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는 오는 2030년까지 100%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로 이미션(Zero emission)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야심 찬 기업이다. 볼보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2018년 대비 자동차 수명 주기 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40%까지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친환경에도 관심이 높다.
한국 기자단은 이러한 볼보자동차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최근 스웨덴의 볼보자동차 본사로 날아갔다. 한국 기자단과 만난 볼보자동차의 첫 임원은 비애른 앤월 CCO(Chief Commercial Officer) 겸 부사장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볼보의 목표와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포지셔닝에 대해 말해달라.
“볼보는 항상 ‘움직일 수 있는 자유’(Freedom to Move)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필수적인 니즈를 개인적이고(Personal), 지속 가능하며(sustainable), 안전한(Safe) 방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안전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매우 분명하다.
볼보는 감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읽어내고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훨씬 더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탐색하고 놀라운 일을 하러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우리 브랜드의 본질이다.
스칸디나비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볼보자동차는 전형적이고 실용적인 가족 지향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실용적으로 가족을 돌보는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스며드는 자동차이기도 하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탐색 및 모험 활동도 볼보가 지향하는 목표와 매우 연결되어 있다. 볼보는 크로스컨트리의 오랜 역사가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노력하고자 하는 영역이다. 향후 볼보자동차가 자동차 액세서리를 만드는 방법, 주변 사물, 야외 라이프 스타일을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볼보는 친환경 사회에 대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예를 들어, 공장에서 풍력 전기, 태양열 전기, 수력 전기를 사용해왔는데, 자동차 자체에 국한되지 않은 볼보의 친환경에 대한 청사진은?
“볼보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적인 회사가 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문제 일부를 상위 단계에서 감당하도록 발생 지점을 옮기는 격이 된다. 배터리 재료에 많은 CO2(이산화탄소)가 필요하고 강철,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에도 여전히 CO2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볼보자동차는 전 분야에 걸쳐 공급업체와 협력해 훨씬 더 CO2 중립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CO2가 발생하지 않는 철강 공급업체에 투자한 것이 예이다. 자체 기술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급업체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기후 중립적 1차 에너지 생산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이 부분은 볼보자동차가 부담할 영역은 아니지만, 에너지 공급업체 및 자사 공급업체와 협력해 풍력, 태양열, 수소, 및 수력 활용을 장려하고 자사 공급업체가 지역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기후 중립 및 1차 에너지에 투자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의 큰 단계는 재활용성을 고려한 설계를 하기 위해 설계 및 엔지니어링 원칙을 변경할 수 있을 만큼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재활용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훌륭한 기술로 재료를 생산하더라도 여전히 '비용'은 들기 때문에 재활용 프로세스를 훨씬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볼보자동차는 2028년을 기본 목표로, 2025년까지 자동차당 CO2 배출량을 40% 줄이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매 분기 보고서에서 실제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있다. 매달 CO2 방출량과 시장 점유율만큼 볼보자동차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EV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사용이 완료된 중고 배터리이다. 예를 들어, BMW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SS 전략을 언급했다. 볼보의 접근 전략은 무엇인가?
“매우 중요한 주제다. 그러나 아직 하나의 온전한 '접근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배터리는 재활용되어야 하는데, 아직 두 가지 질문이 남아 있다. 첫째는 언제 할 것인지이다. 자동차에서 배터리가 다 닳으면 일종의 에너지 저장시설로 2차 이용하고 3차 재활용을 할 것인가, 아니면 직접 재활용할 것인가. 두 시나리오를 모두 살펴보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질문은 폐배터리를 원료로 되돌리기 위해 화학적 또는 물리적 방법, 또는 둘 다 사용할지 등 실제로 어떤 프로세스를 사용할 것인지다.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재활용을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사용 후 재활용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한편 볼보자동차는 공급업체와 협력해 기술이 개발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문제는 배터리 성능 저하(열화) 주기에 따라 다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저하되면 재활용이 의미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직접 재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활용 프로세스가 최종적으로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아직 아무도 이것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기에 또 다른 5~10년 동안 관련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볼보자동차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와 관련된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볼보자동차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 달성에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 이슈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임무다.“
▲볼보의 APEC 지역 전략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 시장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볼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느낌을 선사하는 브랜드여서 특정 시장이 특별하지는 않다. 분명히 모든 시장은 다르고 경쟁 구도도 다르다. 볼보가 남다른 역사가 있는 만큼 이러한 가치에 부응하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APEC 시장과 한국이 그 예이다. 실제로 2주 전에 모든 국가에서 총 33명의 MD가 한자리에 모인 적이 있다. 거기서 한 시간 동안 한국 팀의 성과를 차근히 살펴보았다. 소비자 경험과 고객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훨씬 더 쉽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 점을 알 수 있었다. 볼보자동차는 모든 면에서 탁월함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전략이다. 하지만 보통 각각의 시장은 서로 다른 주제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한국 팀의 경우 고객 경험을 주도하는 측면에서 정말 존중감이 드는 팀이다.
