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2) ‘도서관 속의 빨간 문’ 그림책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발행일자 | 2018.10.14 23:11

박솔 감독의 <도서관 속의 빨간 문(Red Door in Library)>은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18) 국제경쟁 섹션에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도서관에 들른 로렌을 책들 속에 숨어있던 빨간 문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 모험을 하게 된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빨간 문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만든다.
 
그림책을 보는 듯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을 선입견으로 가지지 않고 ‘그림책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장면 장면을 캡처한다는 생각으로 보면 더욱 흥미롭게 보인다.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그림책을 보는 듯한 애니메이션! 등장인물과 배경 분리를 극복한 방법은?
 
<도서관 속의 빨간 문>은 배경은 그대로 고정된 채 등장인물만 움직인다. 등장인물과 배경이 분리돼 있지만, 배경 그림이 정말 예쁘게 그려져 불편하기보다는, 더 자세하게 배경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집중하게 된다.
 
움직이는 그림책 느낌을 주는데, 만약 배경이 총천연색의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었다면 어색했을 수도 있다. ‘그림책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면, <도서관 속의 빨간 문>은 콘셉트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도서관 속의 빨간 문>에서 등장인물의 움직임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뉘앙스를 전달하기도 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인형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촬영해 연결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기법인데,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방향이 바뀌기는 하지만 배경은 고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배경은 그래도 있고 등장인물이 움직이는 인형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서관 속의 빨간 문>을 본 후 같은 내용의 인형극을 연이어 함께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면, 애니메이션 속 움직임을 보고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도서관 속의 빨간 문’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모험을 시작하게 된 로렌의 마음은? 집으로 돌아가는 빨간 문을 찾아야 하는 로렌의 마음은?
 
<도서관 속의 빨간 문>에서 로렌은 빨간 문으로 들어가 모험을 시작했을 때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빨간 문을 찾을 때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만약 이 작품이 중편 이상으로 작성됐으면 모험의 에피소드마다 로렌의 심리가 더욱 잘 표현됐을 수도 있다. 관객은 빨간 문을 찾는 로렌을 시간을 가지고 응원하면서, 자신의 삶에서의 빨간 문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도서관 속의 빨간 문>을 본 후 모험을 하면서 로렌의 마음과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적어보면, 그 내용은 바로 글을 쓴 관객 자신의 내면을 반영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모험 자체를 즐기는 것인지, 빨간 문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았는지, 여정 속에 만난 대상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한 각자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징적으로 알려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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