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1)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같은 구절을 반복하는 내레이션

발행일자 | 2018.10.13 10:09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 2018)이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CGV부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다. 뿡빵뀨(KIM Eunjin) 감독의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Unbelievable Space Love)>는 국제경쟁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같은 구절이 반복되는 내레이션은 영화 초반부터 관객을 밀착하도록 만들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SF와 순정만화를 오가는 이야기는 꿈속, 낯선 사람과의 로맨스라는 판타지를 선사하는데, 이 작품을 모티브로 중편 혹은 장편을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같은 구절이 반복되는 내레이션! 단편 영화 초반부터 관객이 밀착하도록 만든다
 
영화가 시작되면 “탐사선425호는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가던 중이었다.”로 시작하는 내레이션이 같은 문장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한글과 영문 자막과 함께 반복되는 한국어 내레이션은 단편 영화 초반부터 관객들을 강렬하게 밀착하도록 만든다.
 
영문 자막뿐만 아니라 한글 자막도 제공하는 친절함을 통해, 감독은 애니메이션 초반에 편하게 관람하면서 소리에 집중하지 않은 관객의 마음과 정서조차 탐사선425호에 같이 태우려고 노력한다.
 
장편 영화의 경우도 시작 후 1분, 3분, 10분 내로 관객을 집중하게 하지 못하면 작품 속에 준비한 많은 것들을 관객들이 느끼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몰입해 감정이입해야 암시와 복선을 비롯해 등장인물의 정서와 생각, 사고방식 등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단편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단편 영화는 상영 시간이 짧기 때문에, 장편 영화에서 관객의 몰입 여부를 결정하는 초반 시간 내에 영화가 끝날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 빠른 시간 내에 관객이 정서와 스토리텔링의 단초를 공유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의 시작은 무척 인상적이다. 몰입하고 집중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반복된 내레이션을 통해 현재 상황이 얼마나 빠르고 급하게 진행됐는지를 효과적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 꿈속, 낯선 사람과의 로맨스! 낯선 사람은 낯선 사람이 아닌 나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살리기 위해 꿈속으로 들어간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하면서도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관객이 이런 생각을 오래 하지 않도록 빠른 전개를 통해 다음 이야기로 이어진다.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작품의 남남케미는 웹툰의 한 트렌트인 브로맨스를 떠오르게 만든다. SF와 순정만화를 오가는 이야기는 꿈속 낯선 사람과의 로맨스라고 봐도 되지만, <언빌리버블 스페이스 러브>의 낯선 사람은 낯선 사람이 아닌 나의 다른 모습이라고 가정하고 볼 수도 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와의 대화, 그리고 로맨스라고 볼 수도 있다.
 
아니면 감독은 자신이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서 두 남자의 꿈속 이야기로 변형했을 수도 있다. 그냥 처음부터 로맨스였으면 특정 관객들만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는데, SF로 시작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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