽시트, 단순한 센터페시아 버튼 등이 묘한 절제미를 보여준다.

▲ 레인지로버의 막내 '이보크'는 탄탄한 온로드 주행성능이 일품이다. 사진은 5도어 모델.
<▲ 레인지로버의 막내 '이보크'는 탄탄한 온로드 주행성능이 일품이다. 사진은 5도어 모델.>

▲ 레인지로버 이보크 쿠페 (Range Rover Evoque Si4 Dynamic)

마지막으로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막내, ‘이보크’와는 고속도로와 꼬불꼬불한 산길에서 함께했다. ‘이보크는 5개 라인업이 갖춰져 있지만 이중 가솔린 쿠페를 시승했다. 점잖은’ 레인지로버 형제들 때문에 기 죽을 법도 하지만, 이른바 잘 노는 ‘엄친아’ 도련님이다. 원래 잘 생긴 데다 패션감각도 남다른데, 머리는 백과사전이며, 운동까지 잘한다.

이보크는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성능에 주안점을 둔 차다. 길이가 4,365mm이고, 휠베이스는 2,660mm다. 결코 큰 차가 아니다. 국산 준중형보다 짧다. 그런데 폭은 1,900mm로 국산 대형차와 맞먹는다. 여기에다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똑똑한 네바퀴굴림방식이 더해져 좌우 흔들림이 매우 적다. 연속된 코너도 거침없이 돌파할 수 있다. 앞뒤가 따로 놀지 않고,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운전이 꽤 즐겁다.

고속도로에선 새로 적용된 9단자동변속기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다. 꽤나 맛(?)이 독특했다. 시속 60km에서 이미 5단기어가 들어갔다. 사실 변속기는 운전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바삐 오르내린다. 일반적인 드라이브(D) 모드에선 최대한 엔진 회전수가 낮게 유지된다. 가속 페달을 급히 밟으면 기어가 몇 단계를 건너 뛰며 변속된다. 그리고 고속주행도 큰 불편함이 없다. 배기량 1,999cc의 직렬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240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도 34.7kg.m로 차체를 강하게 몰아붙이기에 힘이 충분하다.

경주(경북)=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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