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글로벌 램프 업체들의 난제로 여겨졌던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산중인 램프 제품에 일괄 적용했다. 이에 더해 램프 각 구성 부품의 소재를 새롭게 개발 적용해 무게를 20% 이상 경량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내 소재업체인 이니츠社(SK케미칼 자회사)와 손을 잡고 소재 개발에 착수, 1년 6개월 만에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고, 국내외 공동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램프 안개 문제는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되는 현상이다.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광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글로벌 선진업체들의 헤드램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모든 글로벌 업체들이 해결 방법을 고심하고 있지만 램프는 소재 개발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램프 내부 구조를 변경해 문제를 피하는데 그치고 있다.
실제로 램프는 내부 온도가 200℃까지 오르고, 내외부 온도차이가 심해 습기에도 강해야 하며, 강한 진동에도 구성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강성을 확보해야 하는 등 충족시켜야 할 조건들이 많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해 강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신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를 생산 중인 헤드램프 전체에 적용해 안개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했다. 일반적인 신기술과는 달리 소재기술은 개발되는 즉시 적용이 가능하고, 또 특정 부품군 전체에 일괄 적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크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무게가 5~6㎏에 달하는 헤드램프를 20% 이상 경량화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유동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렌즈,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램프 각 구성품의 두께를 얇게 만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경량화 소재 개발로 원가절감, 램프 기능 향상을 함께 이뤄냈다. 두께가 얇아지면 소재가 그만큼 덜 소요되기 때문에 원가가 절감되고, 플라스틱 소재가 그만큼 수분을 덜 머금어 습기에도 강해진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적용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램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램프가 기능뿐만 아니라 차량의 외관 디자인을 구분 짓는 대표적인 감성부품인 만큼, 현대모비스는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제품이 글로벌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램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4억 달러 규모를 수주한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다.
현대모비스 섀시의장연구소장 김세일 전무는 “램프는 소재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로현상에 대해서도 불량으로 인식될 정도로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이나,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램프 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 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 관련 신소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6년에도 극한 환경 속에서도 오랫동안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하드코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하는 등 개발조건이 까다로운 램프 소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서산주행시험장에 세계 최장 길이의 터널시험로를 갖추고, 상대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IFS, 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이나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어램프 기술 등 차세대 램프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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