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발행일자 | 2022.07.17 11:27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앞두고 현대자동차가 전동화의 비전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15일 온라인을 통해 ‘현대 N Day’ 영상을 공개하고, 이 영상에서 고성능 N 브랜드의 전동화 비전 및 고성능 전동화 차량인 ‘RN22e’와 ‘N 비전(Vision) 74’ 2대를 소개했다.


RN22e는 E-GMP 기반의 첫 롤링 랩 차량으로 고성능 전기차 기술의 시험 및 검증을 통해 전기차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연구하려는 목적의 차다. N 브랜드 3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었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RN22e의 외관은 아이오닉 6의 스트림라이너(Streamliner) 디자인을 기반으로 고성능 측면에서의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모터스포츠에서 영감받은 세부 요소들을 더해, 고성능 한계치를 높였다. 예를 들어, 낮은 지상고와 강조된 숄더부(어깨) 디자인을 통해 현대 N은 와이드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인다. 기존 아이오닉 6의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더 스포티한 낮은 범퍼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따른 형태’의 디자인을 통해 RN22e의 공력성능 및 냉각기능을 개선한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

N 브랜드는 ‘코너링의 재미’를 구현하기 위해 이미 출시한 N 양산모델에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를 적용해왔다. 여기에 더해 RN22e는 전동화 시대에 더 무거워진 차량의 무게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차에서도 독특한 코너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트윈클러치를 통한 토크 백터링 선행기술을 연구개발 하면서 더욱 정교하고 빠른 코너링 경험을 극대화했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또한, 3D 프린팅한 알루미늄 부품 장착을 통해 경량화 및 강성을 유지하는 등 더 나은 코너링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하고 있다.

160㎾(218마력) 전륜 모터와 270㎾(367마력) 후륜 모터를 장착한 RN22e는 AWD인 동시에 운전자는 기분에 따라 원하는 구동력을 설정할 수 있고 강력한 드리프트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RN22e는 새로운 재미와 함께 다양한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RN22e는 N 브랜드 전동화 방향 중, ‘레이스 트랙 주행’의 중요한 부분인 내구성 향상을 위해 냉각과 제동에 집중한다.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트랙 최적화 설정을 찾아 운전자가 트랙 주행의 재미를 차량 과부하 없이 오래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제동 측면에서도 무거운 무게를 견디도록 4 피스톤 모노 블록 캘리퍼 및 400㎜ 구경의 하이브리드 디스크를 RN22e에 적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회생제동 강화를 통한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구현해 전기차만의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연구하고 있다.

RN22e는 ‘일상의 스포츠카’로서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N 사운드 플러스(N Sound+) 기능을 통해 내부 및 외부 스피커를 통한 더 극적인 운전 경험 제공이 가능하다. 더불어, N 사운드 플러스와 연동해 진동 및 변속 느낌을 제공하여 감성적 영역을 강화하는 N e-시프트(N e-shift)를 통해 전기차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개발된 수많은 사운드들이 추후 업데이트되면서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뿐만 아니라, 향후 공개될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성능을 지속 연구해서 이번 RN22e에 적용된 기술들이 ‘일상의 스포츠카’로 현실화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E-GMP 플랫폼의 고성능 기술 한계치를 끌어올려, 추후 차체 디자인에 한정되지 않는 전동화 N 모델을 양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이번에 실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2023년에 양산한다는 발표도 곁들였다. 아이오닉 5 N은 RN22e의 메커니즘을 상당 부분 공유하면서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벨로스터 N과 아반떼 N의 관계와 비슷하다.

N 비전 74는 N 브랜드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 랩으로, 전동화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N 비전 74는 ‘운전의 재미’를 향한 열정과 상상들이 움직이는 현실로 만들어진 동시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꿈을 이룬 차량이다.

현대차는 2015년 N 브랜드를 론칭할 당시 수소 고성능 콘셉트의 ‘현대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를 공개하면서 N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었다. 이후, 7년의 개발과정을 통해 공개한 ‘N 비전 74’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킴과 더불어 꿈을 실현하려는 N 브랜드의 정신을 보여준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N 비전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를 위하여 새로운 레이아웃 구상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주행 환경에 따라 배터리 또는 수소연료 사용 조건을 연구 개발해서 N 비전 74는 냉각 성능을 높일 수 있었다.

사실 모터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결합은 현대차가 수년 전부터 연구했으나, 개발이 중단된 적이 있다. 과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차 환경기술센터 이기상 전무는 “벤츠의 플러그 인 수소연료전지차 GLC F-CELL의 경우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개념인데,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봐도 수소 충전소와 전기 충전소 두 가지 모두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두 시스템을 모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전무는 또한 “현대차도 이런 시스템을 연구해봤고, 기술적으로 어려울 건 없다”라면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개발 도중에 드롭(중단)했다”라고 말했다. 이기상 전무는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연료를 넣어 전기를 생산하는 개념인데, 플러그 인 시스템을 넣게 되면 원가가 더 높아져서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그러나 당시보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전기충전소와 수소충전소가 늘어났고, 앞으로도 충전 인프라는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전기 충전과 수소 충전 인프라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계속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성능차로 론칭할 경우 두 시스템을 합치면서 원가가 올라가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생각도 깔린 걸로 보인다.

이 차는 뒷바퀴에 달린 트윈 모터를 제어하는 조건 또한 연구개발을 통해 정확하고 빠른 토크 벡터링을 구현했다. N 비전 74는 고성능과 냉각 성능의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3채널 냉각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현대차 N의 노력은 수소전기차의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에 대한 장점을 통해 지속가능한 고성능 차량 및 모터스포츠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각적으로 N 비전 74는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눈에 띈다. 포니 쿠페는 포니를 디자인한 이탈디자인의 조르제토 주지아로 작품이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첫 양산 스포츠카로 선보이고자 양산 프로토타입 차량까지 개발했으나,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투 트랙’ 전략 ‘시동’

하지만, ‘포니 쿠페’에 담긴 대담한 정신은 여전히 회사 전체의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N 비전 74는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 극대화해서 집약적으로 반영한 차량이다.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N 비전 74 와 RN22e는 제품 라인업 전체의 개발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고, 롤링 랩은 단순 양산모델을 넘어 선행기술을 지속 개발하는 등대의 역할”이라며, “이런 독특하고 전략적인 접근은 현대차 및 N 브랜드가 지속해서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 전날인 13일 저녁에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에서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이 두 차의 실제 모습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초대받지 않은 기자들이 행사장에 들어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문의가 많이 와서 기자들은 절대 입장이 안 된다고 알렸는데, 무턱대고 행사장으로 왔다”라면서 “멀리서 왔는데 그냥 돌려보내기 뭐해서 입장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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