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를 이끄는 짐 로완은 특이한 경력을 지닌 자동차업체 CEO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에서 CEO를 맡으면서 혁신적인 제품 출시를 진두지휘했다. 회사의 공급망과 엔지니어링, 디지털 커머스 역량을 빠르게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2030년까지 100%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볼보자동차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 기자단과 스웨덴 볼보자동차 본사에서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볼보는 안전성과 기후변화, 탄소 중립 전략에 적극적이고 비건 소재 또한 신차에 도입했다. 볼보 브랜드의 궁극적인 친환경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궁극적으로 최대한 ‘카본(탄소) 제로’로 가까이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차뿐 아니라 우리가 회사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에 관한 것이다. 물론 차에 적용하는 소재뿐 아니라, 차를 어떻게 생산하는지 그리고 공급사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동일한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장려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완전한 순환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라이프사이클 평가를 전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고 복잡하다. 그리고 10월 21일 IPO 당시 2018년 대비 이산화탄소 발자국을 2025년까지 40% 줄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2040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룰 것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잘 진행되고 있다.
2주 전에는 회사 조직 구조를 변경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고가 CEO인 나에게 직접 이뤄지도록 했다. 이는 우리 고객들과 공급사 그리고 시장에 우리가 이 미션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가장 큰 신호를 전달할 것으로 생각한다.”
▲볼보의 전동화 계획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볼보자동차가 말하고자 하는 이동의 자유(Freedom To Move)가 주는, 그 대체적인 가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내 생각에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잘 알겠지만, XC40 리차지(Recharge)와 C40 리차지가 있고, 90 클러스터(볼보 EX90) 등 3개의 순수 전기차량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올해 말부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말씀드렸고, 또 볼보는 생산 중인 전기차를 작년 대비 올해 2배 증대시킬 예정이다. 이미 말했듯 향후 3~4년 동안 매년 새로운 전기차를 한 대씩 내놓을 것이다.”
▲사람들은 전기차에 대해 일반적으로 1회 충전 주행 거리, 충전 속도, 공기역학적 디자인, 효율성 그리고 최신 IT 기술 등을 지표로 여기고 있는 것 같은데, 볼보자동차는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가 무엇이 되리라 생각하는가?
“고객들은 풀 패키지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날 고객들이 기대하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커넥티비티, 클라우드 커넥티비티 그리고 자신들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의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과 같은 것을 중요한 인포테인먼트 부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고객들은 운전하기 좋은 차, 높은 품질과 신뢰성을 기대하기도 한다. 즉, 운전하기에 즐겁고 안전한 차를 기대하는 것이다. 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회사도 기대하는데, 우리는 전 세계 2500개가 넘는 딜러사를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인프라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당연히 볼보의 지원을 통해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고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또한 고객들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재무적으로 건전한 회사를 기대하는 것 같다. 차량은 비용을 아주 많이 지불하고 구매하는 제품이다. 많은 사람에게는 집 다음으로 큰 지출이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회사가, 그 OEM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원한다.
많은 경쟁사, 많은 신생 스타트업들이 사모펀드에서 돈을 빌리고 양산할 준비가 된 차를 가지고 있는데, 생산을 시작할 때 돈이 없는 상황에 부닥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또 어떤 회사들은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고 서비스 네트워크가 없다. 우리는 고객들과 직접 연결이 되길 원하고, 고객이 도움이나 수리 등 이런 것들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 네트워킹 인프라를 갖추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이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술, 안전성, 연결성, 클라우드, 주행성, 새로운 전기 추진 시스템의 성능 등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것, 즉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의 존재 이런 것들이 정말 중요하다.”
▲볼보자동차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할 계획이 있는가? 아니면 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할 더 명확한 계획이 있는가?
“차세대 모빌리티에 쏟아지는 신기술이 너무나도 많아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어떤 기술이 나올지, 앞으로 15~20년 안에 나올 다음 기술은 무엇일지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수소는 정말 흥미롭다. 단순히 수소가 시스템으로서 운영되는 방식의 심플함 그리고 그 화학 반응의 결과로 수증기가 나온다는 점 등이 엔지니어링 관점에서는 관심이 있다. 또한 지구를 위해서도 매우 흥미로운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완전히 수소로 전화하기에는 장애물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버스나 트럭이 중앙 차고지에서 수소 연료를 재충전하고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차고지를 마련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기 분해 과정을 통해 어떻게 청정 수소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이슈도 있다. 수소는 좋은 기술이기는 하나, 승용차 생산에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초기 단계인 것 같다.
