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6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으로부터 처음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정 회장은 이 의원으로부터 “지난 2월15일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뒤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광고회사 플레이 그라운드에 현대기아차 광고를 주라는 요청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회사 규모가 워낙 커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했다.
현대차그룹은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원 어치의 광고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플레이 그라운드는 2015년 10월에 만들어졌고 기업평가 기관에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분류된다"고 이 의원이 설명하자 “아 그렇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현대차그룹이) 회사 규모가 워낙 크다. 올해에도 815만대를 파는 등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 내용은 중간에서 보고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고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으로부터 “KD코퍼레이션 등으로부터 납품을 받도록 강요받지 않았느냐.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처음 듣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은 해보겠다”고 답했다.
정몽구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는 단 한 차례의 질문도 받지 못했다. 질문이 쏟아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이날 김성태 위원장에게 “정몽구, 손경식, 김승연 세 분은 건강진단서 고령 병력으로 오래 계시기에 매우 힘들다고 사전 의견서를 보내왔고, 지금 앉아 계시는 분 모습을 보니 매우 걱정됩니다. 오후 첫 질의에서 의원님들이 세 분 회장 증인에게 질문 하실 분 먼저하고 일찍 보내주시는 배려를 했으면 합니다”라고 적은 쪽지를 건네 논란에 휩싸였다.
한편 정 회장은 청문회 입장 전 수행원의 민간인과 마찰에 대해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많고 실수로 치게 된 것 같다.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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