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발행일자 | 2023.02.24 15:02
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볼보자동차’ 하면 역시 ‘안전의 대명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자동차 안전벨트를 가장 먼저 개발했고, 이에 대한 특허를 개방해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쓸 수 있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 기자단은 최근 볼보자동차 안전 센터 책임자 토마스 브로버그(Thomas Broberg)를 스웨덴 볼보자동차 본사에서 만나 그와 인터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NCAP 테스트 영상을 보면 다른 차들은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할 때 충돌이 일어나고 멈추는데, 볼보는 충돌 후에 약간 비껴간다. 케빈룸에 충격을 줄이기 위한 설계인지? 또 이 방식으로 진행을 할 때 2차 충돌 방지도 함께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이건 실험실에서 설정된 상황(조건)이다. ‘차 대 차’의 충돌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고 실제 상황에서는 다를 수 있다. 현실 속 실제 사고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한 요소들이 결합이 되어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런 상황에 맞춰 안전을 고려해 디자인한다. 2차 사고 혹은 이로 인한 충돌 위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차랑 차의 충돌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뒤에서 다른 차가 들이받는 등 또 다른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볼보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통사고 조사단이 있으며, 지난 50년간 활동을 해왔고 보험회사와 같이 자료를 수집해 통계를 산출할 수 있게 구축했다.

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1970년대 미국이 만든 NCAP 플렛 베리어 테스트는 볼보의 자동차 충돌 테스트를 벤치마킹해서 설립한 것이다. 미국 교통부는 볼보자동차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비교적 손상이 적은 편이라는 통계를 얻었고, 이에 당시 볼보 240 모델 200대를 구매해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충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부분을 더 강화해 탑승자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면부 충돌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고 진짜 실제 상황에서 어떤 속도에서 충돌하는지, 충돌 지점이 어디인지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타 브랜드를 보면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전략이 다른 것 같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는 완전 자율 주행은 안 만든다고 선언을 했고, 테슬라는 대표적으로 완전자율주행을 강조하는데, 볼보는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염두에 두는지?

“볼보 EX90을 설명하자면 자율주행에서 굉장히 중요한 발걸음을 만들고 있다. 외관을 보면 루프 부분에 라이다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다. 실내에는 카메라를 부착해 운전자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자율주행 차량을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는 지금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먼저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도 있고 운전 시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함도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안전을 더 높이기 위해서 차량을 만들고 있다.”

▲전기차 화재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이 난 상황에서 승객을 보호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지?

“볼보는 배터리 업계와 협력해 레이어를 강화하는 식으로 차량을 디자인한다. 화학, 케미컬, 그리고 셀 등 레이어 강화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 및 화재를 예방하려고 연구 중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을 지닌 부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공간에 에너지가 밀집되면 폭발 위험이 있다. 이에 화재진압 시 노력이 엄청나게 필요하고 물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화재진압에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차는 차량 주행 때보다 ‘충전 상황’에서 더 많이 화재가 발생한다. 이에 볼보 세이프티 센터에서는 소방관분들이랑 협력해 차가 서 있는 상태에서 진압 연습도 하고 있다.
또한 볼보자동차는 스웨덴 구조 단체와 협력을 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안전 단체와도 협력하는 등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돌 상황에서 탑승자들을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 등도 연습하는 등 배터리 부분에 있어 다양한 협력을 계속 진행해 더 나은 안전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배터리는 내부나 외부에 뭔가 상황이 생겼을 때 자체 진단될 수 있는 시스템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또한 볼보는 배터리 안전과 충돌에 대해서 계속 세이프티 센터에서 테스트하고 여러 방법을 고안해 전기차와 관련된 안전을 보장하려고 노력 중이다. 연료 탱크가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배터리팩도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볼보는 현재까지 축적된 노하우와 충돌 결과를 기반으로 계속 더 나아지고 있고 안전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충돌 시 배터리가 높은 가속력에 노출되거나 변형이 일어날 수도 있어서 배터리 자체의 보호에 더 목적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배터리팩을 어떻게 분리할 건지 혹은 구조 단체의 구출 전략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돌 테스트 시 보통 시속 60㎞ 정도에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볼보는 최고 시속을 180㎞로 설정을 한 이유는?

“볼보자동차는 속도 제한 설정 시 실제 주행 상황을 가정했다. 거의 모든 사고 상황이 시속 180㎞ 일어나는 게 아니라, 60㎞ 정도에서 일어난다. 실제 최고속도가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논의 중이다.
현실에서 시속 180㎞로 주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고속도라는 것은 그만큼 주행할 수 있는 수치로, 소비자의 자율성, 가능성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볼보자동차는 제한 속도를 설정함으로써 ‘유의미한 시작’을 알렸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제한 속도가 얼마가 되어야 할지 그 논의를 촉발한, 촉진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볼보의 소임을 했다고 생각한다.

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제한 속도를 180㎞로 설정했을 때, 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조차도 굉장히 유의미한 일이다. 비단 속도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을 방해하는 요소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스웨덴 정부의 사고 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차 사고 사망의 원인 중 첫 번째는 속도, 두 번째는 음주운전, 세 번째는 안전벨트 미착용이다. 이에 볼보자동차는 사망자가 0이 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러한 고민의 과정이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볼보 EX90을 설계할 때도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는지 졸음운전 인지, 방해받는지 등의 요소들을 고려해 설계했다. 운전자가 사고를 발생할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볼보자동차의 중요한 향후 방향성 중 하나다.”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디지털화되어 들어갈 때 시스템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발생하는 시스템적 오류(예를 들면 급발진)들이 유발하는 사고들이 있을 텐데, 이에 대한 대비책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는지.

“차를 디자인할 때부터 소프트웨어 간의 충돌이 없도록 설계해 더 안전한 차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프로토콜(국제표준화기구(ISO))이 있기에 이 절차를 따라 진행 중이다.”

▲볼보 EX 라인에 들어가는 음주 및 졸음 방지 관련된 기술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그것에 대한 명칭이나 정의가 있는지.

볼보자동차 토마스 브로버그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 갖출 것”

“운전자를 이해하는 ‘Driver Understanding System(DUS)’이다. 운전자를 파악해 감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운전자의 행동을 좀 더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운전자 행동만 연구하는 팀의 노력이 볼보 EX90의 알고리즘으로 투입됐다. 연구한 결과로서의, 사람의 집단 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측정을 통한 수치화 결과를 내는 것은 어렵지만 자료를 수집할 때 무엇을 측정할 건지와 왜 측정할 건지가 더 중요하다.
교통안전은 볼보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서로 도울 수 있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결과가 궁금하다면 E.V.A.웹사이트에 가면 볼 수 있다. 50년 넘게 축적된 자료를 ‘오픈 소스’로 무료 공개하고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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