APEC 시장은 성장하는 시장이며, 볼보가 표방하는 브랜드 가치에 대한 요구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럭셔리하다고 대놓고 광고를 하는 듯한 요란함이 아닌 절제된 럭셔리에 대한 니즈가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 있고 절제된 럭셔리에 대한 니즈는 시장 전체에서 관측된다. 어떤 사람들은 APEC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더 시선을 사로잡는 ‘빛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볼보자동차는 이에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절제된 가치로 인해 볼보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한국 시장에서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공급이 더 충분했다면 더 많이 팔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의 미래를 위한 볼보의 마케팅 접근법은 무엇인가?
“지난 10년간 볼보자동차가 한국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사실 자동차 업계에는 ‘실버불릿’이라고 하는 ‘단 한방’ 같은 요인은 없다.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이 되어서 성공을 하게 되는데, 브랜드 가치라던지, 제품 그 자체라던지, 고객 경험이라던지, 고객 만족도가 모든 게 합쳐져서 성공의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객 경험의 측면에 있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기존 고객을 잃지 않는 것, 계속 유치하고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PEC 시장이나 자동차 산업을 잘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전동화는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것은 유럽의 일일 뿐”이라고 한다. 볼보자동차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매우 유사한 정도로 전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미 2026년까지 호주에서 순수 전기차만을 판매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현대와 기아가 한국에서 전동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운영을 잘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 분야에서 선두가 되고자 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후로 디자인도 고급스러워졌다. 볼보의 안전 가치와 디자인 방향이 향후 30년 동안 어떻게 발전할지 알고 싶다.
“차세대 안전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래서 볼보 EX90에서 볼 수 있듯이 라이다(LiDAR) 및 모든 카메라와 레이더 등이 포함된 우수한 성능의 고가 센서 세트에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들은 향후 어느 시점에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뛰어난 코어 컴퓨팅 능력이다.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사망 또는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90% 더 낮아진다. 이러한 코어 컴퓨팅은 볼보자동차가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도움을 준다. 많은 기능이 ADAS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차 문을 열 때 자전거와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센서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경고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중 일부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 주변에 있는 사람을 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 관리 부문에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 또한 매우 매력적이다. 탑승자는 좌석에 자주 앉게 되고, 차 안에는 많은 센서 및 화면(face)이 있으며, 좌석에도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이 경우, 많은 사람의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자동차가 수집할 수 있는 웰빙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심장 보호는 활용 가능한 분야 중 하나이다. 안전과 관련하여 탐색할 수 있는 추가 영역은 아직도 많이 있다.
볼보는 앞으로 흥미로운 다양한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왜건에서 세단 그리고 SUV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사랑받아온 차체 스타일이었다. 부모님과 같은 차를 사고 싶지 않은 세대가 새로운 차체 스타일을 찾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새로워지고 싶어 하고 있다. 나아가, 전동화로 인해 더 많은 공기역학적 기능이 필요해져 감에 따라 차체 스타일에 더 많은 요구 사항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차체 스타일이 상당히 흥미롭게 진화할 것이다. 볼보자동차는 과거와 동일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내놓게 됨에 따라 꽤 흥미로운 방향으로 발전을 이뤄나가게 될 것이다.”
▲볼보는 고급스러움과 안정성으로 유명하다. 흥미롭거나 특별한 종류의 자동차를 만들 계획이 있는지?
“디자인은 항상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볼보는 미니멀하고 절제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가진다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어떤 기능과 장점을 위한 디자인이어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단조롭고 지루해서는 안 되며, 여러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눈에 띄어야 한다. 진정으로 클래식하고, 미니멀하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이러한 적정한 균형점을 찾는 데는 훌륭한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볼보의 디자인 팀은 훌륭하게 그러한 작업을 해내고 있다. 오늘날 디자인에서 고려하는 부분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볼보는 충돌 테스트에서 아주 높은 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요즘 다른 브랜드도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이 점에서 볼보는 다른 브랜드와 어떻게 다른가?
“볼보자동차는 테스트뿐 아니라 현실에서 안전한 차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안전을 추구하고 있다. 분명히 오늘날 대부분 자동차는 예전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 볼보자동차는 계속해서 안전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선구자가 될 것이다. EX90이 완벽한 예가 되어 준다. 어둡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볼보자동차를 운전해보면 안정성에 있어 큰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볼보는 안전에 대해 계속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회사가 안전한 분야에 집중도를 가지고 임하고 있어서 안전 분야에서 계속해서 타 브랜드 대비 탁월함을 드러낼 것이다.”
스웨덴 예테보리=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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