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사의찬미’(3) 뜨겁지 않고 서늘하면서도 우아한 선과 움직임을 표현한 정민

발행일자 | 2017.08.09 11:21

◇ 불안정하고 위험해 보이는 모습을 얼굴을 비스듬하게 가림으로써 극대화한 정민

‘사의찬미’에서 정민은 불안정하고 위험해 보이는 사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데, 매 상황에 따른 행동과 말은 예상을 넘는 파격을 보인다. 무대 위에서 정민의 움직임을 보면 동작이 우아한데, 몸의 선 또한 우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민은 과격하지 않고 절제됐는데 섬뜩하게 보인다. 악역 중에는 차분하게 말하면서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캐릭터가 있는데, 정민은 그런 느낌을 ‘사의찬미’에서 매력적으로 살리고 있다.

‘사의찬미’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정민은 얼굴을 사선으로 가렸을 때의 매력을 오묘하게 발산한다. 안유진(윤심덕 역)과 마찬가지로 정민도 얼굴 위, 아래의 분위기가 다르다. ‘사의찬미’에서 정민은 얼굴을 반쯤 가리면서 연기를 했는데, 자신의 얼굴을 쓸 줄 아는 배우, 자신의 얼굴이 가진 매력을 분리해 사용할 줄 아는 배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민은 김경수(김우진 역)와도 케미를 보여줬는데, 뮤지컬 초반 이중창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남남케미로 귀가 호강한 시간이었다. 극 중에서 정민과 김경수는 협력 관계이면서도 경쟁 관계로 볼 수 있는데, 정민이 얼굴의 일부를 가려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그런 관계에 대해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의찬미’ 김경수(김우진 역),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 김경수(김우진 역),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 뜨겁지 않고 서늘한데 무척 노련한 내공을 보여준 정민

‘사의찬미’에서 정민은 뜨겁지 않고 서늘한데 노련하게 보인다. 그가 보여준 내공, 매력, 무대 위에서의 파워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데, 마치 연기 경력이 어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중견배우 같은 내면이 느껴진다.

무대 위에서의 나이가 짐작되지 않는데 어떻게 보면 중견 배우처럼 보이기도 하다가 어떻게 보면 앳된 젊은 배우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짐작되지 않는 것은 정민의 나이뿐만 아니라 정민이 맡은 사내의 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민의 연기력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사의찬미’에서 사내는 미스터리한 배역으로 궁금증과 다양한 해석을 동시에 선사했기에 더욱 캐릭터의 독창성을 드러냈는데, 정민의 해석일지 연출을 비롯한 제작진의 의도인지 궁금해진다.

‘사의찬미’ 이규형(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 이규형(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는 김우진(제1차 정문성, 김경수, 제2차 정동화, 이율, 고상호 분), 윤심덕(제1차 안유진, 곽선영, 제2차 최유하, 최수진, 최연우 분), 사내(제1차 정민, 이규형, 제2차 최재웅, 김종구, 성두섭 분)를 맡은 배우들이 제1차, 제2차에 걸쳐 많은 조합을 만들고 있는데, 정민이 아닌 다른 배우들은 사내 역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궁금해진다.

◇ 무용에도 조예가 깊은 정민, 마치 무용 안무를 하는 듯한 정민의 디테일한 움직임

정민은 손으로도 많은 것을 표현하는 배우이다. 몸의 전체적인 선 못지않게, 길게 뻗은 손이 아름다운 배우인데, 극 중에서 안유진의 얼굴을 터치할 대 손바닥이 아닌 손등을 사용한다.

‘사의찬미’ 정민(사내 역), 안유진(윤심덕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 정민(사내 역), 안유진(윤심덕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손바닥이 아닌 손등으로 스킨십을 하는 것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스킨십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남자들은 그래도 많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스킨십을 할 때 손바닥으로 만지거나 손등으로 누르면서 하는데, 정민은 본인의 손등과 안유진의 얼굴이 커넥션 된 깊이와 강도를 유지하면서, 손을 밑으로 내리듯 스킨십을 했다.

커플 댄스를 출 때 일정한 거리 이상으로 밀착하지도 더 멀리 떨어지지도 않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처럼, 정민은 짧은 시간 동안의 스킨십에서도 간격과 강도를 유지했던 것인데, 어떻게 보면 정민은 손등으로 안유진을 만진 것이 아니라 정민의 안무 동작 공간에 정민이 있었던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의찬미’ 김경수(김우진 역), 곽선영(윤심덕 역),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사의찬미’ 김경수(김우진 역), 곽선영(윤심덕 역), 정민(사내 역). 사진=NEO PRODUCTION(주식회사 네오) 제공>

여자 관객들이 대부분이 ‘사의찬미’에서 관객들이 감정이입한다면 그 대상은 대부분 안유진이었을 것인데, 안유진을 대하는 정민의 모습에 관객들은 심장이 떨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의찬미’에서 정민을 보면 ‘우아, 완벽, 능수능란’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남자인데 아름답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현악 라이브 삼중주로 연주된 이번 공연에서 총을 쏠 때 피아노 건반 소리는 음향 효과처럼 강렬하게 들리는데, 이때 정민의 손가락 움직임을 보면 이 배우의 무대 위 디테일에 대해 다시 한 번 감동받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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