바이오 연료와 합성 연료의 경우, 현재 환경에 위협이 되는 연료보다 덜 해로운 연료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배출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배출이 더 적은 바이오 연료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전기 추진 시스템보다 덜 효율적일 것이다.
바이오 연료와 합성연료 또한 동일한 도전과제를 직면한다. 모든 다양한 종류의 연료로 운행 가능한 차를 샀다고 하면, 이에 대한 제품의 비용이 당연히 더 들 것이다. 하지만 합성 연료만 사용하는 차라고 하면 연료를 다 쓰고 나면, 어떤 주유소를 가야 하는 걸까? 이렇게 주유를 하는 데 있어서 이런 차들은 아주 헷갈리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주유소에서 일반적인 기름을 넣는 것처럼 주유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어떤 기업들은 “우리는 계속 내연기관으로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공장도 있고 직원들도 있고, 또 노조가 있어서 해고도 어렵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최대한 할 수 있을 때까지 내연기관을 유지할 것이고, 합성 연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볼보자동차는 곧바로 미래로 가서 배터리 화학을 만들고 전기 추진 시스템을 만들어 지속해서 더 효율적으로 나아가려 한다.”
▲볼보자동차는 전기화로의 전환을 진행함에 따라 엑셀런스(Excellence)와 같은 최상위 럭셔리 트림이나 별도의 브랜드 혹은 라인업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는 볼보를 럭셔리 자동차가 아닌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품들을 지속해서 프리미엄화시킬 것이다. 만약 이 질문이 ‘블링블링한’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보는 것이라면 답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진정한 프리미엄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진정으로 지속가능성의 약속을 지켜가면서 럭셔리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우리는 크롬을 많이 사용하고 럭셔리한 제품처럼 보이는 데 필요한 다양한 화학 처리 등을 사용하는 화려한 브랜드로 보이고 싶지도 않다.”
▲탄소 발자국을 추적한다면, 전기차도 환경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할 텐데, 볼보 자동차는 전기차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마케팅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볼보 자동차는 100% 전기화된 엔진, 자원의 재활용, 그리고 확장된 친환경 소재의 적용 등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볼보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은 어떤 것인가?
“정확히 한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매일매일 배워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청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친환경 강철의 공급 퍼센티지를 늘려가는 방식이다. 친환경 강철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히 자동차 기업들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더 진보적인 회사가 되려고 하고 좀 더 기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또 많은 사람은 알루미늄과 메가 캐스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알루미늄의 일부를 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가 또 큰 부분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배터리를 어떻게 하면 다시 사용하고, 계속 배터리를 만들어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사용된 배터리로부터 추출한 것으로 새로운 배터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완전히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끊임없이 나가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나는 이 문제가 무공해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의 배출 수준까지 우리가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볼보자동차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도 많아질 것 같다. 예를 들어 타 럭셔리 브랜드들은 비스포크 에디션이라든지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든지 그런 게 많이 있는데, 볼보가 그런 걸 확대할 계획은 있는지, 또한 타 럭셔리 브랜드를 보면 패션이라든지 시계라든지 이런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이 있는데, 볼보는 그런 계획이 있는지?
“기술적으로는 이미 엔비디아나 퀄컴, 애플이나 구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 질문은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것 같다. ‘볼보 포 라이프(Volvo for Life)’는 아주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평생’의 의미도 있지만 ‘차량의 안전 요소’라는 의미도 담고 있고 ‘Volvo for Loving’은 ‘차량의 라이프스타일적인 혜택’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Volvo for Life, Volvo for Loving’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기를 바라고, 이들이 우리 제품을 통해 황야로 나아가고 자연을 탐험하고 싶다고 한다면(아웃도어 라이프) 이러한 부분에서 비슷한 생각하는 기업들과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오늘 여러분과 공유할 정확한 것은 없어서 이 부분을 우리가 좀 더 들여다볼 것이다. 우리 브랜드가 진보해 나가면서, 그리고 단순한 지속 가능한 자동차, 안전의 브랜드를 넘어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보이게 됨에 따라 아주 많은 기회가 열리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볼보는 한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를 자랑한다. 한국 시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고객 및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특별한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한국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높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한국 고객이 기술과 디자인을 잘 이해하고 좋은 기술과 디자인을 보는 안목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볼보는 차별화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전기차 차량과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제공하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볼보와 한국 모두 첨단 기술 트렌드에 많은 관심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내 도시는 전동화로의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관심은 매우 높다. 많은 한국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원한다. 물론 순수 전기차 구매에 앞서 하이브리드 차량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전동화로 향하고 있으며 신기술을 수용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또, 디자인과 안전성을 갖춘 볼보 차량, 그리고 한국 소비자의 디자인에 대한 안목 등이 결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예테보리=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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